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만에 대피소 모임. 정시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판은 이미 벌어져 있다.
당산역 7번, 8번 출구 사이에 위치한 8번가 찹쌀순대. 위스키 콜키지 프리의 성지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위스키 콜키지가 되면 와인 콜키지도 되겠네?? 이날도 사케, 와인을 한 병씩 마시기도 했고. 다음엔 와인 모임으로 방문해야지.

가장 관심있었던 오늘의 두 병이 똭!

이 예쁜 고양이는 무언고?

River Roots, Single Barrel Exclusive Release Straight Rye Whiskey OBEDIRE VERITATI. '오베디레 베리타티'는 진리에의 복종이라는 뜻의 라틴어. 서강대 교훈이라고도 하던데... 리버 루츠는 독립 병입자인데 국내에서는 최근 청사 에디션으로 이슈화가 되었던 듯 하다. 요건 레이블 하단에 구매들의 닉네임이 써 있는데, 뭔가 한국에서 픽 하신 듯?
사진은 정보가 잘렸는데 배럴 넘버는 XR_R_E102, 12년 7개월 숙성, 알코올은 무려 62.31%.

진한 오크 뉘앙스에 특유의 체리 풍미가 정말 예쁘게 확 피어난다. 삼나무, 흑연이 어우러져 연필심 같은 뉘앙스도. 높은 도수가 무색할 정도로 날렵하고 섬세하면서도 질감은 부드러우며, 새콤한 레드 베리와 체리 풍미가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와, 이건 뭐 말할 것도 없이 이날의 원픽 확정. 버번, 라이 계열 중에 가장 좋아하는 타입니다. 개취 조져놓음 ㅇㅇ

주최자 분이 가져오신 잔과 찰떡궁합 ㅋㅋㅋ

원래는 사케잔이라는데 위스키, 와인잔으로도 괜찮다고.

SMWS, 55.20(Royal Bracla) Harmonious and Christmassy. 12년 숙성.


노란 꽃, 열대과일, 톡 쏘는 스파이스, 달달한 과일, 허니. 입에서도 비교적 편안한데, 송진이나 밀랍 같은 힌트가 살짝 더해져 흥미롭다. 밝은 느낌에 밸런스가 좋은 스카치로, 빈 잔에서 느껴지는 가벼운 살구비누 향도 좋다.
역시 SMWS는 올드 보틀이 좋다. 내가 구매한 녀석들도 올드 보틀이 된 후에나 마셔야 하려나...

Highland Park 12 yo Dumpy. 하팍 구구형이라고 하셨나, 정확히 잘 모르겠다. 덤피는 보틀 모양인데, 1900년대 중후반에 많이 사용하덜 보틀이라고 한다. 정제된, 고운 피트 힌트와 말린 과일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쫀득함 질감과 좋은 바디감, 제법 강건한 구조감과 좋은 밸런스, 12년임에도 랑시오한 숙성감.
사실 올드보틀이라고 꼭 좋은 건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보틀을 만나면 확실히 뭔가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모둠 수육이 꽤나 실하다.

Knob Creek Single Barrel Reserve 9 yo. 예쁜 체리, 은은한 오크, 구수한 너트 뉘앙스. 은근 편안하고 순한 느낌인데 순서 때문이 아닐까 싶다. 앞의 라이가 너무 강렬했으니까. 충분히 매력있고 잘 만든 라이. 마셔 본 납크릭은 다 괜찮은 걸 보니 믿고 골라도 될 것 같다.

일본에서 핸드 캐리 해 온 보틀.

Jak Daniel's Single Barrel. 고급진 라이가 줄줄이 출동하는구나.


Rye USAWine Traders라는 곳에서 고른 배럴이고 배럴 하우스 넘버는 1-09, 배럴 넘버는 24-01447, 병입일은 2024년 2월 13일.

그런데 막상 마셔 보니 드라이한 미감이 다소 거친 느낌이고, 과일 풍미보다는 풀, 약재 뉘앙스가 터프하게 드러난다. 강한 알코올에 입과 목이 살짝 타는 듯한 느낌도 들고. 전적으로 좀 아쉬웠달까.

Mission Wine & Spiritsm Old Scout Straight Rye. 5년 숙성에 알코올 57.6%.


달달한 과일 사탕 같은 풍미에 은은한 너티 힌트, 라운드한 미감. 눈이 번뜩 뜨이는 맛이나 새롭고 독특한 스타일은 아니지만, 누가 먹어도 좋아할 맛이 아닐까.

