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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SixPoint Brewery, The Crisp Lager / Resin IIPA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2. 15.



청량음료처럼 얇고 귀여운 캔. 펑키한 디자인. 




식스포인트 브루어리(Sixpoint Brewery)의 라거와 에일.



식스포인트의 맥주는 난지캠핑장에서 '문재인 당선 기념 난장파티(?!') 할 때 처음 마셔봤는데 상당히 좋았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때 마셨던 맥주가 아마...



이거였던 듯... 페일 에일이었는데 시트러스 & 노란 과일의 달콤한 풍미과 적지 않은 아메리칸 홉향과 기가 막히게 어우러졌던 기억. 그렇게 마실 게 많았음에도 최소 2캔 정도는 마셨던 듯.





오늘은 라거로 시작.




Beer is culture. 멋지다. 


식스포인트는 2004년 뉴욕에 설립되었는데 브루클린 브루어리(Brooklyn Brewery), 레드 훅(Red Hook) 등과 이웃이라고. 캐그용 드래프트만 만들다가 2010년부터 캔입을 시작했고 2017년부터는 살균과 여과를 하지 않은 맥주(raw and unfiltered)를 캔입하고 있단다. 


병은 사용하지 않고 100% 캔맥주만 만드는데 캐그가 최적의 저장용기라면 캔(nanokeg)은 두 번째로 좋은 저장용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아마 환경 및 유통편의 등을 고려한 것이 아닐까 싶다. 





요렇게 한글 백레이블이 오리지널 백레이블을 가리는 건 참 아쉽다. 물론 규정상 붙여야 하고 붙일 곳이 없어서 그런 건 이해하겠는데... 차라리 하단의 이미지나 국내에서는 불필요할 바코드 같은 것 위에 붙이면 어떨까.




formulated by the Mad Scientists. 


미친 과학자는 그들의 양조 철학을 대변하고 양조 공식을 규정하는 표현이다. 그들은 '특정한 맥주 스타일'을 좇기 보다는 그들이 만들고 싶은 맥주를 먼저 과학적으로 규정한다. 예컨대 'IPA를 만들어야지. 그러려면...'이 아니라 만들고 싶은 맥주의 컬러, 향, 풍미, 느낌 등을 먼저 규정하고 그것을 만들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다. 그를 위해 편견을 깨고 한계를 넘나들되 과학적으로 접근한다.





SixPoint Brewery, The Crisp Lager / 식스포인트 더 크리스프 라거

라거 치고는 오렌지에 가까운 진한 옐로 컬러에 풍성한 헤드도 오래 지속된다. 코를 대면 향긋한 홉 향이 비교적 신선하게 피어난다. 입에 넣으면 청량한 인상과 함께 꽃, 혹은 은은한 과일 풍미도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매적적인 달콤한 볶은 보리의 풍미에 제법 씁쓸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홉이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강화된 필스너에 아메리칸 페일 에일의 뉘앙스가 살짝 녹아 있는 느낌. 독일산 할러타우 홉과 테트낭 홉을 드라이 호핑하여 특징적인 플로럴 아로마를 만들어냈다고.


와, 이거 진짜 강렬한 라거 딱 한 캔 마시고 싶을 때 최적일 듯. 근데 난 한 잔 더 마셨지..




레이블 하단에 용량(355ml)과 알코올(5.4%)는 물론 IBU(44)와 SRM(5.9%)까지 표시하고 있다. 마지막은 큰 스타일 카테고리(Lager). SRM은 맥주의 컬러 스케일인데 대략 5.9면 라거 치고는 진한 컬러에 속한다.



맥주 마시려면 컬러 공부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에일. 그런데 이거 스펙이 심상치 않다. 알코올 9.1%에 IBU가 103... 임페리얼 IPA다-_-




요것도 백레이블이 에러.




SixPoint Brewery, Resin IIPA / 식스포인트 브루어리 레진 IIPA

밝은 앰버 컬러에 풍성한 화이트 헤드. 이름에서 오는 편견 때문인지 솔향이 정말 강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지나치게 greeny하거나 화한 인상은 아니고 개운한 허브와 향긋한 플로럴 티의 온화한 풍미가 곁들여저 균형을 잡는다. 입에서도 쌉쌀함이 강한 편이지만 생각보다 부담스럽지는 않은 게 아마도 달콤한 맥아 풍미와 자몽청처럼 진한 시트러스의 여운이 밸런스를 잡아주기 때문인 듯. 막강한 씁쓸함이 싫지 않고 외려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유다. 다양한 홉을 써서 복합적인 홉 풍미를 매력적으로 표현해 냈다.





와, 나 이집 팬 될 듯. 마신 맥주가 다 맛있고 개성있다.





'불+공기+물+토양=존맛' 이라는 로고라는데 그냥 다윗의 별 아님?





담에 가면 라거랑 딴 거 좀 더 사와야지.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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