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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아베크뱅(AVEC VIN) 샴페인 시음회 @ 라모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4. 16.



처음 만나는 '샴페인 전문 수입사' 아베크뱅(AVEC VIN). 한국 시장에 소개되지 않은 뛰어난 와인이나 숨겨져 있던 양질의 샴페인을 발굴해 소개해 온 작지만 강한 수입사다. 대표님은 청담동의 '소풍'이라는 고기집도 운영하고 있다.




아베크뱅에서 수입하는 네 생산자의 총 여섯 샴페인을 맛보았다.



각자 다른 생산자의 샴페인을 먼저,





그리고 아베크뱅의 양세열 대표님이 특히 애정하신다는 뱅샹 샤로(Vincent Charlot)의 세 가지 샴페인을 이어서.





소개자료를 담은 봉투부터 멋들어진다. 





스타일이 샴페인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듯, 소개자료부터 이런 세심함을 느끼면 와인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지게 된다. 홈페이지도 보기 좋게 잘 정리되어 있다.




동봉된 생신자 카드 또한 매력적이다.



샴페인 주노 호방(Champagne Jeaunaux Robin). 뒷면엔 해당 생산자의 특징을 키워드로 적어두었다.




탈뤼 생 쁘리(Talus Saint Prix). 랭스(Raims)와 에페르네(Epernay) 남서쪽 마른(Marne)에 위치한, 주민이 채 100명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이다. 주노 호방은 오가닉&비오디나미(Organic & Biodynamic) 농법으로 재배하는 매우 클래식한(Very Classic)한 생산자.


위치로 보면 세잔(Sezanne)에서 북쪽으로 10km도 채 되지 않는 곳인데 안개가 많고 일조량이 부족해 삐노 뮈니에(Pinot Mugnier)가 비교적 잘 된다고 한다. 1964년 그의 부모가 와이너리를 설립했고 1999년 본격적으로 샴페인 양조에 뛰어들었다. 몇년 전부터 부모님께 물려받아 혼자 양조하고 있다. 그는 화학 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페로몬을 사용하여 해충의 번식을 억제하는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철저히 오가닉/비오디나미를 추구하기에 남의 밭에 인접한 세 줄에서 수확한 포도는 사용하지 않고 내다 판다. 그의 결벽(?)을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가 있다. 그의 양조장에는 두 대의 압착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아버지는 이웃의 포도도 압착해 주었지만 그는 자기 포도만 압착한다고. 남의 포도와 조금이라도 섞이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비오디나미가 뜨기 이전부터 비오 농법을 적용했으며 여린 성품이지만 확고한 심지와 욕심을 지닌 생산자라고 한다. 

아베크뱅 대표님이 거래를 끊으려는 마음으로 하우스를 방문했는데 마지막으로 시음해 보니 몇 년 전보다 훨씬 맛있어져서 계속 거래하게 되었다는 후문이...^^;;




샴페인 페르낭 딜(Champagne Fernand Thill).




그랑 크뤼 베르지(Grand Cru Verzy). 베르지는 몽따뉴 드 랭스(Montagne de Raims)에 위치한 마을로 포도밭 전체가 그랑 크뤼로 구성되어 있다. 가성비 좋고(Value for the price) 아로마틱(aromatic)한 와인을 만든다.



페르낭 딜은 자크 셀로스(Jacques Selosse)의 안셀름(Anselme)이 추천한 집이라고. 이 도멘에서 생산한 포도의 절반 이상은 자크 셀로스와 뵈브 끌리꼬(Veuve Clicquot)에 판매하며 뵈브 끌리꼬의 최고 뀌베인 라 그랑 담(La Grand Dame)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셀로스도 이집 샤르도네를 일부 구매해 사용한다(RM도 5% 정도의 포도를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고). 셀로스가 컨설팅도 약간 해 주는 것 같은 느낌.




레 샴페인 뒤 샤토 다비즈(Les Chamapgne du Chateau d'Avize)의 빅터 드라비니(Victor Dravigny). 빅터 드라비니는 샴페인 최초의 플라잉 와인메이커로 샹파뉴 기법(Methode Champenoise)을 전 세계에 전파한 인물이다. 샤토 다비즈에서는 그에 대한 헌정의 의미로 빅터 드라비니 라인업을 출시했다. 




