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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365.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와인 '실버 오크'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6. 7.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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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테이크와 미국 와인의 환상적인 조화가 인상적이었던 실버 오크 런치. 확실히 핵심 관계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니 훨씬 의미 있었고. 일본 치치부 위스키와의 콜라보 얘기 또한 흥미로웠다. 물론, 현장 관계자들은 치치부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만ㅋ 언제 다시 나파에 가 보려나... 내년에는 다시 기회가 있을까?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와인 '실버 오크'

실버 오크는 1972년 레이몬드 투미 던컨(Raymond Twomey Duncan)과 와인메이커 저스틴 메이어(Justin Meyer)가 함께 설립한 후 미국을 대표하는 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프리미엄 와인 중 하나다. 한국 애호가들의 사랑에 응답하듯, 2023년 데이비드 던컨 회장의 방한에 이어 올해는 동생 팀 던컨(Tim Duncan)이 한국을 찾았다. 그와 함께 서울 한남동에 위치한 아메리칸 스테이크 하우스 스미스 앤 월렌스키(Smith & Wollensky)에서 네 종의 와인을 시음하며 실버 오크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실버 오크의 공동 소유주 팀 던컨, 사진: 김윤석]

팀 던컨이 실버 오크에 합류한 것은 대학 졸업 직후인 1986년이다. 내년이면 와이너리 합류 40주년이 된다. 시종일관 진중한 얼굴로 설명을 이어가던 그는 “첫 출시한 1972년 빈티지는 6달러에 출시됐는데, 내가 합류한 직후 출시한 1981년 빈티지는 두 배 오른 12달러에 팔렸다”며 웃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야기 중 흥미로웠던 것은 실버 오크라는 이름의 유래. 실버 오크는 뭔가 특별한 장소나 기념물 이름을 차용한 것이 아니다. 다만 와이너리가 실버라도 트레일(Silverado Trail)과 오크빌(Oakville) 사이에 있었기 때문에 두 지역의 앞부분을 따서 실버 오크라고 한 것이다. 이름을 정한 건 와인메이커 저스틴 메이어였는데, 팀의 아버지 레이몬드 던컨은 처음에 실버 오크라는 이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독일계였던 저스틴 메이어의 성격은 대문자 T였던 모양이다.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던 도중 “대안 있어? 없으면 실버 오크로 하자”는 말을 남기고 그냥 전화를 끊었다고 한다. 그렇게 와이너리 이름은 실버 오크로 결정됐다. 다행히도 그 결정은 대단히 성공적인 것 같다. 

 

[실버 오크 와이너리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   사진: 김윤석]

실버 오크 와인의 레이블에는 커다란 나무와 함께 독특한 모양의 워터 타워가 그려져 있다. 와인 애호가라면 모를 수 없는, 한 번 보면 잊히지 않는 개성적인 레이블이다. 이 워터 타워에 얽힌 스토리도 재미있다. 원래 존재하던 워터 타워를 레이블에 그려 넣은 게 아니라는 것이다. 원래는 존재하지 않는 워터 타워를 레이블에만 사용했던 것인데, 이 워터 타워가 의외로 사람들의 이목을 잡아끌었다. 애호가들의 인식에 각인되면서 실제로 워터 타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났고, 결국 와이너리에 같은 모양의 워터 타워를 세우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실버 오크는 처음부터 현재까지 미국산 오크만 사용해 와인을 숙성한다. 이는 실버 오크의 개성을 완성하는 요소 중 하나다. 팀 던컨은 “미국산 오크에서 숙성하면 독특한 블랙·그린 올리브 향이 난다”라고 설명했다.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Silver Oak Alexander Valley) 와인은 새 배럴 비율이 50% 정도다. 반면 실버 오크 나파 밸리(Silver Oak Napa Valley)는 새 오크 비율이 85~90%로 더 높아 오크 뉘앙스가 좀 더 강하게 드러난다.

 

[오크통 토스트 레벨에 따른 풍미를 확인할 수 있는 아로마 키트,   사진: 김윤석]

실버 오크는 와인을 숙성하는 오크통을 직접 제작해 사용한다. 팀 던컨은 “실버 오크는 아마 미국 내에서 쿠퍼리지(cooperage)를 운영하는 유일한 와이너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리에 본사를 둔 쿠퍼리지를 통해 원목 가공부터 건조, 배럴 제작까지 모두 직접 관리한다. 이는 실버 오크의 '시그니처 오크 뉘앙스'를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간 생산량은 5천 개 정도이며, 그중 3천 개를 실버 오크에서 사용한다. 나머지는 버번 위스키 증류소 등에 판매하는데, 최근에는 위스키 애호가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 치치부(秩父) 증류소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실버 오크에서 생산하는 오크통 향기를 담은 병 모양의 방향제,   사진: 김윤석]

팀 던컨과 함께 한국을 찾은 실버 오크의 아시아 퍼시픽 담당 매니저 아미야 첸(Amiya Chen)은 “한국은 아시아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고객”이라며 한국 와인 애호가들의 실버 오크 사랑에 감사를 표했다. 실버 오크와 그 형제 와이너리 투미(Towmey), 타임리스(Timeless)에서 만드는 와인들을 마셔 보니 왜 한국에서 그렇게 사랑받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날 소개된 와인들을 간단히 소개한다.

