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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308. 송년회와 신년회를 위한 와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4. 7.

매월 연재하는 Wine21's PICK 12월호. 연말연시를 위한 와인 추천 콘텐츠였는데 벌써 4월이 되었다. 이제 또 금세 연말연시 특집을 준비할 때가 오겠지...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Wine21's PICK] 송년회와 신년회를 위한 와인

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찾아왔다.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송년회와 신년회는 연말연시 가족이나 친지, 친구와 동료 등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덕담을 나누고 격조했던 이들과도 인사를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런 자리에 좋은 술은 필수.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할 송년회, 신년회의 명품 조연이 되어 줄 와인들을 소개한다.

 

파티나 모임을 위한 와인이라면 역시 샴페인으로 대표되는 스파클링 와인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샴페인을 여는 것만으로 연말 파티, 신년 모임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릴 수 있다. 코르크를 열 때 나는 소리와 잔에서 힘차게 피어오르는 버블은 분위기를 돋우기에 안성맞춤이다. 분위기가 전부는 아니다. 맛 또한 매우 훌륭하니까. 상큼한 시트러스, 신선한 과일 향과 갓 구운 빵의 구수한 뉘앙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음식과도 궁합도 좋다. 가벼운 스낵이나 치즈는 물론 해산물, 육류 등 어떤 요리와도 곁들일 수 있다. 식전에 입맛을 돋우거나 식후에 입가심으로 마셔도 좋다.

꼭 샴페인이 아니어도 좋다. 싱그러운 과일 맛이 매력적인 프로세코(Prosecco)나 젝트(Sekt) 또한 어떤 음식이나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샴페인과 같은 전통 방식으로 만든 카바(Cava),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 알타 랑가(Alta Langa), 트렌토(Trento) 등도 훌륭하다. 이 글에서는 그랑 크뤼급 포도밭 카르티제(Cartizze)에서 만든 프로세코와 이태리 북부 가르다(Garda) 지역의 토착 품종을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양조한 개성적인 스파클링 와인을 소개한다.

 

아, 스파클링 와인으로 모임 분위기를 띄우는 팁이 있다. 바로 사브라주(sabrage)다. 사브라주는 스파클링 와인(이후에는 편의상 '샴페인'으로 통칭)을 칼로 오픈하는 방법이다. 위 동영상을 보면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다. 절도 있는 칼질, 날아가는 코르크 마개와 뿜어져 나오는 샴페인 기포... 생각만 해도 멋지지 아니한가. 그런데 사실 사브라주는 병목을 칼로 잘라내는 게 아니다. 검객이 볏짚을 베어내듯 병 목을 날카로운 칼로 잘라낸다고 생각하면 완벽한 오산이다. 샴페인 병은 아래쪽 병과 병목의 볼록한 부분을 접붙여져 만든다. 접붙인 부분에 칼로 충격을 가해 떼어낸다고 생각하는 편이 맞다. 그래서 사브라주용 칼은 전혀 날카롭지 않고 뭉툭하다. 손을 베이거나 할 염려가 전혀 없다. 샴페인의 내부 압력은 6기압 정도로 매우 강하기 때문에 적절한 충격을 주면 붙여놓은 병목 부분이 떨어져 나간다. 같은 이유로 사브라주 과정에서 유리 부스러기가 떨어지더라도 병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없다. 병 안의 압력이 병목을 날려버릴 수준이기 때문에 부스러기가 병 안으로 들어갈 여지가 없는 것이다. 사브라주로 오픈한 샴페인을 파티용 쿠페(coupe) 글라스에 받는다고 상상해 보자. 그 즉시 모임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을까.

다양한 육류와 버섯 요리와 곁들이기 좋은 캘리포니아 피노 누아도 한 병 소개한다. 선물 박스가 그려진 귀여운 레이블 덕에 선물용으로도 일품이다. 와인 생산자 그라치아나(Gracianna)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거나 소중한 마음을 나눌 때 마시기 좋은 와인을 만들겠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여러 모로 좋은 자리에서 함께 나누기 좋은 와인이다. 

