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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 IPA, Project XX, Fire & Cane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3. 11.

출처: https://cafe.naver.com/whiskycognac

전 세계 판매 1위 싱글 몰트 스카치위스키 글렌피딕(Glenfiddich). 좋은 품질과 대중적 인기에도 너무 흔히 보여서 오히려 저평가를 받는 위스키가 바로 글렌피딕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역사와 전통은 물론 그리고 혁신적인 마인드를 겸비한 증류소가 바로 글렌피딕입니다. 지금 소개하는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또한 그런 혁신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익스페리멘탈 시리즈(Experimental Series)는 그야말로 실험정신의 산물입니다. 싱글몰트 카테고리를 개척하고 도전 정신으로 이끌어 온 브랜드 철학에 기반해, 스카치위스키의 경계를 넘어 뜻을 함께하는 전 세계 선구자들과 협업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현재 한국에는 IPA, 프로젝트 XX(Project XX), 파이어 & 케인(Fire & Cane) 세 가지 구성으로 출시되었으며, 각 1천 병 한정 수입되었다고 하네요.

 

독특한 스타일이라 어떤 위스키일지 궁금했는데 카페에서 온라인 시음회 멤버를 모집하길래 응모했습니다. 원래는 오프라인으로 시음회를 할 계획이었던 것 같은데, 코로나19 사태로 각자 집에서 시음하는 형태가 된 것 같네요. 저는 그 덕분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무료 시음이 아닌 비용을 내고 하는 유료 시음입니다.

 


본격적으로 익스페리멘탈 시리즈를 소개하기 전에, 싱글 몰트 위스키를 처음 만들고 혁신을 거듭해 온 글렌피딕 증류소의 역사에 대해 짚고 넘어가는 것이 그들의 실험정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출처: 글렌피딕 공식 홈페이지

글렌피딕(Glenfiddich) 증류소의 역사

글렌피딕은 1887년 윌리엄 그랜트(William Grant)가 스카치위스키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이사이드(Speyside)의 더프타운(Dufftown) 지역에 설립한 증류소입니다. 글렌피딕은 '사슴의 계곡'이라는 의미인데, 로고가 이를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몰트락(Mortlach) 증류소 등에서 매니저로 경력을 쌓던 윌리엄 그랜트는 자신의 증류소를 갖고 싶다는 열망을 모아 1886년 9명의 자녀들과 함께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증류소를 지었습니다. 그야말로 맨손으로 시작한 것이죠. 그리고 1887년 크리스마스 아침, 카듀(Cardhu) 증류소로부터 중고로 매입한 증류기를 사용해 대망의 첫 증류액을 생산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글렌피딕은 5대째 가족경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족경영으로 이어져왔다는 것은 경영철학과 노하우, 그리고 전통이 일관성 있게 이어진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그들은 증류소 출시 당시부터 지금까지 전체 위스키 제조과정에 로비듀(Robbie Dhu) 샘물의 맑은 연수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 공정에 하나의 수원지의 물만을 사용하는 증류소는 스코틀랜드에서 유일하다고 하네요. 또한 1959년부터 자체 오크통 제작소(쿠퍼리지)를 세워 위스키 숙성에 중요한 양질의 오크통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2014년 The Original 출시 광고. 왼쪽에 1963년 '최초의 싱글 몰트' 출시 당시의 광고를 그대로 활용했다.

맨손으로 증류소를 일군 그들은 뼛속까지 혁신가였습니다. 사실 1963년 처음으로 '싱글 몰트 위스키(Single Malt Whisky)'를 시중에 내놓은 것 자체가 대단한 혁신이었으니까요. 당시는 부드럽고 순한 맛의 블렌디드 위스키가 대세이던 시절이니 강하고 진한 풍미의 싱글 몰트 위스키를 출시하는 것은 엄청난 모험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특유의 섬세하고 가벼운 스타일과 독특한 삼각병 디자인으로 세계 위스키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전 세계 몰트 스카치위스키 판매량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2014년 딱 한해만 2위를 했다고 하네요.)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어쩌면 '싱글 몰트 위스키 원조집'인 글렌피딕이 없었다면 싱글 몰트 위스키가 존재하지 못했거나 지금처럼 큰 인기를 얻을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출처: 글렌피딕 공식 홈페이지

