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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371. 몬탈치노의 앙팡 테리블, 리돌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6.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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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오크 활용이 인상적이었던 리돌피. 설립한 지 얼마 안 된 와이너리이지만 주목해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몬탈치노의 앙팡 테리블, 리돌피

리돌피(Ridolfi)는 2011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몬탈치노(Montalcino) 지역에 설립한 신생 와이너리다. 사람 나이로는 아직 술도 마실 수 없는 미성년자인 셈이다. 하지만 리돌피는 길지 않은 역사에도 와인 애호가들과 평론가들의 기억에 확실히 각인되고 있다. 2021년 이탈리아 미식 전문지 <감베로 로쏘(Gamberro Rosso)>는 리돌피를 '가장 새롭게 부상하는 이탈리아 와이너리'로 선정했고, 영국 와인 전문지 <디캔터(Decanter)>는 '몬탈치노의 라이징 스타'로 표현했다.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리돌피의 이야기를 세일즈 & 마케팅 이사 아버 샤바니(Arber Shabani)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리돌피의 세일즈 & 마케팅 이사, 아버 샤바니]

리돌피의 설립자는 프라다, 구찌,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와 협업하는 이탈리아의 가죽 가공 회사 페레티 그룹의 회장 주세페 발테르 페레티(Giuseppe Valter Peretti)다. 그는 와인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인물로, 이미 20년 전 키안티(Chianti) 지역에 테누타 로케토(Tenuta Rocchetto)라는 포도원을 매입했다. 그런 그가 눈독을 들이던 몬탈치노에 설립한 와이너리가 바로 리돌피다. 

그런데 와이너리 이름이 왜 리돌피일까? 원래 리돌피는 플로렌스의 귀족 가문이다. 기록에 따르면 이 가문은 1290년 무렵부터 토스카나 전역에서 포도 재배를 이어왔다고 한다. 지금의 포도밭도 리돌피 가문이 소유한 포도밭의 일부였다. 페레티 회장은 그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자 이름을 리돌피로 정했고, 와이너리의 상표 또한 리돌피 가문의 문장을 차용했다. 하지만 단순히 리돌피 가문의 이름과 문장을 빌림으로써 과거에 슬쩍 올라타려는 것은 아니다. 아버 샤바니 이사는 “리돌피는 옛 이름을 되살리되, 와인은 철저히 현대의 높은 기준으로 만든다”라고 밝혔다. 그가 말한 현대의 높은 기준은 전통을 존중하되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양조자의 철학을 투영하는 동시에 토양의 본질을 반영하는 것을 포함한다. 리돌피의 와인에는 전통과 현대가 절묘하게 교차한다.

 

[리돌피 와이너리 전경, 제공: 에티카 와인스]

페레티는 리돌피 설립 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포도밭을 재정비하고 셀러를 리노베이션 했다. 2014년엔 몬탈치노 최고의 와이너리 중 하나인 포지오 디 소토(Poggio di Sotto)에서 20년 가까이 경력을 쌓은 와인메이커 지아니 마카리(Gianni Maccari)를 영입했다. 그는 포지오 디 소토에서 쌓은 노하우를 리돌피에서 확대 재생산했다. 테루아와 품종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기 위해 모든 밭을 유기농으로 전환했다. 지금도 화학 비료 대신 자연 퇴비를 쓰고, 해충 방제에는 식물 추출물을 이용한다. 수확량은 엄격히 제한하고, 손 수확한 포도를 최신 선별 기계로 선별하여 신선한 포도만 사용한다. 발효는 배양 효모 첨가 없이 자연스럽게 진행하며, 온도 조절은 최소화한다. 

리돌피는 특히 오크통을 절묘하게 활용한다. 유명한 오크통 제작사 다섯 곳의 제품을 혼용해 사용하는데, 여기에는 대형 슬라보니안 오크와 프렌치 바리크 생산자가 모두 포함된다. 일반적으로 커다란 슬라보니안 오크통은 미묘한 질감과 장기 숙성의 안정성을 부여하며, 프렌치 바리크는 바닐라와 향신료 뉘앙스 등 감각적 풍미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테루아와 만들려는 와인의 성격에 따라 적절한 오크통을 선택하는 것이다. 때로는 같은 포도밭의 포도로 동일하게 양조한 와인을 다른 오크통에 나누어 숙성한 다음 시음을 통해 최적 비율을 찾아 블렌딩해 최종 와인을 완성한다. 아버 사바니 이사는 “경우에 따라 프렌치 오크와 슬라보니안 오크를 함께 사용한 맞춤형 오크통을 제작하기도 한다”라고 밝혔다.  