좋은 자리의 마무리에는 디저트 와인을 빼놓을 수 없다. 대표적인 디저트 와인은 프랑스의 소테른(Sauternes),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 같은 귀부 와인이다. 프랑스의 루아르(Loire), 알자스(Alsace), 오스트리아의 노이지들러 호수(Neusiedler See) 부근 등에서도 수준 높은 귀부 와인을 생산한다. 그리고 귀부 와인 하면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것이 바로 헝가리의 토카이 아수(Tokaji Aszu)다. 아수는 헝가리어로 귀부화 된 포도를 의미하므로, 토카이 아수는 귀부 포도로 만든 토카이 와인이라는 뜻이다. 귀부 와인의 클래식 페어링은 고르곤졸라, 로크포르, 스틸턴 등 블루 치즈와 푸아 그라다. 하지만 반드시 이런 것들과 즐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함께 먹는 음식들은 특유의 감칠맛과 짭조름한 맛을 지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른바 단짠 조합인데, 짭짤한 맛이 강한 치즈나 햄을 사용한 디저트, 솔티드 캐러멜 등과 전반적으로 좋은 궁합을 보인다. 사실 어떤 디저트와 즐겨도 큰 무리가 없다.

이외에 핑크 모스카토는 식전주, 식후주는 물론 다양한 음식과 무난하게 어울리는 와인이다. 특히 가족과 함께 하는 오붓한 자리에서 부담 없이 마시기 좋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와인을 마시며 편안한 연말을 보내고 행복한 새해를 맞이해 보자.

 

샴페인 누빌, 꼬뜨 블랑쉐  Champagne Neuville, Cote Blanche

반짝이는 페일 옐로 골드 컬러에 꾸준하게 올라오는 섬세한 버블. 아카시아 같이 향긋한 꽃 향기와 함께 라임, 자몽 등 시트러스 아로마가 신선하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잘 익은 사과, 백도, 흰 자두 등 풍성한 과일 풍미가 상큼한 신맛과 크리미한 질감을 타고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순수한 과일 풍미와 사랑스러운 버블을 매력적으로 표현한 샴페인. 샤르도네 100%로 양조한 블랑 드 블랑(Blanc de Blancs) 샴페인이다. 순백의 배경에 깔끔한 폰트로 표현한 레이블 또한 와인의 성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신선한 치즈와 생햄 등 가벼운 전체 요리에 곁들여 마시기 좋다. 샴페인 누빌은 샴페인 남쪽 꼬뜨 드 세잔(Cotes de Sezanne)에 있는 샴페인 하우스다. 170여 명의 포도 재배자가 함께하며 포도원 규모는 150 헥타르에 이른다.  

 

비솔, 카르티제 발도비아데네 수페리오레 드라이  Bisol, Cartizze Valdobbiadene Superiore di Cartizze Dry 

연둣빛 감도는 페일 옐로 컬러에 힘차게 피어오르는 버블. 고혹적인 꽃 향기, 은은한 아몬드 힌트에 이어 사과, 배, 복숭아 등 신선한 과일향이 우아하게 드러난다. 입안에서는 부드러운 거품, 가벼운 단맛과 신선한 신맛이 격조 높게 균형을 이룬다. 이런 균형감 덕분에 식전주는 물론 다양한 음식과 함께 즐기거나 디저트와 함께 식후주로 마시기도 좋다. '프로세코(Prosecco)의 그랑 크뤼'로 인정받는 카르티제에서 손 수확한 글레라(Glera) 품종 100%로 양조했다. 카르티제는 전체 프로세코 생산량의 1%도 못 미치는 희소성이 높은 와인이다. 1542년부터 21세대에 걸쳐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비솔은 프로세코 최고의 생산자 중 하나로 손꼽힌다.