이후에도 글렌피딕은 혁신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하나의 예로 1998년에는 스페인 셰리 와인을 만드는 방법에서 착안한 솔레라 배트(solera vat)를 도입했는데, 셰리 오크 숙성 원액, 아메리칸 버번 오크 숙성 원액, 그리고 처음 사용된 새 오크통에서 숙성된 원액 세 가지를 솔레라 배트에 혼합하여 블렌딩 및 숙성하는 방식입니다. 솔레라 배트의 아랫부분에서 원액을 꺼낼 때는 반드시 절반 이상을 남겨 일정한 스타일과 품질을 유지하고, 꺼낸 원액은 다시 메링 툰(marrying tun)에서 2-3개월 안정화를 거쳐 병입합니다. 현재 15년 숙성 제품이 솔레라 배트를 활용해 출시되고 있는데, 위스키 업계에서는 솔레라 방식을 택한 유일한 제품이라죠.  

 


서론이 길었습니다. 이제 완전히 새로운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에 대해 본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익스페리멘탈 시리즈는 글렌피딕의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만(Brian Kinsman)의 주도하에 기존 위스키의 틀을 깨는 실험의 산물입니다. 독특하고 개성 있으면서도 누구나 부담 없이 시도해 볼 수 있는 가격대의 접근성 있는 카테고리이기도 합니다. (아직 국내 미수입인 '#03 윈터 스톰(Winter Storm)'이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중에는 그나마 고가 라인업에 속합니다.)

 

시음용으로 바이알 병에 담겨 온 위스키는 총 네 가지입니다. 3종의 익스페리멘탈 시리즈와 글렌피딕 12년 숙성(Glenfiddich 12 Years Old)이 함께 왔네요. 아마도 12 yo는 비교군의 역할이겠죠. 출제자(?)의 의도에 맞게 맛의 기준점을 세운다는 면에서 12년 숙성부터 맛을 보았습니다. 노징 글라스는 시음 내내 글렌캐런(Glencairn)을 썼고요.

 

Glenfiddich 12 Years Old / 글렌피딕 12년 숙성

반짝이는 골드 컬러. 달콤한 배, 사과, 시트러스, 향긋한 바닐라와 은은한 오크, 가볍게 톡 쏘는 스파이스. 처음 코를 댈 때부터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싱그럽고 가벼우며 균형 잡힌 향기. 입에 넣으면 멜로우한 첫인상에 섬세하게 드러나는 바닐라 오크, 오렌지 크림, 가벼운 몰티함. 전반적으로 바닐라 오크와 프루티한 풍미, 피니시의 가벼운 쌉쌀함이 프레시한 여운을 남기는 편안한 위스키입니다.

역시 익숙한 것이 편안하죠. 익스페리멘탈 시리즈를 위한 비교군인 걸 잊고 다 따라서 막 마실 뻔했어요^^;;

 

  •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01 IPA(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01 IPA)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중 첫 번째(#01)로 출시된 제품입니다. 또한 업계 최초의 IPA 피니시 위스키이기도 하죠. 풍미를 더한 위스키이기도 하죠. 스페이사이드의 크래프트 맥주 양조 전문가 셉 존스(Seb Jones)와의 협업을 통해 탄생했습니다.

