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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Stockade Brew, Duel Hoppy Lager / 두엘 호피 라거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6. 30.

편의점 CU에 호주 크래프트 비어가 들어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소식을 전해준 사람은 수입사에 근무하는 후배. 테이스팅을 해 보겠냐는 솔깃한 제안에 OK사인을 냈더니 당장 구매상풍권이 날아왔다. 쇠뿔도 단번에 빼랬다고 당장 CU로 직행.




주류 코너에 갔더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오직' CU에서만♥'이 포인트. 가격도 아주 나이스하다.





라거 하나, 페일에일 하나, IPA 하나. 세 병 모두 조그만 장바구니로.





안주거리도 같이 사려고 했는데 적당해 보이는 녀석이 솔드 아웃이다. 어쩔 수 없이 그냥 꼬북칩 하나 챙김.





세 병 쫙 늘어놓으니 레이블도 제법 매력적이다. 마침 시작하는 야구 보면서 한 병 오픈하기로.





처음이니 역시 라거로. 그런데 그냥 라거가 아니고 호피 라거다.




일단 IBU가 30으로 라거 치고는 제법 높다. 몰트(malt)는 필스너(pilsner)와 비엔나(vienna)로 주로 라거 계열을 양조할 때 쓰이는 맥아다.


사용된 홉은 이니그마(enigma), 센테니얼(centennial), 모자이크(mosaic). 일단 센테니얼과 모자이크는 IPA/페일에일 등 에일 계열 맥주에 자주 사용되는 홉. 센테니얼은 플로럴, 시트러스 계열의 아로마 홉으로 크래프트 브루잉에서 자주 사용되는 홉이며 모자이크는 얼씨(earthy), 플로럴, 프루티 등 복합적인 풍미에 쌉쌀함도 강한 홉이다. 이니그마는 조금 생소한데 호주에서 개발한 홉이다. 정확히 규정하기는 어렵지만 프루티한 풍미를 더하는 홉으로 분류되는 듯.




추천 매칭은 생선, 스파이시 푸드, 치킨, 샐러드. 저녁 식사로 카레를 먹었으니 제법 추천 매칭을 지킨 셈. 사용된 재료는 정제수, 보리맥아, 홉. 알코올은 4.7%. 이렇게 친절하게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레이블 좋다. 





잔은 리델 베리타스 비어 글라스를 사용했다. 이름으로 사용된 두엘(Duel)은 '결투'라는 뜻.



 


백레이블에서 이름의 의도를 드러내는데 비엔나 몰트가 풍부한 마우스필을 제공하는 반면 드라이 호핑한 이니그마 홉이 송진(솔 수지) 향을 동반한 화끈한 화력을 드러낸다고. '일반적인 라거가 아니다(not your average lager)'라는 문장은 과연 실화일까. 



맛을 보면 알겠지.



Stockade Brew, Duel Hoppy Lager / 두엘 호피 라거


갈색 빛이 감도는 짙은 오렌지 컬러. 사진으로 찍힌 것 보다는 조금 밝은 느낌이다. 거품은 섬세하진 않지만 제법 지속력이 있어 몇 모금 마실 때 코를 대면 오렌지, 자몽 등 확연한 시트러스 향이 전체 아로마를 지배한다. 거기에 더해지는 가벼운 허브와 솔 내음. 한 모금 머금으면 부드러운 미감에 프루티한 풍미가 주도적으로 어필한다. 과일 쥬스를 섞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 덕분인지 쌉쌀함은 별로 강하게 드러나지 않으며 목넘김 후의 미감 또한 편하다. 어떤 의도로 'fire'라는 단어를 사용한 것인지 살짝 의문이 들 정도. 'hoppy'의 의미는 확실히 'american hop'의 느낌이라는 것은 제가 알겠습니다-_-;;


확실히 일반적인 라거를 생각하며 이 '호피 라거'를 샀다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외려 페일 에일에 가까운 인상으로 확실히 일반적인 라거는 아니다. 하지만 입에서 유순하고 맛있게 느껴지는 것 또한 사실. 이렇게 되면 페일 에일도 궁금해진다.





밖에서 2차를 하다가 알코올이 모자라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안주를 집어들고 맥주 코너 앞에 섰다면, 이 맥주가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거슬림이 없고, 순하며, 프루티하므로 누구라도 한 병을 다 비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본 후기는 “인터와인으로부터 구매상품권을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느낀 대로 솔직히 작성했습죠 제가 좀 그렇습니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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