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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칸티네 라 페르골라(Cantine La Pergola) 와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6. 11. 12.




신흥 와인 수입사 와인 바이 레이저 스미스(Wine by Laser Smith) 대표님과 함께한 WINEY 시음회.

칸티네 라 페르골라(Cantine La Pergola)의 와인 여섯 종을 마셨다.





칸티네 라 페르골라는 가르다 호수에 위치한 작지만 전통적이며 유기농 방식을 고수하는 작은 와이너리다. 

1979년부터 유기농와인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이탈리아에서도 1세대 유기농 와이너리에 속한다.

'Bio Terrior'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롬바르디아에서 처음으로 DOC 와인을 생산한 와이너리중 하나라고. 

와인을 만드는 사람, 환경, 소비자의 조화를 추구한다.




일단 처음 눈에 띄는 것은 디자인.


와이너리 대표인 산테 보노모(Sante Bonomo)씨는 각각의 와인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이코스 디자인의 그래픽 디자이너 마르타 안드레오니(Marta Andreoni, ecos design)와 함께 작업하였다. 

이 지역의 독특한 떼루아를 만들어주는 요소인 해와 바람을 각각 원과 피보나치 도형으로 표현하여디자인을 발전시켰다.

특히 해는 레드 픔종이 자라는 발테네시 지역의 특징이며, 바람은 화이트 품종이 자라는 루가나 지역의 특징이다.

피보나치 도형은 바람 뿐 아니라 가르다 호수를 의미 하기도 한다고. 


와인의 명칭 또한 각각의 특징을 반영한 그리스어로 이루어진 표현을 사용한다.



발테네시(Valtenesi) 등의 DOC도 생소하지만 사용하는 품종들도 독특하다.

특히 대표적인 품종은 적포도인 그로펠로(Groppello)와 청포도인 트루비아나(Turbiana)


그로펠로는 발테네시 지방에서만 자라는 품종으로 14세기 부터 재배하기 시작하여 이 지역의 떼루아를 가장 잘 나타낸다. 

그로펠로는 매듭(Knot)이라는 뜻을 지닌 ‘grop’에서 유래했는데 빽뺵하고 풍성하게 자라하는 포도송이 때문에 붙여진이름이다. 

향이 풍부하며 부드럽고 섬세하고 우아한 맛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트루비아나(Turbiana)는 루가나 지방의 트레비아노(Trebbiano)로 라고도 불리운다. (아하!) 

이 지역에서는 줄여서 흔히 루가나라고 부른다고.

점토(Clay) 토양에서 자라며 안정적인 구조감과 풍부한 미네랄을 함유한 와인을 만든다.

풍부한 꽃향과 과실향을 가지고 있으며, 섬세한 자몽과 잘익은 사과의 맛을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풍부한 당도를 지녀 양질의 파시토 와인을 생산하기도 한단다.

루가나의 트레비아노가 이태리 전역의 어떤 트레비아노와도 다른 개성을 보인다는 설명은

양질의 루가나 생산자인 제나토(Zenato) 관계자의 말과도 일맥 상통하는 이야기다.



...

 나는 다른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부득이 시음회가 끝나고 2차에 합류하게 되었다.

지난 번에 이미 맛보았던 화이트 두 종은 이번엔 시음하지 못했고 로제 1종과 레드 3종은 간신히 맛만 보았음.

전반적으로 평이 좋았고 특히 화이트(루가나!)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



와인에 대해서는 2차의 소란 속에서 담소를 나누며 마신 거라 간단히 인상만 기록했다.

그리고 수입사인 와인 바이 레이저 스미스에서 공유해 준 설명을 덧붙였음.

따 놓은 지 3시간 이상 지났다는 것도 감안해야 한다.




전체 와인의 전반적인 인상은 아름다운 바이올렛 꽃 향기가 매력적이며

산뜻한 산미가 잘 살아있어 음식과 함께 하기에 최적이라는 것.

한마디로 매일 마셔도 물리지 않을 것 같은 스타일이다. 


레이블도 예쁘니 비스트로/레스토랑의 하우스 와인으로 써도 참 좋을 듯.




Cantine La Pergola, Selene Valtenesi DOC Chiaretto 2015


컬러처럼 밝은 체리와 딸기의 프루티함이 맑게 드러난다.

은은하게 감도는 꽃향기와 영롱한 미네랄 또한 매력적.