IPA는 인디아 페일 에일((India Pale Ale)의 약자로, 최근 유행하는 크래프트 비어의 대표적인 스타일입니다. IPA는 비터(bitter)라고 불리는 일반적인 에일에 비해 알코올 함량이 높고 홉 풍미가 강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호피(hoppy)하다고 표현하죠. IPA 캐스크 피니시는 이 호피함을 위스키에 입히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깊은 홉 향을 지닌 싱글 몰트 위스키를 탄생시키기 위해 마스터 브루어 셉 존스는 홉 함량과 숙성기간, 알코올 도수 등을 다르게 양조한 3종류의 IPA를 양조했습니다. 그중 2번째 맥주를 글렌피딕의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스만이 선택했고, 글렌피딕의 쿠퍼리지에서 제작해 엄선한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 4주간 채워 오크 배럴에 맥주의 풍미가 배어들도록 시즈닝(seasoning) 했습니다. 이후 브라이언은 IPA 향을 머금은 오크 배럴에 다양한 글렌피딕 원액을 채우고 수개월 동안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2주의 숙성을 거쳐 강렬한 시트러스 향과 신선한 홉 향을 겸비한 익스페리멘탈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IPA’가 탄생했습니다. 

 

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01 IPA /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01 IPA

12년 숙성과 유사한 골드 컬러. IPA 캐스크 피니시답게 아로마틱한 홉의 신선한 허브향이 가장 먼저 드러납니다. 잘 익은 사과, 서양배, 뒤이어 시트러스 향이 드러나는데, 홉에도 있는 시트러시함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는 것이 아닌가 싶더군요. 뒤이어 약간의 얼씨(earthy)함과 스파이시 힌트, 시나몬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가 더해집니다. 입에 넣으니 크리미하면서 멜로우한 질감. 그런데 약간의 수렴성, 그러니까 떫은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가벼운 바닐라 오크 풍미와 시트러시함 뒤에 살짝 녹아드는 솔의 뉘앙스 또한 매력적이네요. 시간이 지나며 풋풋한 홉 향은 서서히 사라지고 구수함과 프루티함, 그리고 은은한 꽃향기가 여운을 남깁니다. 알코올 함량은 43%.

셋 중 12년 숙성과 가장 유사한 특성을 보였습니다. 12년 숙성에 홉 향을 토핑한 느낌이랄까요. 

 

IPA 마니아에게 선물하면 너무나 좋아할 것 같습니다.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IPA 한 잔 따라놓고 체이서로 영국 IPA를 곁들이면... 생각만 해도 캬~

 

  •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02 프로젝트 XX (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02 Project XX)

병에 새겨진 황금색 지문. 그 지문은 전 세계 16개국 위스키 전문가 20명의 지문을 합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위스키의 정체성을 표현한 것이죠. 글렌피딕 프로젝트 XX는 익스페리멘탈 시리즈의 두 번째 제품으로, 한 명의 몰트 마스터가 원액과 캐스크를 선별하는 전통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문가들의 영감을 결합해 탄생한 위스키입니다.

 

브라이언은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보유한 20명의 전문가들에게 글렌피딕의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던 수천 개의 캐스크 중에서 각자 선호하는 한 가지 원액을 선별하도록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17개의 버번 배럴, 2개의 셰리 캐스크, 1개의 포트 파이프가 선택되었는데, 저마다 다른 기간 숙성된 다양한 향과 풍미를 지닌 원액들이었습니다. 브라이언은 이 귀중한 원액들의 풍미와 특성이 조화롭게 드러나도록 블렌딩했고, 그 결과 상당히 독특한 결과물이 탄생했습니다.

글렌피딕 130년 역사가 온전히 담겨 있는 ‘프로젝트 XX’는 글렌피딕 고유의 달콤한 열대과일의 향을 특징으로 하지만, 다양한 오크의 깊고 부드러운 맛과 20가지 몰트 원액의 고유의 풍미가 모두 살아있는 ‘다층적인 풍미의 레이어’를 드러내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02 Project XX /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02 프로젝트 XX

일단 넷 중 유난히 다른, 붉은 목재 같은 컬러가 감도는 앰버/골드 컬러가 눈에 띕니다. 탑 노트 또한 마음을 사로잡는 우디 계열의 깊고 고혹적인 향이네요. 뒤이어 달콤한 사과 콤포트, 잘 익은 배, 말린 살구, 가벼운 정향과 스위트 스파이스 힌트, 그리고 흰 꽃 향기가 은은하게 드러납니다. 개인적으로 참 선호하는 계열의 향이에요. 입에 넣으면 달콤한 바닐라와 진한 오크, 캐러멜, 핵과류의 과일 풍미에 톡 쏘는 후추의 화룡점정. 부드러운 질감에 진한 과일향, 다층적인 오크 풍미가 어우러져 환상적인 맛과 향의 교향곡을 완성합니다. 알코올 함량은 47%, 그리고 글렌피딕에서는 보기 드문 비냉각여과 방식을 썼습니다. 