무슈 제스탕(Monsieur Jestin). 그는 프랭크 파스칼(Frank Pascal), 조르쥬 라발(George Laval), 다비드 레클라빠(David Leclapart) 등에게 컨설팅을 하는 샹파뉴의 저명한 양조자다. 샤토 다비즈의 실질적인 운영까지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품질 대비 적절한 가격(reasonable)의 피네스(finesse)가 좋은 와인을 만든다. 샤토 다비즈가 위치한 곳은 셀로스네 집 바로 앞으로 2010년부터 러시아 자본이 투입된 NM이다. 대규모 생산자이지만 조만간 비오 인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샴페인 샤를로 따누(Champagne Charlot Tanneux). 샤를로는 부계, 따누는 모계 쪽 성(姓). 정작 레이블에는 현재 샴페인을 만드는 뱅상 따누(Vincent Tanneux)의 이름이 기재되어 있다. 




샴페인의 라이징 스타(rising star) 중 하나인 그는 100% 비오디나미(100% Biodynamic) 농법을 적용하고 있으며 토양에 천착하는 토양의 장인(Artisan du Sol)이다.


이집의 셀러에는 다양한 올드 빈티지가 제법 존재하는데 기분 나는 대로 데고르주망을 한 후 판매한다고(진짜?). 익스트라바간트(Extravagant) 같은 와인은 매년 독특한 퀴베가 나오는데 빈티지의 차이가 반영되었다기보다는 정말 다 다른 와인이 나온단다. 일반적인 샴페인 하우스는 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기에 조금은 특이하다. 때문에 이건 완전히 다른 와인이 아니냐고 클레임을 건 적이 있었는데 '(승질을 내면서) 싫으면 사지 말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오크 터치를 가볍게 주는 편인데 샤르도네 숙성용 배럴은 샤토 페이게로(우리가 아는 그 Chateau Puygueraud 인가?)에서, 피노 숙성용 보틀은 샤토 메네(Chateau Meyney)에서 가져온단다. (오크를 가져오는 샤또 이름에 대해서는 아베크뱅 대표님께 정확히 확인해얄 듯) 올드 바인의 포도에서 소량의 포도만을 수확하여 한 그루 당 샴페인 1병 정도 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100% 비오 방식을 고수하며 유산발효(malo-lactic fermentation)과 필터링을 하지 않는다. 





샴페인 시음. 





1st Flight 3종... 좌측부터 주노 호방, 페르낭 딜, 빅터 드라비니(로제).





2nd flight는 샤를로 따누의 세 와인.





Chaampagne Jeaunaux Robin, Fil de Brume Brut NV / 샴페인 주노 호방, 필 드 브륨므 브뤼 NV

사과의 달콤한 내음과 시트러스의 청량함, 플로럴 아로마가 산뜻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가벼운 이스트 풍미와 함께 몰아치는 산도, 핵과 풍미에 크리미한 뉘앙스, 짭짜름한 미네랄. 상큼하고 생동감 넘치는 가벼운 스타일로 깔끔한 피니시 또한 매력적이다. 샤르도네 80%, 피노 누아 20%. '필 드 브륨므'는 '안개 띠'라는 뜻으로 포도밭 주변 개천 때문에 밭에 생기는 안개띠를 의미한다. 실제 양조할 때 안개띠의 의미지를 연상하며 그 느낌을 살리려고 노력한다고.




Champagne Fernand Thill, Grand Cru Brut 2008 / 샴페인 페르낭 딜 그랑 크뤼 브뤼 2008

가벼운 산화 뉘앙스와 이스트 풍미의 탑 노트. 입에 넣으면 크리미한 질감에 머스키한 포도, 자두 과육 풍미에 약간의 캬라멜 시럽 같은 달콤한 느낌이 남는다. 둥근 미감에 구조감은 편안하며 여운이 고혹적으로 남는다. 샤르도네 70%, 피노 누아 30%.





Champagne Victor Dravigny, Hommage Brut Rose NV / 샴펭인 빅터 드라비니 오마주 브뤼 로제 NV

반짝이는 구리빛 핑크 컬러에 잔잔한 기포. 토스티한 향, 붉은 베리 껍질, 라즈베리, 핵과 풍미에 크리미 뉘앙스. 편안하고 친근하며 심플한 만큼 명확하다. 이 퀴베는 메쏘드 상파뉴 기법을 전세계에 전파한 빅터 드라비니에 대한 오마쥬라고. 샤르도네 85%, 피노 누아 15%.




