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슐에 왠 이집트인 같은 얼굴이... 하지만 스페인 와인이다.
피타쿰 비에르조(Pittacum Bierzo).
처음 보는 생산자인데, 딱 두 가지 보고 샀다. 비에르조에서 멘시아(Mencia)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라는 것. 그리고 2012 빈티지라는 것. 시중에 보이는 멘시아는 대부분 3년 전후의 어린 빈티지인 경우가 많다 보니, 이 정도의 중기 숙성 멘시아를 만나긴 어렵다.
멘시아 품종은 풋풋한 꽃 향기와 영롱한 붉은 베리 풍미가 일품이다. 피노 누아 같은 미디엄 바디의 가볍고 섬세하며 아로마틱한 와인을 좋아한다면, 멘시아 품종을 좋아할 가능성이 높다.
수입사는 인터불고루에다. 리아스 바이사스(Rias Baixas)의 대표적인 와인 테라스 가우다(Terras Gauda)를 수입하는 회사인데, 찾아보니 피타쿰도 테라스 가우다 그룹이 소유한 와이너리 중 하나다. 2002년에 매입했다고.
코르크에도 무섭게 생긴 그 아저씨가 인쇄돼 있다;;; 인상 좀 푸시지...
Bodegas y Vinedos Pittacum, Bierzo 2012 / 보데가스 이 비네도스 피타쿰 비에르조 2012
짙은 루비 컬러. 은은한 꽃향기가 살짝 감돌긴 하지만 붉은 자두와 검은 체리, 라즈베리 등 잘 익은 과일 풍미가 보다 명확하게 뿜어져 나온다. 더해지는 블랙커런트 힌트와 토스티 뉘앙스. 입에서는 의외로 크리미한 느낌의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블루베리, 블랙베리 등 검은 베리 풍미가 드러나며 목 넘김 후 역류해 넘어오는 삼나무 향과 바닐라 힌트가 매력을 더한다. 미디엄 바디에 딱 적당히 익어 즐기기 좋은 멘시아.
배수가 잘 되는 경사지에서 재배한 멘시아를 잘 선별해 섭씨 25도의 스테인레스 스틸 탱크에서 펀칭 다운과 펌핑 오버를 해 주며 15-25일 정도 침용한다. 이후 1달간 탱크에서 안정화한 다음 220리터 아메리칸 & 프렌치 오크에서 랙킹 없이 8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 다시 추가 2년 숙성하여 출시. 2012년 빈티지가 2017년 겨울에 출시되었으니 출시까지 5년이나 걸리는 셈. 마시기 좋을 때 시장에 내놓는다는 원칙을 지키는 듯하다.
마침 처가에서 갓 올라온 갓김치가 있어서,
삼겹살을 구웠다.
메인은 고기보다 오 마이 갓김치♥
눈에 띄면 다시 사야 할 와인. 잘 안 보인다는 게 문제, 다시 할인가에 보일지도 문제.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