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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바타시올로(Batasiolo) 바롤로 와인 디너 @63시티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6. 10. 27.


금주령 해제!!


오른쪽 엉덩이에 생긴 알을 캐내느라(?!) 비자발적 금주를 했던 열흘.

고통의 세월을 금주 해제 첫 날 제대로 보상받은 듯.



나라꼴이 엉망이라도 먹을 건 먹어야지.

아니, 나라가 이모냥이니 술이라도 마시자~!




흠흠 각설하고,


63시티에서 열린 바타시올로 바롤로 와인 디너.

Batasiolo Barolo wine dinner with magic show






7시에서 5분 정도 늦게 도착하여 스파클링 한 잔 받아 급하게 입장.

도열한 스파클링잔은 언제 봐도 아름답다.








제공된 스파클링 와인은 프로세코.



Sette Cascine Prosecco NV


세테 카시네는 바타시올로가 별도 소유한 브랜드다.

편안한 사과, 감귤의 쥬이시한 풍미에 쌉쌀한 뒷맛으로 마무리되는 무난한 프로세코. 




Sette Cascine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브랜드 로고가 행운의 7(sette).

로고 가지고 승리/행운 마케팅해도 될 듯.







입장하니 막 와이너리 소개를 시작하고 있었다.





batasiolo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바타시올로는 바롤로에 9개의 크뤼를 포함한 140ha의 토지를 소유한 생산자로 4대째 와인을 생산해 오고 있다.

초반에는 벌크 와인으로 판매하다가 6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병입을 시작했고

3대째의 다섯 형제가 '78년 라 모라(La Morra) 지역 와이너리를 매입하면서 '바타시올로'를 설립했다. 



상세 내용은 홈페이지 참고.


지난 9월 바타시올로의 오너 피오렌조 돌리아니(Fiorenzo Dogliani)씨와 진행한 

 와인21 김상미 작가님의 인터뷰 기사도 읽어볼 만 하다.



와이너리 내에는 미슐랭에서 원스타를 부여한 레스토랑도 있다고 하니

이탈리아 북부, 특히 피에몬테 지역을 방문할 분들은 들러 보는 것도 좋을 듯.







프레젠테이션을 맡은 와이넬의 최용수 대리님.

잘생겼다~ ㅋㅋㅋ







바롤로에 대한 간단한 설명부터 시작.


만생종 포도를 완숙하여 손으로 수확, 오크 숙성을 포함한 장기간 숙성.

이로 인해 짱짱한 탄닌과 매력적인 산미, 풀비디와 탄탄한 구조의 긴 여운을 지닌 바롤로가 탄생한다.






바롤로 와인의 등급(?) 체계.


일정 기간의 숙성 규정 등을 지키면 리제르바 표기를 할 수 있으며

특정 크뤼 명을 덧붙이기도 하는데, 물론 이 크뤼들은 부르고뉴처럼 등급이 매겨져 있지는 않다.

등급화의 움직임이 있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는데 될 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전통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크뤼들이 존재한다... 이날 소개된 체레퀴오(Cerequio) 처럼.


주의할 점은 크뤼 명칭이 기재되어 있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와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크뤼 명이 있으면 왠지 있어보이는 느낌이 든다는 점을 악용하여

그닥 좋지도, 유명하지도 않은 밭 명칭을 표기하는 생산자도 있다고 하니까.

물론 한국에 수입되는 대다수의 명가들은 그런 짓을 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만 잘 알지 못하는 생산자의 익숙하지 않은 크뤼를 봤을 때는 확인을 거치는 것이 좋다.






바롤로 지도... 포도 모양이 있는 곳은 바타시올로 소유지가 있는 곳이다.


크게는 우상단에서 좌하단으로 그어진 빗금을 따라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라 모라(La Morra)로 대포되는 좌측은 모래가 섞인 석회-이회토로 우아하고 섬세한 와인을 생산하며

세라룽가 달바(Serralunga d'Alba)로 대표되는 우측은 붉은색으로 풍화된 사암-석회암 중심 토양으로

강한 탄닌에 풀 바디에 구조가 단단한 바롤로를 생산한다.