아래 셋은 뱅상 샤를로의 샴페인들.



Champagne Vincent Charlot, La Fruit de ma passion Extra Brut NV / 샴페인 뱅상 샤를로 라 프뤼 드 마 빠숑 익스트라 브뤼 NV

완숙한 살구, 황도 등의 핵과, 열대 과일 풍미. 밀도 높은 이스트 뉘앙스와 산화 힌트, 꽉 차는 풍만함에 구조감이 좋으며 크리미한 질감이 느껴진다. 시간이 지날 수록 노란 과일의 생생함이 드러나며 피니시는 상큼&깔끔하다. 대표님은 시음 후 바로 수입을 결정했다고. 피노 누아 65%, 샤르도네 20%, 피노 뫼니에 15%.

'라 프뤼 드 마 빠숑'은 '내 열정의 열매' 라는 뜻으로 두 개 리외딧을 블렌딩하는데 본인의 결혼을 기념하는 의미였다고. (그런데 지금은 이혼했...) 샤를로 따누는 총 16개 리외딧을 소유하고 있는데 나중엔 전체 리외딧을 모두 개별적으로 만들겠다는 꿈이 있다고 한다.  
 



Millesime 2011.




Champagne Vincent Charlot, L'Or des Basses Ronces Extra Brut 2011 / 샴페인 뱅상 샤를로 로흐 데 바스 홍스 익스트라 브뤼 2011 

샤르도네 100%로 양조한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샴페인. 꿀, 핵과, 자스민 차, 은은한 꽃 향기가 시간이 지날 수록 맑고 화사하게 드러난다. 크리미한 인상에 잘익은 과일 풍미를 드러내면서도 날선 산미를 겸비하고 있으며 은은한 산화 뉘앙스와 토스티, 이스트 풍미 또한 과일 풍미와 적절한 균형을 이룬다. 개인적으로 이날 가장 마음에 들었던 샴페인.  




2,300병 중 387번째 보틀이며 데고르주망은 15년 8월 진행했다. 나머지 불어는 알아서...





Champagne Vincent Charlot, Clos des Futies Extra Brut 2009 / 샴페인 뱅상 샤를로 끌로 데 푸티에 익스트라 브뤼 2009

배, 사과, 모과 힌트, 마른 김과 허브 등 세이버리한 뉘앙스가 아주 가볍게. 입에 넣으면 크리미한 질감에 꿀 같이 달콤한 뉘앙스(극히 드라이한 exta brut인데!)가 드러나며 핵과 씨앗 같은 가볍게 쌉싸름한 느낌에 정향 힌트도 더해진다. 무엇보다 시간이 지날 수록 영롱한 미네랄과 함께 화사한 꽃 향기가 피어난다. 대표님도 끌로 데 푸티에가 매우 플로럴한 스타일이라 볼이 넓은 샤르도네 잔에 서빙했다고 언급하셨다. 그런데 이날 상태는 베스트는 아닌 것 같다며 아쉽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상당히 괜찮았음. 피노누아와 샤르도네를 절반씩 블렌딩.




샴페인을 마시면서 중간중간 라모라의 맛있는 음식들이 제공되었다. 라모라의 음식은 최소한 여지껏 먹은 것 중엔 맛 없는 게 없다.



언제나 반가운 통나무 같은 외관의 빵. 맛있는 데다 딱 배고플 때 나오기 때문에 많이 먹지 않도록 특별히 조심해야 함;;;





닭간 빠떼를 바삭한 빵(?)에 발라서. 이거 정말 일미다. 다음에 또 먹고 싶음.





대하튀김.




요 소스가 진정 쉐프의 킥.





문어.




다양한 파스타들. 요건 대파 파스타라고;;




후추파스타... 다 맛있지 뭐. 접시 돌려 가며 열심히들 먹었음.




이런 상태가 될 때 까지 사진도 못 찍고...


 


고기 파스타 뒤로




진짜 고기도 드시고. 디저트 사진은 어디 갔을까....




ㅅㅈ누나와 아베크뱅 양세열 대표님 덕분에 좋은 음식과 함께 좋은 샴페인들을 맘껏 즐길 수 있었다. 시중에서 쉽게 보긴 어려우니 기회가 된다면 소풍에서 질좋은 고기와 함께 마셔 보고 싶군^^;;




20170403 @ 라모라(서래마을)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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