 

[팀 던컨과 함께 시음한 와인들, 사진: 김윤석]

투미, 소비뇽 블랑 Twomey, Sauvignon Blanc 2022

향긋한 흰 꽃 향기, 시트러스, 복숭아, 약간의 열대 과일 풍미가 피어나며, 토스티 오크 뉘앙스와 너티 힌트가 은은하게 더해진다. 입에서는 편안한 산미가 부드러운 질감과 함께 우아하게 드러나며, 견고한 구조감과 조화로운 밸런스가 품격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잘 익은 과일 풍미가 화사하게 피어나 더욱 매력적이다. 소비뇽 블랑 91%에 소비뇽 그리(Sauvignon Gris) 7%, 샤르도네(Chardonnay) 1%, 세미용(Semillon) 1%을 블렌딩하며, 전체 포도 중 56%는 나파 카운티, 나머지 44%는 소노마 카운티에서 수급해 사용한다. 숙성 용기 또한 나무통 60%를 중심으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콘크리트 에그 등 다양하다. 복합적이면서도 균형 잡힌 와인이 나오는 이유가 아닐까.  

 

투미, 러시안 리버 밸리 피노 누아 Twomey, Russian River Valley Pinot Noir 2021

검은빛 살짝 감도는 짙은 루비 레드 컬러. 고혹적인 꽃향기가 짙게 드러나며 검붉은 베리, 딸기, 체리 리큐르 풍미가 그윽하게 깔린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타닌과 정제된 산미가 균형을 이루며, 완숙 과일 풍미와 함께 감초, 시나몬 등 스위트 스파이스 뉘앙스가 긴 여운을 선사한다. 소노마의 햇빛을 떠올리게 만드는 밝은 느낌의 피노 누아. 러시안 리버 밸리 여섯 개 포도밭의 포도를 엄선해 양조하며, 100% 프렌치 오크(27% new)에서 10개월 숙성한다. 

투미는 던컨 패밀리가 카베르네 소비뇽 이외의 품종으로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 1999년 설립한 부티크 와이너리다. 이름으로 팀 던컨의 아버지의 미들 네임이자 할머니의 성인 투미를 사용해 의미를 더했다.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소비뇽 블랑과 피노 누아를 사용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사진: 김윤석]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 Silver Oak, Alexander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8

블랙커런트, 블랙베리, 블루베리 잼 풍미에 매콤한 파프리카와 후추 힌트가 가볍게 감돌며 카베르네 품종의 개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여기에 달콤한 캐러멜, 토스티 바닐라 오크, 진한 흑연 등의 풍미가 더해지며 복합적인 풍미를 형성한다. 입에서는 우유 같은 풀 바디와 벨벳 같은 타닌이 더해져 부드러운 질감이 느껴지며, 깊은 풍미와 견고한 구조감이 인상적이다. 최적의 상태로 서빙된 실버 오크 알렉산더 밸리 카베르네 소비뇽은 스미스 앤 월렌스키의 미국식 스테이크와 최고의 궁합을 보여주었다. 카베르네 소비뇽 94.8%, 메를로(Merlot) 4.2%,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1%을 사용해 양조하며, 아메리칸 오크 배럴(50% new)에서 24개월, 병입 후 15개월 숙성한다.

 

[스미스 앤 월렌스키에서 소믈리에가 타임리스 와인을 디캔팅하고 있다, 사진: 김윤석]

타임리스, 나파 밸리 Timeless, Napa Valley 2018

향긋한 붉은 꽃향기, 블랙커런트, 검붉은 체리, 붉은 자두 같은 풍미에 잔잔하고 섬세한 오크 터치, 연필심 힌트, 복합적인 스파이스 뉘앙스가 묻어난다. 촘촘하면서도 부드러운 타닌과 싱그러운 산미가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며, 정제된 과일 풍미는 부드러운 질감을 타고 길게 이어진다. 우아하고 품격 있는 풀 바디 레드 와인의 전형. 디너 시작 전 섬세하게 디캔팅을 하여 제공했다. 나파 밸리에서도 남동쪽에 있는 소다 캐년 랜치(Soda Canyon Ranch)의 6개 마이크로 빈야드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한다. 블렌딩 비율은 비공개이지만, 팀 던컨이 참석자들을 위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메를로 41%, 카베르네 소비뇽 37%, 카베르네 프랑 16%, 쁘띠 베르도(Petit Verdot) 6%다. 특히 메를로 재배가 잘 되는 곳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그 비율이 높은 이유가 납득이 되었다. 숙성 또한 실버 오크와 달리 프렌치 오크만 사용해 16개월 숙성한다. 

타임리스는 2015년 세상을 떠난 아버지 레이몬드에게 헌정하는 와인으로 2017년 첫 출시됐다. 소다 캐년 랜치에서 재배하는 메를로, 카베르네 소비뇽, 쁘띠 베르도, 카베르네 프랑 등을 사용해 빈티지 특성에 따라 블렌딩 비율을 변경해 생산한다.

 

 

미국적인, 너무나 미국적인 와인 '실버 오크' - 와인21닷컴

실버 오크는 와인을 숙성하는 오크통을 직접 제작해 사용한다. 팀 던컨은 '실버 오크는 아마 미국 내에서 쿠퍼리지(cooperage)를 운영하는 유일한 와이너리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주리에 본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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