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트라피스트 맥주!
준데르트 트라피스트(Zundert Trappist).
2014년에 트라피스트 인증을 받은 네덜란드 맥주다. 공식 양조장 이름은 Trappistenbrouwerij de Kievit.
현재 총 11개의 트라피스트 비어 중 7곳(Achel, Chimay, Orval, Rochefort, Westvleteren, Westmalle, La Trappe)은 비교적 양조 역사가 오래된 반면 나머지 네 곳(Stift Engelszell[오스트리아, 2012], Spencer[미국, 2013], Zundert[네덜란드, 2014] Tre Fontane[이탈리아, 2015])는 비교적 신생에 속한다.
단지 11개 양조장에서 생산한 맥주만 부착할 수 있는 'Authentic Trappist Product' 로고. 준데르트에서는 공식적으로 한 가지 맥주만 출시한다. 알코올 8%,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맥아, 설탕, 호프, 흑후추, 효모.
레이블에 그려진 독특한 새는 Kieviet인데 구글에서는 '댕기물떼새'로 번역해 준다. 잔은 리델 베리타스 비어 글라스를 사용... 하려고 했는데 세척을 잘못했는지 약간 비릿한 냄새가 난다-_-;;;
급하게 잘토 화이트 글라스로 변경. 덕분에 섬세하고 촘촘했던 헤드가 성글어졌다ㅠㅠ
Trappist Zundert / 트라피스트 준데르트
브라운 앰버 컬러에 풍성한 베이지 헤드(였었다...ㅠㅠ). 향긋한 벨지언(이건 네덜란드 에일이지만..) 특유의 에스테르와 볶은 곡물 향기, 캬라멜 힌트, 톡톡 튀는 스파이스와 허브. 입에서는 가벼운 단맛과 쌉쌀한 피니시의 밸런스가 좋다. 볶은 콩 같은 고소한 풍미에 스모키 힌트가 가볍게 묻어나며 지나치게 무겁지 않아 무난하게 잘 넘어간다.
풍미나 스타일, 바디와 알코올을 보면 트리펠(Tripel) 같은데 경험했던 트리펠들보다 컬러가 좀 많이 짙다. 이론적으로도 트리펠은 금빛에 가까운 것으로 알고 있는데. 궁금해서 찾아보니 ratebeer.com이나 beeradvocate.com 같은 사이트에도 트리펠로 구분하고 있다. 그렇군.
잘 만든, 좋은 맥주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인 취향을 저격하지는 못한 듯, 아주 깊은 인상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누군가 맛있냐고, 추천할 만 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듯.
뱀다리.
맥주를 따라 한 모금 마시다가 생각해 보니, 그 이유를 까맣게 잊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바로 요거, 마늘 부어스트.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에서 만든 수제 햄이다. 주문 즉시 만들기 시작해서 바로 배송해 준다. 성심을 가지고 만드는 것이니 품질이야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고. 수도원에서 만든 햄과 함께 먹으려고 '수도원 맥주'를 꺼낸 건데 배가 고픈 상태에서 급하게 먹으려다 보니 본론을 잊었네 그랴.
급한 대로 몇 조각 슥슥 잘라서 냠냠. 마늘부어스트는 익힐 필요없이 그냥 먹으면 된다. 물론 구워서 밥반찬으로 먹어도 OK.
살아있는 육질과 부드러운 부분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은은한 허브와 마늘향이 매력적으로 감돈다. 오오, 이거 정말 맛있다. 취향 제대로 저격. 결국 오늘의 주인공은 소시지인갘ㅋㅋㅋㅋ
참고로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에서 만드는 햄은 마늘 부어스트를 포함해 겔브부어스트, 바이스부어스트 등 세 가지. 아래 사이트에 방문하면 구매할 수 있다. 난 세 개 모두 주문했지롱.
분도식품: http://bundofood.com/bbs/board.php?bo_table=board_gallery
간만에 맥주 쇼핑을 했더니 마음이 풍요롭다. 역시 가을은 천고마비, 아니 개념마비의 계절.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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