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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와랑 @ 어촌횟집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6. 7. 19.


간만에 와랑 정모(?).


특정 와인 수입사 사이트에서 만난 우리가 

이렇게 오랜 기간 좋은 인연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참으로 신기하다.



각설하고 먹은 것들.



멤버가 모이길 기다리며 행님께서 가져온 이태리 북부 화이트 두 병.

이태리 북동부 가르다(Garda) 호수 주변에서 생산되는 개성적인 와인들이다.


레이블도 참 단아하고 이쁘다.




Cantine La Pergola, Zubli Garda Classico DOC 2015


가르다 클라시코 DOC 와인은 처음 마셔보는 듯.

이름대로 롬바르디아 주 가르다 호수 부근에서 만들어지는 와인.

리슬링 70%, 샤르도네 15%에 토착품종인 인크로시오 만쪼니(Incrocio Manzoni) 15%로

특이한 블렌딩 비율을 보인다... 그런 만큼 맛도 특별함.

리슬링 다운 허브와 라임, 설익은 핵과 등 녹색의 풋풋함과 미네랄이 도드라지며 중심을 잡고

샤르도네답게 가벼운 유질감과 은근한 이스트 향이 감돈다.

모과 같기도 한 뭔가 모를 독특한 아로마가 매력적인데 정확히 표현하기 어렵다.

바디는 미디엄 정도로 가벼운 느낌이고 산미도 처음엔 튀는 듯 했으나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는 타입이지만 대중적으로 인기가 많을 스타일은 아님.






Cantine La Pergola, Biocora Lugana DOC 2015


이 역시 가르다 호수 주변에서 나오는 와인... 루가나 DOC.

국내에는 Zenato, Ca' Lojera 등을 비롯해 몇 가지 루가나 DOC가 수입되고 있다.

품종은 루가나의 트레비아노... 다른 트레비아노와는 성격이 많이 다르다고.

앞의 것 보다는 조금 더 도드라지는 유질감, 미디엄풀 정도의 바디와 진한 이스트 뉘앙스.

자두, 살구, 매실 등 잘 익은 핵과와 사과 풍미에 크리미한 느낌이 더해진다.

컬러 또한 제법 진한 골드인데 앞의 것이 푸른 빛 감도는 페일 레몬인 것과 비교된다.

넉넉한 스타일에 산미와 풍미, 미네랄감의 균형이 훌륭하다.


요 쪽이 한국 시장에는 좀 더 잘 맞을 듯 하지만, 

제나토의 루가나도 고전 중일 정도로 한국에서는 마이너 아펠라시옹이다보니 쉽지는 않아 보인다.


부디 한국 시장에서 잘 살아남았으면 좋겠음.




멤버들이 속속 도착하고 음식도 서빙되기 시작.



알이 꽉 찬 시샤모.




해삼, 멍게, 개불, 전복.




갓 데친 문어.




제철 농어.




도미... 머리는 따로 구워서 주셨음.




도미와 함께 마신 막ㅎ사네 블랑.

사는 대로 사네 가는 대로 사네 그냥 되는 대로 사네...-_-


Domaine Michel Magnien, Marsanney Blanc 2012


이쁜 오크의 향긋한 꽃향과 열대 과일 향, 토스티 뉘앙스, 그리고 잘 익은 과일 풍미의 완벽한 조화.

요거 하나로 올킬이다... 잘 만든 와인이라는 느낌이 확.

파인애플, 트로피칼 후르츠 향에 정제된 산미 또한 훌륭하며 방순한 과일 풍미가 피니시기까지 맑게 이어진다.

더할 나위 없는 시음적기이지만 조금 더 묵혀서 오크를 조금 죽인 후 마셔도 좋을 것 같다.


내가 가져온 거지만 이날의 베스트... 물론 다른 와인들도 너무 좋았지만 

각종 회와 머리구이, 심지어 매운탕과도 가장 잘 어울린 와인이 막사네가 아닌가 싶다. 

요건 눈에 보이면 더 사고 싶은데... 누구한테 물어 봐야 하려나.





최종 리스트.


Champagne Bollinger Special Cuvee NV

사실 이게 홀대 받을 와인이 아닌데... 게다가 조금 묵은 보틀을 사서 3)년 정도 추가 숙성한 녀석이다.

그래서인지 일반적으로 굵은 선을 보여주는 볼렝저가 플레인 요거트 같은 깔끔한 유산향과 함께

섬세한 터치와 탄탄하지만 비교적 가는 선의 느낌을 보여주었다.

요것도 상당히 매력적일쎄.... 어쨌거나 볼렝져는 훌륭하다.



Frei Brothers Reserve Chardonnay 2013 Russia River Valley

구수한 견과, 토스티 오크 뉘앙스와 잘 완숙 자두 풍미의 결합.

풀 바디에 편안하지만 밀도 있는 풍미, 약간 강한 알콜감...

요거도 상당히 맛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밀려 버렸네.



Le Prieure de Saint-Ceols, Menetou-Salon 2008

내 기억으론 메네투-살롱의 레드를 마셔 보는 것도 처음이다.

이게 품종이 뭔지도 헷갈렸는데 중앙에서 동쪽으로 가면 레드는 피노 누아.

이 녀석도 피노 누아인데 척 따르는 순간 오렌지빛 감도는 페일 가넷 컬러가 과한 숙성의 느낌을 준다.

향은 주로 칡이나 도라지, 감초 같은 나무(뿌리) 계열 향기, 버섯 우린 물, 약간의 스파이스.

과일 풍미는 거의 잦아들었지만 말린 붉은 베리 같은 힌트가 살짝 있다.

처음엔 너무 가볍고 시음적기도 지난 것 같아 아쉬웠는데 마시다 보니 감칠맛(?)이 있는 것 처럼 입에 착 붙기는 한다.

몇 년 전에 만났어야 할 와인인 것 같지만 어쨌던 좋은 경험이었고 맛있게 마셨다.




역시나 즐겁고 유쾌한 와랑 모임.

가게 사람들 다 나갈 때 까지 신나게 웃고 떠들었다.




이태원 경리단길 맥파이 골목 끝에서 내방역 2번출구 지하로 이전한 어촌횟집.

우여곡절 끝에 옮기신 거라 안타까움이 있고 나도 경리단이 더 가까워서 아쉽긴 하지만 여기도 아늑하니 나쁘지 않다. 

언제 WINEY 모임도 한 번 해야지... ㅋㅋㅋㅋ


자알 먹었다.



20160718 @ 어촌횟집(내방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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