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붙는 건 보통 국민적 사랑을 받(고싶)거나 저렴한 것을 일컫는 경우가 많다.
도스 코파스 카베르네 소비뇽(DOS COPAS Cabernet Sauvignon)
이 와인의 목표가 바로 그거다.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전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것. 8월부터 이마트에 풀린 도스 코파스 카베르네 소비뇽의 가격은 4,900원. 스타벅스 카페 라테 1잔 가격보다 딱 300원 비싸다. 싼 가격 덕분에 8월 한 달 동안만 30만 병 정도 팔렸다.
이렇게 저렴한 가격이 가능했던 이유는 100만 병 물량 개런티 덕분이라고. 그래도 아직 70만 병 남았다;;; 그래도 참 대단하다. 와인 1병을 만드는 데 보통 포도 1kg 이상이 필요하다. 거기에 제조비, 병이며 레이블 가격, 운송비 등등... 그런데 포도값보다도 싸다니. 사실 이 와인의 용도는 이윤을 내는 것이 아니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듯 이마트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것이 이 와인의 존재 이유다. 이윤을 최소화하고 가격을 낮췄다고 보는 것이 맞다.
이 와인을 만든 생산자는 보데가스 이 비네도스 드 아귀레(Bodegas y Vinedos De Aguirre). 2000년 칠레 남쪽 마울레 밸리(Moule Valley)를 기반으로 설립된 가족 경영 와이너리로 년 1200만 리터의 와인을 생산한다.
흰색 레이블의 도스 코파스 카베르네 소비뇽 말고 검은 레이블의 레드 블렌드 와인도 있는데, 그건 스페인 와이너리에서 템프라니요(Tempranillo)와 가르나차(Garnacha)를 블렌딩하여 만든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Bodegas y Vinedos De Aguirre, Dos Copas Cabernet Sauvignon 2018
보데가스 이 비네도스 드 아귀레 도스 코파스 카베르네 소비뇽 2018
밀도가 아주 높아보이지는 않는 검보라빛 컬러. 코를 대면 블랙베리와 블루베리, 라즈베리 아로마에 블랙 커런트 힌트, 가벼운 유산 뉘앙스가 제법 매력적인 탑 노트를 만들어낸다. 거기에 가볍게 매콤한 허브와 스파이스 토핑. 여기까지는 기대 이상이다. 그런데 입에 넣으니 딱 달지 않은 포도주스의 느낌. 가벼운 타닌감에 적당한 산미, 프레시한 인상은 나쁘지 않지만 풍미는 빈 느낌이고 여운은 뚝 끊긴다. 덕분에 술술 넘어가긴 하는데, 머리에서는 적당히 마시라고 한다. 이름도 두 잔(Dos Copas)이니까 딱 그 정도만 마시는 걸로.
결론. 나쁘지는 않다. 가격을 생각하면 더더욱 마실 만 하다. 하지만 와인 애호가라면 굳이 이 와인을 마셔야 할지 잘 모르겠다. 재미가 없달까. 다만 와인 풍미를 즐기는 분 보다는 식사에 가볍게 곁들일 반주 와인이나 자기 전에 숙면을 위해 한 두 잔 걸칠 와인을 찾는 분들께는 안성맞춤인 와인이 아닐까 싶다. 혹은 상그리아나 뱅쇼 등 칵테일을 만들거나 꼬꼬뱅, 와인 소스 등 요리용으로 사용해도 좋을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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