산뜻한 미감을 선사하며 산미가 잘 살아있어 다양한 음식과 즐기기에 좋겠다. 

치아레토(Chiaretto)는 바르돌리노(Bardolino)와 발테네시(Baltenesi) 등 

가르다 호수 주변에서 생산되는 드라이 로제를 일컫는 용어다.

그로펠로 60%, 마르제미노 20% 바르베라 10%, 산지오베제 10% 블렌딩.


달을 의미하는 그리스어에서 이름을 따온 셀리네는 첫날밤의 달을 의미한다. 

로제 와인 양조를 위해 껍질과 함께 착즙하고 하루 동안 숙성시킨후 껍질을 제거하여 만드는데,

적정 시기에 껍질을 걷어내기 위해 와인 마스터가 밤새 모니터링 하기 때문에 '(첫날 밤의) 달'이라고.  

원을 이용하여 달의 형상을 만들었으며, 달 형상에 반짝이는 형광 박을 입혀 달의 모양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Cantine La Pergola, Elianto Garda Classico DOC Croppello 


돌로 짓이긴 꽃잎, 바이올렛 등 풋풋한 꽃 향기와 어우러지는 달큰한 레드 베리 아로마.

입에 넣으면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의 검붉은 베리 풍미가 무겁지 않은 바디감을 타고 흐른다.

많지는 않지만 의외로 쫀쫀한 탄닌이 감칠맛을 선사하며 은근한 감초 힌트가 느껴진다.

그로펠로 100%로 양조한, 한국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와인.

일반 레드 와인보다는 조금 차게(섭씨 14-15도) 마시는 것이 좋다.


그리스어 꽃이라는 단어에서 따온 엘리안토는 태양만을 바라보는 꽃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향이 풍부한 포도품종을 반영하며 작은 원의 조합을 이용하여 꽃을 형상화 하였다. 





Cantine La Pergola, EOS Valtenesi DOC 


바이올렛 꽃 향이 우아하고 풍성하게 드러난다.

검붉은 베리 풍미에서 좀더 강한 구조감과 약간의 바디감을 느낄 수 있으며  

앵두 등 짠한 레드 베리의 산미와 도라지 같은 쌉쌀함이 여운을 남긴다. 

그로펠로 50%, 마르제미노 30%, 바르베라 10%, 산지오베제 10% 블렌딩.

이오스 역시 일반 레드 와인보다는 조금 차게(섭씨 14-15도) 마시는 것이 좋다.


마르제미노(Marzemino)는 트렌티노/베네토 부근의 토착 품종으로 오페라 돈 지오반니에도 언급되었다고.

질병에 취약하고 만생종이라 재배가 까다롭다고 한다.


이오스는 그리스어 일출이라는 단어 유세비오(Eusebio)의 줄임말이다. 

아침에 뜨는 해를 바라보고 자라는 포도를 뜻하는 이름으로

크고 작은 원을 이용하여 태양이 뜨는 모습을 형상화 하였다. 






Cantine La Pergola, Brol Garda Classico DOC Rosso Superiore 2010


진한 바이올렛 향기에 토핑되는 가벼운 농장 뉘앙스, 라즈베리, 그리고 붉은 자두.

입에 넣으면 새콤한 붉은 베리의 쨍한 산미와 라즈베리와 블루베리 풍미, 쿰쿰한 담배와 감초 힌트.

오크 숙성을 거쳤지만 바닐라니 나무 풍미 보다는 꽃과 허브, 그리고 과일 본연의 풍미가 주를 이룬다.

지속적으로 피어오르는 꽃 향기와 길게 이어지는 산미는 이 와인의 미덕이자 한계.

와인 자체만 즐기기 보다는 음식과 함께 해야 할 와인이다.


그로펠로 50%, 마르제미노 30%, 바르베라 10%, 산지오베제 10%로 이오스와 같은 블렌딩.

발테네시 지역의 포도중 가장 좋은 포도를 세심하게 선별하여 18 개월의 오크숙성을 거친다.

매년 5천 리터의 제한된 수량만 생산하며 수확 후 최소 30 개월 이상 지나야 출시한다.




이 정갈하고 단아한 레이불을 지닌 와인들이 레스토랑의 테이블에 놓인다면 얼마나 아름다울지.

생각만 해도 즐겁다... 글라스 와인으로 사용하기에도 참 좋겠는데.


부디 한국 시장에 소프트 랜딩 하시길.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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