간결하게 준비된 프레젠테이션 덕분에 오랜만에 리마인드 해 볼 수 있어서 좋았음^^






바로 이어지는 와인과 식사.




포크 나이프 등이 너무 귀엽다.... 내 취향.

잔은 막잔이라 살짝 아쉬웠음ㅋ






멋진 셀러 이미지를 내세운 디너 메뉴.


참고로 바타시올로에서는 480개의 프렌치 바리끄와 90개의 슬라보니안 캐스크를 사용한다고.







리셉션에서 제공된 프로세코 외에 각 한 가지의 가비, 모스카토와 두 가지의 바롤로 와인 등

총 4종의 바타시올로 와인이 제공되었다.







귀여운 잡곡빵과 버터나이프.






건강식 잣 크림스프... 빵이랑 잘 어울림.

속을 달랬으니 어여 와인을 달라~






구운 야채와 에스까르고를 곁들인 쇠고기 카르파쵸와 파마산 치즈.

쇠고기 카르파쵸 아래에 헐벗은 달팽이가 숨어 있다.



근데 이렇게 복잡한 맛을 추구할 필요 없이 깔끔하게 야채 중심으로 구성했으면 어땠을까.

가비 와인과는 그 쪽이 조금 더 잘 맞지 않았을까... 물론 이 자체로도 나쁘진 않았음.







카르파치오와 함께 제공된 와인은 가비 디 가비.







Batasiolo, Gavi di Gavi Granee 2015


아몬드의 섬세한 너티함과 향긋한 흰꽃, 레몬 제스트, 백도 아로마.

입에 넣으면 가벼운 미네랄과 함께 허브 뉘앙스가 스친다.

사과, 서양배, 백도 등 은은한 과일 풍미에 아몬드 껍질의 쌉쌀한 피니시.

미디엄 바디에 둥근 질감, 무엇보다 적절한 산미가 상큼한 느낌을 준다.


'그라네'라는 이름은 와인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지은 이름이라고.







나올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바타시올로의 바롤로들..



좌측은 바타시올로가 소유한 바롤로 9개 크뤼를 블렌딩하여 양조한 바롤로 리제르바.

우측은 가야(Gaja), 로베르토 보에르치오(Roberto Voerzio), 미켈레 끼아를로(Michele Chiarlo) 등 

다른 명성 높은 와이너리에서도 생산하는 대표적인 바롤로 크뤼인 체레퀴오.


둘 다 2006년 빈티지다.







바닷가재 그라탕과 스파이시 핫 소스.

통통한 바닷가재의 살이 소스와 어우러져 맛있게 먹었음.






함께 서브된 바롤로 리제르바.

매운 소스가 어우러진 바닷가재와 바롤로 리제르바라는 실험적인 매칭... 흥미롭다^^



Batasiolo, Barolo Riserva 2006


술에 절인 커런트, 자두, 블랙베리 아로마에 토양과 담배 뉘앙스가 곁들여진다.

입에 넣으면 완숙한 과일 풍미가 생생하게 드러나며 꼬릿한 힌트에 타르 같은 미네랄 토핑.

미디엄풀 바디에 타닌은 은근한 편이고 밀도가 높지 않아 술술 넘어간다.

프루티한 매력이 잘 살아있어 지금 마시는 것을 추천하지만

몇 년 이상 보관하며 느긋하게 마셔도 문제 없을 정도의 힘을 지녔다.


랍스터와도 크게 부딪치지 않았고 바디의 어울림은 은근히 좋았다.

하지만 역시 가비랑 매칭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잔에 남아 있던 가비와 매칭해 보니 갑각류의 단 맛과 가비의 프루티한 뉘앙스가 잘 어울리던데. 







소르베로 가볍게 입가심을 하고 메인 디시로.







거위 간을 곁들인 꼬냑 향의 샤토 브리앙과 전복 구이.







그리고 바롤로 체레퀴오 등장.





Batasiolo, Barolo Cerequio 2006


매혹적인 삼나무, 흑연 향과 새 오크 바닐라의 부드러운 첫 향.

 뒤이어 바이올렛, 커런트, 자두 아로마에 은은한 표고 버섯 향이 곁들여진다.