 

카 데이 프라티, 뀌베 데이 프라티  Ca dei Frati, Cuvee dei Frati

페일 골드 컬러에 잔잔한 버블. 신선한 허브 향과 상큼한 시트러스, 청사과 등 시원한 향이 깔끔한 첫인상을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날 선 산미가 식욕을 자극하며, 은근히 견고한 구조감이 느껴진다. 은은한 견과 힌트와 비스킷 뉘앙스가 그윽한 여운을 선사하는 잘 만든 스파클링 와인. 샤르도네와 함께 루가나(Lugana) 화이트 와인에 주로 쓰이는 투르비아나(Turbiana) 품종을 사용해 샴페인과 같은 전통 방식으로 양조했다. 다양한 해산물 요리는 물론 닭고기, 돼지고기를 사용한 요리와도 잘 어울린다. 클래식 페어링은 파르미자노 레자노 치즈. 카 데이 프라티는 루가나를 대표하는 생산자 중 하나다. 빼어난 화이트 와인은 물론 로제와 레드, 그리고 수준 높은 스파클링 와인을 생산한다.

 

그라치아나 피노누아  Gracianna, Pinot Noir

은은한 허브와 스파이스 힌트, 라즈베리, 체리 등 검붉은 베리 아로마가 편안한 레드 와인이다.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타닌, 온화한 신맛과 함께 잔잔한 흙 내음, 진한 감초향이 복합적인 풍미를 자아낸다. 닭이나 오리고기, 버섯을 곁들인 육류 등과 잘 어울린다. 선물 상자가 그려진 귀여운 레이블 덕분에 선물이나 기념일용으로 사용하기도 좋다. 소노마 카운티의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에서 재배한 피노 누아로 양조해 11개월 동안 프랑스 오크 배럴에서 숙성했다. 그라치아나 와이너리의 이름은 이웃을 위해 자주 파티를 열었던 할머니 이름을 따서 지었다. 할머니처럼 평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현하거나 소중한 마음을 나눌 때 마시기 좋은 와인을 만들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그랜드 토카이, 토카이 아수 6 푸토뇨스  Grand Tokaj, Tokaji Aszu 6 Puttonyos

진한 황금빛 컬러. 카모마일, 달콤한 열대 과일, 말린 오렌지, 살구 잼, 벌꿀 같은 풍미에 은은한 스파이시 힌트가 감돈다. 입에 넣으면 묵직한 바디와 꿈결 같은 질감을 타고 밀도 높은 과일 풍미와 달콤한 맛이 진하게 드러난다. 하지만 산뜻한 신맛 덕분에 깔끔한 인상을 남기며, 여운이 길게 이어진다. 복합적인 풍미와 훌륭한 밸런스를 보여 주는 최고의 디저트 와인이다. 푸르민트(Furmint)를 중심으로 귀부화 된 다양한 토카이 토착 품종을 24시간 침용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해 최소 18개월 이상 배럴에서 숙성했다. 그랜드 토카이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지역인 토카이-헤갈라야(Tokaj-Hegyalja)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다. 2013년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하였으며, 토카이 와인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토카이-헤갈라야 대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드 보르톨리, 에머리스 가든 핑크모스카토  De Bortoli, Emeri's Garden Pink Moscato

장밋빛 감도는 옅은 핑크 컬러에 가벼운 버블이 생동감을 더하는 프리잔테(frizzante) 스타일이다. 향긋한 꽃향기에 이어 딸기, 라즈베리 풍미가 신선하게 드러난다. 은은하게 퍼지는 달콤함과 신선한 신맛의 밸런스가 좋고 미세한 스파클링이 깔끔함을 더한다. 한식이나 분식, 캐주얼한 디저트와 곁들이기 좋으며, 아시안 푸드 등 스파이시한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와인만 즐기기도 부담이 없다. 프론테낙 블랑(Frontenac Blanc), 뮈스카(Muscat), 쉬라즈(Shiraz)를 사용해 양조한다. 최신 기계로 부드럽게 압착해 예쁜 컬러와 과일 풍미를 살리며, 단맛과 신맛, 알코올의 균형이 최적일 때 발효를 멈추고 병입한다. 에메리스 가든은 보르톨리 가문의 안주인 에머리 드 보르톨리(Emeri De Bortoli)가 별세한 남편을 기리기 위한 정원 이름이다. 이 정원의 이름을 와인에 붙임으로써 소중한 가족에 대한 사랑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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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 해의 마지막 달이 찾아왔다. 묵은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시기다. 송년회 그리고 신년회는 연말연시 가족이나 친지, 친구와 동료 등 가까이 지내는 사람들과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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