리돌피의 포도밭은 몬탈치노 북동쪽 메르카탈리(Mercatali) 언덕 해발 300m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서늘한 미세 기후를 보이며,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 포도가 천천히 익는다. 토양은 점토와 해양 화석이 섞인 알베레제(Alberese) 토양이다. 아버 사바니 이사는 “토양이 다층적이라 밭의 작은 구획마다 다른 성격의 와인이 나온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돌피는 구획별로 수확 시기와 양조 방식을 달리해 여러 스타일의 와인을 만든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다양한 오크 사용과 맞물려 리돌피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이날 시음한 다섯 와인들 역시 각자 다른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전반적으로 리돌피의 와인은 무겁지 않다. 품격을 갖췄지만 즐겁고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스타일이다. 아버 사바니 이사는 와인은 기쁨을 주는 존재여야 한다며 “한 병의 브루넬로가 누군가의 하루를 조금 더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어리지만 사려 깊은 신동 같은 와인 리돌피, 진정 몬탈치노의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이다.  

 

리돌피, 로쏘 디 몬탈치노  Ridolfi, Rosso di Montalcino 2023

석고 같은 미네랄 힌트에 영롱한 작은 레드 베리, 레드 체리 풍미가 방순한 인상을 남긴다. 부드러운 질감에 드라이 미감, 깔끔한 산미가 원만하게 어우러지는 와인으로 어떤 자리에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동일한 포도밭의 포도를 사용해 동일한 방식으로 양조한다. 빠르게 음용할 수 있도록 숙성 기간을 줄였을 뿐이다. 로쏘 디 몬탈치노는 33헥토리터 크기의 슬라보니안 & 프렌치 오크통에서 12개월, 병입 후 4개월 숙성한다.  

 

리돌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2017

리돌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2020

2017년 빈티지는 향긋한 바이올렛 향기와 스위트 스파이스, 검붉은 베리, 체리 풍미에 담뱃잎, 부엽토 힌트, 미티(meaty) 힌트에 발사믹 뉘앙스가 가볍게 더해진다. 2020년 빈티지는 분필 같은 미네랄에 화사한 바이올렛, 영롱한 붉은 베리와 체리 풍미가 좀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촘촘한 타닌의 섬세한 터치, 부드럽고 섬세하며 산뜻한 미감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손 수확한 포도를 5°C에서 하루 동안 저온 침용한 후 14일 동안 발효하는데, 10일은 하루 4회 펌핑 오버(pumping over)를 진행해 컬러와 풍미를 충분히 추출한다. 침용 기간은 총 50일. 이후 33헥토리터 크기의 슬라보니안 & 프렌치 오크통에서 36개월, 병입 후 12개월 숙성한다. 

 

리돌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리제르바 메르카탈레  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Riserva Mercatale 2019

정향 같은 스위트 스파이스와 구수한 내음이 스친 후 붉은 베리와 체리 풍미, 미티한 뉘앙스가 복합적인 향기를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둥글둥글한 타닌과 신선한 산미가 견고한 구조를 형성하며, 완숙 과일의 발사믹 뉘앙스가 긴 여운을 남긴다. 밀도 높은 풍미의 집중도가 확연히 느껴지는 와인으로, 10년 이상 장기 숙성 후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양조 방식은 일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와 유사하며, 오크 숙성 기간만 55개월로 더 길다. 

 

리돌피,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 돈나 레베카  Ridolfi, Brunello di Montalcino Donna Rebecca 2020

말린 장미 꽃잎 같이 고혹적인 꽃향기에 더해지는 정향, 후추, 바닐라, 붉은 체리와 베리, 자두 풍미가 복합적인 첫인상을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싱그러운 산미가 부드러운 타닌과 하모니를 이루며, 입안을 감싸는 듯 온화한 미감을 남기며 길게 이어진다. 우아함과 힘을 겸비한 감각적인 브루넬로. 바로 즐겨도 좋지만 숙성 후의 모습도 기대된다. 표준 브루넬로 및 리제르바 메르카탈레와는 확연히 다른 개성 있는데, 양조 및 숙성 방법 또한 상당히 독특하다.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듯, 225리터 프렌치 바리크를 매일 회전시키며 발효 및 침용하는데, 기간도 90일로 훨씬 길다. 이후 프렌치 오크 바리크에서 24개월, 병입 후 18개월 숙성한다. 연 1,800병 한정 생산한다. 

 

 

몬탈치노의 앙팡 테리블, 리돌피 - 와인21닷컴

리돌피의 포도밭은 몬탈치노 북동쪽 메르카탈리(Mercatali) 언덕 해발 300m 부근에 자리 잡고 있다. 서늘한 미세 기후를 보이며,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커 포도가 천천히 익는다. 토양은 점토와 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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