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 진행한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스페셜리스트 심화 과정 인증 교육. 오리건과 워싱턴 지역의 와인을 묶어 진행한 교육이다. 와인 업계의 전문가들, 특히 강사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육이라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는데, 한국의 참석자들은 전원 통과하는 기염을 토했다. 나 포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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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전문가를 위한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스페셜리스트 심화 과정 인증 교육' 성료
미국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 전문가를 양성하는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스페셜리스트 심화과정 인증 교육(Pacific Northwest Wine Specialist Advanced Certification)'이 2023년 12월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2020년 2월 진행된 레벨 1 과정의 연장선상으로, 레벨 1을 통과했거나 WSET 디플로마 소유자 및 그에 상응하는 지식과 경력을 갖춘 사람들을 위한 과정이었다. 당초 2020년 하반기 예정이었으나 팬데믹으로 열리지 못하다가 이번에 진행됐다.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연합이 주최하고 와인21이 주관한 이번 심화 과정은 한국에서 최초로 열렸다. 이는 행사를 주최한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연합의 한국 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여실히 보여준다.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이라는 표현이 낯설 수 있는데, 오리건(Oregon)과 워싱턴(Washington) 주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뜻한다. 캘리포니아 북부에 위치한 두 와인 산지는 미국 북서부 북위 42~49도 사이에서 남북으로 인접해 있다. 3개의 AVA를 공유하고 있으며, 와인 생산자끼리 교류하며 지식과 경험을 나누는 경우도 많다. 또한 각자 명확한 개성을 지닌 와인을 생산하는 지역이라 함께 홍보와 마케팅을 진행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에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생산량은 미국 전체 와인의 5% 정도로 작은 규모다. 하지만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등 와인 평론지로부터 90점 이상을 받은 고득점 비율은 다른 주요 와인 산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인 편이라 가성비 와인으로도 인기다. 그래서인지 미국 내수 시장에서 95%를 소비하고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은 5% 뿐이다. 그런데 이는 세계 시장에서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의 인지도 및 선호도가 그만큼 낮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번 교육을 진행한 브리 스톡 마스터 오브 와인(Bree Stock MW)은 “우리는 여러분께 오리건과 워싱턴의 질 좋은 와인을 양보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교육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의 매력을 한국 애호가들에게 잘 전달해 주길 희망했다. 브리 스톡 MW는 2016년 마스터 오브 와인(Masters of Wine, MW)을 취득했다. 마스터 오브 와인은 2023년 기준 전 세계에 400여 명밖에 없다. 그만큼 지식과 경력이 출중해야 취득할 수 있는 와인업계 최고의 영예다. 그는 호주 출신으로 레스토랑에서 일하며 와인을 처음 접했고, 이후 밴쿠버에서 와인 디렉터, 멜버른에서 와인 무역 경험을 쌓았다. 이후 WSET에서 15년간 교육자로 일했으며, 현재 오리건에 거주하며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연합 및 생산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이번 심화 과정에는 와인 전문강사, 와인 전문기자, 소믈리에, 와인 어드바이저, 와인 수입사 직원 등 서류 심사를 통과한 26명의 업계 전문인이 참여했다. 총 3일 동안 진행된 이번 과정에서는 350여 페이지에 달하는 교재를 통해 오리건과 워싱턴의 주요 생산 지역별 와인 양조 역사와 기후, 지형과 토양, 주요 포도밭, 포도 품종, 와이너리 등을 공부할 수 있었다. 각 AVA의 위치, 테루아에 따른 주요 포도 품종과 클론, 양조방식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50종의 와인을 테이스팅 하며 그 특징을 명확히 파악해 볼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이 과정에서 최근 신설된 AVA들에 대한 따끈따끈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으며, 최근 지역별로 주목받는 품종들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오리건 샤르도네(Chardonnay)는 다양한 스타일로 진화 중이며, 워싱턴 시라(Syrah)는 한국 시장에서도 큰 사랑을 받을 만한 스타일과 품질을 갖추고 있었다. 각 지역의 메인 품종인 오리건의 피노 누아(Pinot Noir)와 워싱턴의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이외에 피노 그리(Pinot Gris), 리슬링(Riesling), 메를로(Merlot) 등도 역시 훌륭했다.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스페셜리스트 심화 과정은 짧은 시간에 소화하기에 쉽지 않은 분량과 난이도였다.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채워진 생소한 내용들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동시에 각 지역별 주요 와인들을 신중하게 테이스팅 하느라 참석자들 모두 진땀을 뺐다. 하지만 브리 스톡 MW는 활력 넘치는 강의와 가이드 테이스팅으로 참여자들을 이끌었고, 26명의 참석자 모두 놀라운 집중력으로 모든 과정을 충실히 이수했다. 그 결과 객관식 38문제와 6종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구성된 인증 시험을 26명 모두가 통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수석을 차지한 정아영 서울 와인 오브 스쿨 원장은 “레벨 1 과정부터 꾸준히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에 대해 공부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인증 시험을 통과한 전원에게는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공인 인증 강사' 자격이 주어졌다.
브리 스톡 MW를 비롯한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연합 관계자들은 한국의 높은 교육열과 지식 수준에 감탄했다며 이번 프로그램의 성과가 한국에서 오리건과 워싱턴 와인의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 스페셜리스트 인증을 받은 전문가들이 각자의 분야에서 퍼시픽 노스웨스트 와인을 알리는 첨병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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