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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Field Recordings, Dry Hop Pet Nat / 필드 레코딩스 드라이 홉 펫낫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1. 22.

2주 전쯤 호반에서 마셨던 펫낫. 그런데 매우 독특한 펫낫이었다. 레이블 위에 적힌 'Dry Hop'이라는 것은 맥주에나 어울리는 수식어인데 와인에 쓰여있다니... 이게 어찌 된 일일까?

 

일단 펫낫(Pet Nat)이란 페티앙 나튀렐(Petillant Naturel)의 약어로 '자연스럽게 만든 약발포성 와인'을 뜻한다. 보통 샴페인 등 병입 2차 발효를 하는 와인들은 발효를 마친 와인과 함께 당분과 효모를 추가로 넣어 2차 발효를 하기 때문에 활기찬 버블을 위한 충분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하지만 펫낫은 발효가 다 끝나기 전에 와인을 병입하고 추가 당분이나 이스트를 투입하지 않는다. 따라서 남아 있던 당분이 발효되면서 발생한 버블만 병 안에 남게 되어 거품이 강하지 않은 약발포성 와인(Petillant)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Field Recordings

Winemaker Andrew Jones has a keen eye for diamonds in the rough: sites that are unknown or under-appreciated but hold enormous untapped potential. He strives for unique wines loaded with personality and a one-of-a-kind experience. Featuring Fiction, Wonder

fieldrecordingswine.com

필드 레코딩스(Field Recordings)의 와인메이커 앤드류 존스(Andrew Jones)는 포도나무 묘목 관리인으로 일한 경력의 소유자로, 각 지역에 맞는 묘목을 연구하고 관리하다 보니 캘리포니아 각지의 떼루아 특징을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필드 레코딩스라는 사명 또한 이를 반영한 듯. 근거지인 파소 로블스(Paso Robles)와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 등 센트럴 코스트를 기반으로 와인을 만든다.

 

 

어쨌거나 이 펫낫은 샤르도네(Chardonnay)로 양조한 와인에 맥주에서 사용하는 드라이 호핑 방식을 도입해 만든 와인이다. 드라이 호핑은 홉의 쓴맛은 억제하고 아로마는 극대화하는 방법. 사용한 홉은 모자이크(Mosaic). 아마릴로(Amarillo)를 함께 썼다는 포스팅도 일부 있는데, 필드 레코딩 홈페이지에서는 왜인지 펫낫을 소개하고 있지 않아 확인이 어렵다. 빈티지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 기도 한데, 어디에 빈티지가 적혀 있는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주로 아메리칸 페일 에일 혹은 아메리칸 IPA를 만들 때 사용하는 홉들이므로, 어떤 풍미를 의도한 건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수확부터 병입까지 3주 정도 걸리며, 이산화황 첨가 없이 병입한다.

 

 

Field Recordings, Dry Hop Pet Nat  / 필드 레코딩스 드라이 홉 펫낫

 

향긋한 흰 꽃과 상쾌하면서 풋풋한 허브 아로마, 백도, 시트러스, 서양배 등의 풍미가 달콤하게 피어난다. 크리미하게 느껴지는 자잘한 거품과 상큼한 신맛, 알코올이 거의 느껴지지 않아 부담 없는 미감까지. 스타터로 너무나 적당한 와인이다. 그런데, 사실 와인보다는 크래프트 비어에 가깝다는 느낌이 강하다. 요즘 크래프트 비어 중에도 포도나 과일을 넣어서 만드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느낌이랄까.

 

어쨌거나 새로움을 추구하는 술꾼이라면, 한 번 꼭 접해 볼 만한 와인. 모둠순대를 비롯한 안주들과도 무난하게 잘 어울렸다.

 

 

오랜만에 호반의 병어찜과,

 

 

기본 안주 이상인 비지와,

 

 

모둠전까지 맛있게 잘 먹었는데,

 

 

조옥화 명인과 박재서 명인의 콜라보로 인해 3인의 아재는 멍멍이로 변신ㅠㅠ  안동 소주가 잘못했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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