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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Domaine des Herbauges, Muscadet Cotes de Grandlieu Sur Lie 'Classic' 2016 / 도멘 데 에르보주 뮈스카데 꼬뜨 드 그랑리외 쉬르 리 클래식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5. 3.

도멘 데 에르보주 뮈스카데 꼬뜨 드 그랑리외 쉬르 리 클래식(Domaine des Herbauges Muscadet Cotes de  Grandlieu Sur Lie 'Classic'). 이름도 길고 한국식으로 발음하기도 어렵다. 중요한 포인트는 품종과 생산 방식.

 

뮈스카데(Muscadet)를 품종 이름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많은데 뮈스카데는 그냥 AOC명이다. 사용하는 품종은 믈롱 드 부르고뉴(Melon de Bourgogne). 품종 명에서 알 수 있듯 부르고뉴에서 유래한 품종인데, 정작 부르고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로마틱한 뮈스카(Muscat) 품종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뮈스카데는 해산물, 특히 굴, 홍합 등 조개류와 잘 어울린다. 특히 이 와인을 생산하는 루아르 낭테(Nantes) 지역에서 어패류와 곁들여 마신다. 사실은 나도 겨울에 해산물과 마시려고 구매했던 건데 결국 늦은 봄이 되어서야 코르크를 열게 되었다.

또 하나는 쉬르 리(Sur Lie). 효모 찌꺼기 위에서 숙성한다는 의미인데, 발효를 마친 후의 효모 찌꺼기들과 함께 숙성하며 주기적으로 저어 주면 효모가 자가분해되면서 와인에 풍미와 질감을 더해 준다. 낭테 지역에서 좋은 품질의 뮈스카데를 만들 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방법으로, 잘 모르는 생산자의 와인이라면 레이블에 'Sur Lie'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물론 부르고뉴 등 다른 지역에서도 유사한 목적으로 종종 사용하는 기법이다.

 

뮈스카데 꼬뜨 드 그랑리외 AOC는 낭트 남쪽에 넓게 펼쳐져 있는데, 가운데 있는 그랑리외 호수(Lac de Grandlieu를 중심으로 240ha 정도의 소규모 포도밭이 조성돼 있다. 생산량 또한 1만 hl 수준이라 한국에 들어오는 게 신기할 정도다. 화강암과 편마암, 운모가 섞인 편암(mica schists) 토양을 약간의 자갈과 모래가 덮고 있다. 온화한 해양성 기후 덕분에 포도가 빨리 익어 신선함과 완숙한 과일 풍미를 두루 갖춘 포도를 생산한다.

참고로 페이 낭테(Pays Nantes) 지역의 대표적인 AOC뮈스카데 세브르 에 멘느(Muscadet Sevre et Maine)다. 위 지도에서 그랑리외 동쪽 끌리송(Clisson) 마을 위에 위치한 AOC로 페이 낭테 포도밭의 80% 이상이 집중되어 있다. 

 

그런데 병목에 있는 도멘 이름과 레이블에 있는 도멘 이름이 다르다. 병목에는 도멘 제롬 쇼블레(Domaines Jerome Choblet)가, 레이블에는 도멘 데 에르보주(Domaine des Herbauges)가 적혀 있다.

 

코르크도 마찬가지. 찾아보니 제롬 쇼블레(Jerome Choblet)는 마케팅과 양조학을 공부하고 1988년 도멘 데 에르보주를 물려받은 인물이다. 도멘의 5대인데, 부근의 플롯을 세심하게 골라 87ha의 포도밭을 확보하면서 도멘 데 에르보주 외에도 도멘 데 로슈 블랑슈(Domaine de Roche Blanche), 샤토 드 라 피에르(Chateau de la Pierre) 등을 소유하게 되었다고. 아마 이것들을 묶어 '도멘 제롬 쇼블레'라고 하는 듯.

 

안주는 조기 구이. 작지만 밥도둑이다. 심하게 비리지 않은 생선이라 와인과도 비교적 잘 어울리고.

 

Domaine des Herbauges, Muscadet Cotes de  Grandlieu Sur Lie 'Classic' 2016
도멘 데 에르보쥬 뮈스카데 꼬뜨 드 그랑리외 쉬르 리 클래식 2016

14K 골드 컬러에 상큼한 사과 향과 시트러스 산미, 미네랄 뉘앙스가 기분 좋게 어우러진다. 가볍게 짭조름한 미감과 깔끔한 피니시 또한 매력적. 생선과도 아주 잘 어울려서 물만 밥에 생선 올려 먹듯 술술 잘 들어간다. 바닷가의 경치가 저절로 떠오르는, 편안하게 즐기기 딱 좋은 뮈스까데.

 

효모 찌꺼기 위에서 9-18개월간 숙성해 복합미와 부드러운 질감을 살렸다. 추천 페어링은 해산물, 구운 생선, 치즈. 아페리티프로 마셔도 좋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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