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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다, 비싸! 글렌피딕 21년 (Glenfiddich aged 21 years)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5. 19.

글렌피딕 21년(Glenfiddich aged 21 years). '리제르바 럼 캐스크 피니시(Reserva Rum Cask Finish)'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2018년 즈음 제주 공항 면세점에서 17만 원 정도에 구매했던 녀석이다. 하지만 지금 가격은 32만 원 정도로 크게 올랐다. 환율이 오른 이유도 있지만, 주요 원인은 위스키 가격의 급상승 때문이다. 이제 18년 이상 숙성 위스키를 구매하려면 정말 큰맘 먹어야 한달까. 그리고 이름도 레세르바 럼 캐스크 피니시에서 그랑 레세르바(Gran Reserva)로 바뀌었다.

 

어쨌거나 찐 오렌지색 박스가 제법 고급지다. 금빛 사슴 문양도 그렇고. 

 

생산자인 글렌피딕 증류소에 대한 소개는 아래 포스팅 참고.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 IPA, Project XX, Fire & Cane

전 세계 판매 1위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글렌피딕(Glenfiddich). 좋은 품질과 대중적 인기에도 너무 흔히 보여서 오히려 저평가를 받는 위스키가 바로 글렌피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역사와

wineys.tistory.com

글렌피딕이 세계 판매 1위 싱글 몰트 판매 증류소이다 보니 너무 흔해서 외려 손해 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품질은 정말 빼어나다. 하긴, 그러니 세계 판매 1위겠지만.

 

글렌피딕 21년 럼 캐스크 피니시를 설명하는 단어는 '농밀하고, 달콤하며 & 이국적인(Rich, Sweet & Exotic)'이다. 알코올 함량은 43.2%.

 

사실 이 위스키는 작년 12월에 이미 맛을 보았다. 친구가 글렌피딕과 투 썸 플레이스가 콜라보로 만든 케익을 사 와서, 글렌피딕 위스키를 안 열 수가 없었달까. 그때는 워낙 급하게 맛만 본 거라 제대로 테이스팅은 못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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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에도 한두 잔씩 마시다가 오늘에야 제대로 테이스팅을 해 보았다.

 

설명이 빼곡한데 가장 중요한 것은 테이스팅 노트. 

 

공식 테이스팅 노트는 밀도 높은 달콤한 바닐라, 플로럴, 바나나 힌트, 무화과, 진한 토피, 새 가죽과 오크. 입에 넣으면 처음엔 부드럽고 나중엔 상쾌하며, 힘찬 느낌에 마른, 후추 같은, 스모크 힌트, 오크, 라임, 진저 스파이스가 드러난다. 마지막으로 길고 온화하며 마른 스파이스의 피니시가 길게 이어진다.

 

특이한 건 박스 앞뿐만 아니라 뒤도 열린다는 것. 

 

중요한 얘기는 뒷면에 더 많이 쓰여 있는 것 같다.

 

21년은 글렌피딕의 시그니처 노트를 갖춘 전형적인 스페이사이드(Speyside) 싱글 몰트 위스키다. 하지만 그대로 병입 하기보다는 절묘한 피니시를 더하기로 했는데, 그런 결정을 한 것이 바로 글렌피딕의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먼(Brian Kinsman)이었다고.

 

브라이언은 이 싱글 몰트 위스키를 예전에 소유하고 있던 캐리비언 럼(Caribbean Rum) 캐스크에 피니싱 했다. 분에 생강, 무화과, 라임, 토피 등 이국적인 풍미가 더해졌다고.

 

케이스의 설명이 제법 자세하다 보니 추가 자료를 찾을 필요가 없을 정도다.

 

바로 시음으로.

 

글라스는 리델 소믈리에 코냑 글라스를 썼다.

 

코를 대면 처음에는 톡 쏘는 스파이스와 당밀의 들큼한 뉘앙스가 제법 강한  알코올을 타고 밀도 높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역시나 달콤한 인상인데, 의외로 버번 캐스크의 뉘앙스가 진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실제로 피니싱 전에 버번 오크 숙성인지는 확실치 않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바닐라, 그리고 버터 스카치 같은 뉘앙스가 부드럽게 드러나며, 달콤한 서양배와 핵과 풍미도 더해지는 듯하다.

전반적으로 나쁘진 않은데, 달콤한 향 중심이라 좀 물린다. 풍미의 스펙트럼 또한 개인적인 입맛과는 살짝 맞지 않는 느낌. 17만 원이라면 몰라도 30만 원 이상이라면 구매할 것 같지 않다. 차라리 글렌모렌지 시그넷을 사지;;;

 

글렌피딕이 몇 년 전부터 고숙성 라인업인 그랜드 시리즈(Grand Series)들을 선보이면서 고급화를 꾀하는 것 같은데, 그런 만큼 명성이 따라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구매한 사람들의 반응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는 이유는 절대가가 너무 비싸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가격에 맞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글렌피딕은 역시 15년, 18년 같은 플래그십이나 잘 나온 독병 정도로 만족해야 하는 걸까. 어쨌거나 면세점 등에서 글렌피딕 21년 구매를 고려하고 있다면, 개인적으로는 말리고 싶다. 할인율이 높지 않다면 말이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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