취향은 각자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3종의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중 '프로젝트 XX'에 1등을 주고 싶네요. 정말 천천히 공들여 음미하게 되는 위스키입니다.

 

  •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04 파이어 & 케인 (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04 Fire & Cane)

야구에서 4번은 팀을 대표하는 간판타자죠. 익스페리멘탈 시리즈에서는 어떨까요. #04를 달고 있는 글렌피딕 ‘파이어 & 케인’은 스위트 럼 캐스크 숙성을 거친 스모키한 싱글몰트 위스키입니다. 몰트 마스터 브라이언 킨즈만은 2003년 생산했던 피트 향의 몰트 위스키에서 영감을 얻어 새로운 시도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브라이언은 피트 향을 입힌 스모키한 위스키와 버번 캐스크에서 숙성된 글렌피딕 고유의 과일향이 특징인 몰트 위스키를 과감하게 메링(marrying)하는 모험을 했습니다. 여기에 사용된 피티드 위스키의 피트 농도는 40ppm으로, 아이라(Islay) 섬의 피트와는 다른 스페이사이드의 피트를 사용하여 아일라 위스키 특유의 요오드 향이 아닌 순수한 스모키함이 주를 이룹니다. 이후 라틴 럼 캐스크에서 3~6개월 간의 피니싱을 거쳤고, 이 과정에서 스모키한 피트와 달콤한 토피라는 상반된 두 가지 향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파이어 & 케인’이라는 혁신적인 제품이 탄생했습니다.

 

Glenfiddich Experimental Series #04 Fire & Cane /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 #04 파이어 & 케인

따를 때부터 느껴지는 훈연 향, 신기하게도 훈제한 고기 향이 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소싯적의 과자 '자키자키'도 떠오르는군요. 본격 코에 잔을 스치면 슬쩍 드러나는 피티한 뉘앙스, 그리고 희한하게도 들큰한 사탕 향이 섞이는데 차례상에 올리는 색동 컬러의 전통 사탕이 떠오릅니다. 입에서도 이어지는 피트 뉘앙스, 역시 피트는 강렬합니다. 그러나 그 틈을 비집고 오크와 사과, 시트러스류의 과일 풍미가 기어이 고개를 내밀죠. 아일라 지역의 피티드 위스키와는 확연히 다른, 스모키와 달콤함이 기묘한 조화를 이루는 개성적인 위스키입니다. 알코올 함량 43%.

아일라 위스키를 좋아하는 분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합니다... 흥미롭네요 ^^

 

세 제품은 전혀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어 사실 하나로 묶기 어렵습니다. 공통점은 단지 컨셉에 있습니다. 혁신적인 생각으로 다른 분야, 다른 지역의 전문가와 협업하고 새로운 스타일을 창조했다는 것이죠. 굳이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젊은 감각의 디자인을 들 수 있겠네요. 볼드하게 각진 보틀과 유리 위에 금빛으로 직접 그려 넣은 로고와 제품명은 고급스러우면서도 트렌디한 느낌입니다.  사용된 컬러와 각 제품의 이미지 컷에 사용된 그래피티를 연상시키는 캘리그래피 또한 젊은 인상을 남기고요.

글렌피딕 익스페리멘탈 시리즈는 여러모로 위스키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젊은 세대는 물론 재미를 추구하는 오픈 마인드를 지닌 기성세대에게도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마음이 젊은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받을 것 같아요.

 

참으로 즐겁고 독특한 경험이었습니다. 업계 1위의 이토록 치열한 혁신이라니,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네요. 조만간 제대로 한 병 모가지를 비틀어 볼 날을 기대해 봅니다. 잠자고 있는 21년 숙성의 목숨이 위험하네요;;;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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