입에 넣으면 짱짱한 타닌의 쫀쫀한 첫 느낌, 그와 어우러지는 산미와 알콜의 단정한 구조감.

반면 적절히 익은 검붉은 베리 풍미는 섬세한 미네랄과 함께 우아한 스타일을 드러낸다. 

풀 바디에 훌륭한 밸런스, 그리고 상당한 숙성 잠재력.


분명히 좋은 와인이지만 본 모습을 보여주기엔 너무 어리다.

심지어 이날은 미리 더블 디캔팅을 했다던데.....역시 디캔팅으로 풀어내는 건 한계가 있는 듯.

이런 와인은 한 박스 정도 사서 빈티지로부터 10년 후부터 한 병씩 열어 봐야 정체를 알 수 있지 싶다.


바타시올로의 바롤로 체레퀴오는 빈티지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2천병 내외로 소량 생산된다.

이날 여덟 병이 사용되었으니 생산량의 0.4%나 점유한 셈 ㅋㅋㅋ



스테이크와도 좋은 궁합을 보였다... 역시 쇠고기와 바롤로는.

하지만 나는 주로 리제르바와 매칭해서 먹었음.

꼬냑 소스와 리제르바의 reserved fruit 풍미가 너무 잘 맞는다고 느껴졌달까.




바타시올로는 이외에도 브리꼴리나(Briccolina)를 비롯하여

 부시아(Bussia), 브루나테(Brunate), 보스카레토(Boscareto) 등 다섯 개의 싱글 크뤼 와인을 만들고 있다.


현재 체레퀴오와 브리꼴리나 두 크뤼만 수입되고 있는데 나머지들도 수입되길 기대해 본다.







마지막 디저트, 샴페인 젤리와 다크체리 까망베르 치즈 케익.

어쩐지... 젤리가 맛있더라니 ㅎㅎㅎ







함께 제공된 바롤로... 아니 모스까또.

보통 모스까또 하면 가볍게 생각하지만 요 아이는 조금 특별하다.


바롤로 세라룽가 달바 지역에 위치한 보스카레토 크뤼의 일부에서 

네비올로를 뽑아내고 심은 모스까또를 손으로 선별 수확하여 양조한 모스카토 다스티이기 때문.


음... 이건 그럼 크뤼급 모스까또네 ㅋㅋㅋ




Batasiolo, Moscato d'Asti BOSC d'la Rei 2015


코를 대는 순간 뿜어져나오는 살구 향. 그리고 오렌지, 머스키 뉘앙스.

잔이 작았기에 망정이지 볼이 넓은 잔에 받았다면 지릴 뻔 했다. 

입에 넣으면 농익은 핵과의 단맛이 느껴지지만 생생한 산미로 인해 달큰한 느낌이 전혀 없다.

신맛이 단맛과 조화를 이뤄 균형이 잘 잡힌 케이스...크뤼급 모스까또라는 게 허언이 아니다.

 

깔끔하고 방순한 향기, 개운한 목넘김, 은은한 꽃향의 여운... 일품이다.

스피네타, 체레토, 브라이다 등의 모스까또와 함께 기억해 둘 만하다.







식사 중 흥겨운 마술 공연도 하고.

특히 탁자 띄우기 마술이 아주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와인/음식 제공 순서를 조금 바꿨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식을 변경하긴 아무래도 어려웠을 테니.

음식의 무게감만으로 하면 정상적인 서빙 순서였겠지만 와인을 고려한다면,


처음에 가비와 함께 핫 스파이시 소스 랍스터 그라탕을 내고,

두번째로 바롤로 체레퀴오와 함께 쇠고기 카르파치오를,

그리고 메인 요리인 꼬냑 소스 샤또 브리앙과 함께 바롤로 리제르바를 냈으면 

좀 더 조화로운 매칭이 되지 않았을까.



뭐, 나는 카르파치오를 제외하면 알아서 그렇게 잘 먹긴 했다ㅎㅎㅎ 






마지막 떼샷... 프로세코야 왕따시켜서 미안해~





간만에 즐거운 디너였음.

흥겹다 흥겨워~




20161026 @ 63시티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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