Blue Run Double Oak Single Barrel Rye. 배럴 넘버 10F, 알코올 53.75%. 초콜레티 오크가 점잖게 드러나며, 시나몬, 체리 코크 같은 뉘앙스가 더해진다. 전형적 프리미엄 라이의 느낌. 맛있다.

나비 문양은 오크로 만든 거라고.

투명한 병 뒷면의 텍스트는 읽기가 어렵다. 대략 새 토스티드 오크 배럴 두 개에서 (차례로) 숙성한 후 블렌딩 없이 그대로 병입한다는 이야기인 듯.

Alberta Premium Limited Edition CS Rye Whisky. 라이 위스키답지 않은 보틀 쉐입이다. 그런데 이름이 낯익다 했더니 짐 머레이(Jim Murray)가 여러 번 올해의 캐나다 위스키로 꼽았었다. 2021년에는 올해의 세계 위스키로 뽑혔는데, 그 기사를 봤던 듯. 증류소는 산토리 그룹 소유라고.

레이블 좌측 상단에 100% 라이를 사용한다는 로고가 있다. 알코올으 63.7%로 다소 높은 편.

열대과일 사탕, 캐러멜 시럽, 화사한 플로럴 허브, 달달한 감초, 살구씨 뉘앙스. 풍미는 마음에 드는에 입에서의 구조감과 질감은 다소 아쉽다. 요것만 별도로 공들여 마시면 어떤 느낌일 지 궁금.

Ardbeg Smokiverse. 톡 쏘는 스모키 피트, 날선 질감, 쏠티한 피니시. 뭐랄까, 젋고 톡톡 튀는 느낌인 건 알겠는데 나한테는 좀 버겁다. 지난 번 아드벡데이 팝업에서 마셔 보고 실망한 후 이날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최근 마셔 본 아드벡의 NAS들은 절대적이든 가성비를 따지든 대체로 실망스럽다. 디자인과 마케팅 신경쓰는 것만큼 내실도 좀 다져 주면 좋으련만. 뭐, 좋아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으니 개취의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내가 가져간 SMWS 39.280(Linkwood) 11yo. 내가 가져간 거라 마시지 않으려 했는데, 다들 호평을 하시는 걸 듣고 한 모금 맛을 봤다. 달달한 과일 사탕, 피니시에 후추 스파이스. 둥근 질감과 준수한 밸런스, 가볍고 섬세한 풍미와 깔끔한 피니시. 전반적으로 편안하고 무난한 버번캐다. 나중에 제대로 다시 맛을 봐야지.

뒤늦게 한 분이 도착해 새로운 보틀이 등장했다. 이때는 슬슬 정줄을 놓기 시작한 상황이라 간단한 메모조차 하지 않았다. 사진의 포커스처럼 정줄도...

일단 양조주 두 병.

모리시마 오마치 준마이다이긴조 모던 클래식(森嶋 雄町 純米大吟釀 Modern Classic).


생산한 지 얼마 안 된 데다 칠링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히이레인데도 맛이 깔끔하고 부드러우며 향긋한 백도 향이 일품이다. 모리시마도 눈에 띄면 집어야 할 사케.

Angelica Zapatam Malbec Alta 2019. 바이올렛, 블루베리, 블랙베리, 시나몬 캔디, 라벤더, 균형 잡힌 오크. 아르헨티나 와인이지만 왠지 미국적 스타일이 느껴지는 와인이다. 어쨌거나 와잘잘.

안젤리카 자파타는 카테나 자파타 와이너리를 일으킨 니콜라스 카테나 자파타의 어머니 이름이다.

Glenmorangie Nectar d'Or. 빈티지가 적혀 있지 않은 올드 보틀이다. 최근 넥타 도르는 소테른 캐스크 외에 다른 스위트 와인 캐스크들도 피니싱에 사용하고 있는데. 어쨌거나 이것도 맛있었다... 역시 올드 보틀인 건가!!!

Boulard, V.S.O.P Eau-de-Vie de Cidre. 아래 A Blend of Calvados Pay d'Auge V.S.O.P.라는 문구가 붙어 있다. 요건 레이블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마셨는데, 원재료인 사과의 풍미가 예쁘게 드러났고, 오크 뉘앙스와의 밸런스도 아주 좋았다.

12배럴 컬렉션이면 배치 당 12개의 배럴만 썼다는 걸까.

보틀 모양도 예쁘고, 마무리 식후주로 더할 나위 없는 술.

예쁜 걸로 마무리... 사람도 술도 음식도 양도 속도도... 모두 좋았던 모임이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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