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의 과음으로 자제하려던 마음이 깔라마리 튀김의 공격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해산물 로제 파스타는 거들 뿐.
마침 리스트에서 적당해 보이는 맥주가 눈에 뜨인다.
이탈리아 맥주 비라 모레티(Birra Moretti). 일반적으로 보이는 녀석이 아니라 도피오 말토(Doppio Malto)다.
도피오는 이탈리아어로 더블, 그러니까 몰트를 듬뿍 써서 도수가 높은 맥주다. 실제 이 녀석의 알코올 7%로 제법 높은 편. 그런데 이름을 보니 다른 의미도 있는 것 같다.
레이블 하단에 쓰여진 문구 Malto di Frumento는 밀맥아라는 뜻. 그러니까 밀 맥아를 보리맥아와 함께 써서 더블 몰트라는 이름을 붙인 것. 원재료가 정제수, 홉, (효모), 보리맥아, 밀맥아 다.
Birra Moretti, Doppio Malto /비라 모레티 도피오 말토
제법 진한 갈색 컬러에 조금은 거친 거품이 제법 풍성하게 올라앉았다가 마지막 모금까지 옅은 층 정도는 지속된다. 코를 대면 향긋한 과일향과 은은한 홉 향기. 입에 넣으면 너무 달거나 헤비하지 않은 깔끔한 몰티함. 밀맥아 사용 맥주 답게 온화하며 부드러운 질감 또한 마음에 든다.
대전의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마셨는데 일반 비라 모레티와 같은 가격인 8,000원에 판매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요 녀석을 선택하는 게 인지상정. 마트에서도 팔면 종종 사다 마실 것 같은데 말이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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