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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조지아 와인 마스터 클래스(The Unique Wines of Georgia) @ 아시아 와인 트로피 컨퍼런스 2018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10. 9.



아시아 와인 트로피와 함께 진행된 행사인 아시아 와인 컨퍼런스 프로그램 중 하나였던 조지아 와인 마스터 클래스, The Unique Wines of Georgia). 




스피커는 와인 저널리스트 대럴 조셉(Darrel Joseph). 중부 유럽과 동부 유럽, 그리고 코카서스 와인 전문가다. 아시아 와인 트로피 심사에서는 내가 속한 7조의 리더이기도 했음.




조지아 와인의 역사 개괄. 조지아는 와인양조의 원조국 중 하나로,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의 뿌리깊은 전통이 있다. 8,000년 전 포도씨는 물론 기원전 3-4세기의 유물들이 다수 발견되었다고. 조지아는 케브리(Qvevri)라는 흙으로 만든 항아리(?)를 사용하여 와인을 양조하는 독특한 전통이 있는데, 이는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이다. 525종의 토착품종이 있으며, 요즘은 그 중 약 25종 정도를 양조에 사용한다.


Qvevri을 어떻게 발음해야 할 지 난감할 수 있는데 [Ke-vree]라고 한다. [케-브리], 혹은 [케-브레] 정도 될 것 같은데 여기서는 케브리로 썼다.





조지아의 와인 생산지역. 15만 ha에 달했던 포도밭은 소련을 거치며 5만 ha까지 줄어들었다. 연 생산량은 1억 리터 정도로 화이트 와인이 75%를 차지한다. 18개의 PDO가 있는데 가장 중요한 지역은 카케티(Kakheti)다.  




카케티의 포도밭 면적이 33,000 ha니까 조지아 전체 포도밭 면적의 66%정도를 차지하는 셈. 주요 포도 품중은 르카치텔리(Rkatsiteli)와 므츠바네(Mtsvane)이며 레드는 사페라비(Saperavi)다. 특히 사페라비는 구 소련의 레드 와인 중 최고의 지위를 누렸다고 한다. 생산되는 와인 중 케브리를 이용해 양조하는 와인은 2% 정도.




주요 수출국과 수출량, 금액.





요것이 바로 전통 방식으로 와인을 만들 때 사용되는 케브리다. 바닥 부분이 뾰족하며 보통 땅에 묻는다. 이날 소개된 13종의 화이트 &로제 & 레드 와인은 모두 케브리로 양조한 것. 내추럴 이스트를 사용하며 이산화황은 안 쓰거나 최소한만 사용한다.



먼저 화이트 와인 6종. 조지아 와인은 첫 경험이라 시음기라기 보다는 떠오르는 것과 들은 설명을 무작위로 적었다고 하는 편이 맞겠다. 




Chelti Estate Winery,  Rkatsiteli Qvevri 2016 Kakheti

잘 익은 노란 핵과, 오렌지 껍질, 입에서는 본 드라이에 가벼운 쌉쌀함이 느껴진다. 






Schumann Vinoterra, Rkatsiteli 2016 Kakheti

앞의 와인과 유사하지만 조금 더 노란 금빛이 강하게 느껴진다. 약간의 감초와 흙내, 도라지, 은근한 탄닌감이 느껴지지만 질감은 좋으며 좀 더 진하게 느껴진다. 위 와인보다 좀 더 오랜 시간을 케브리에서 보낸 듯.






Schumann Vinoterra, Mtsvane 2016 Kakheti

그야말로 잘 익은 살구 향이 프루티한 인상을 강하게 각인한다. 주시한 풍미에 가벼운 스파이스, 가벼운 단맛이 살짝. 전반적으로 부드럽다.





처음 세 종류의 와인만으로 특별한 인상을 받았다. 와, 이거 진짜 독특하다.





마라니(Marani)라고 하는 옥외셀러다.  주둥이만 내밀고 땅 아레 묻혀 있는 것은 케브리. 




마스터 클래스에 참석한 어떤 분은 케브리의 청소 및 위생 상태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하긴, 저렇게 되어 있으면 청소가 쉽진 않을 것 같다. 



요런 걸로 청소도 하고 와인도 떠내고 하는 것 같은데... 음....






Maranuli(Khareba Wien Group), Kisi Qvevri 2017 Kakheti 


키시는 르카시텔리와 치누리(Chinuri)의 자연적인 하이브리드 품종이다. 처음엔 오묘한 이국적 열대 과일 향이 드러나다가 너티한 풍미가 전체를 지배한다. 입에서는 탄닌감이 강하며 세이버리한 풍미와 쏠티한 미네랄이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와, 어떤 의미에서든 이거 물건이다. 레이블 디자인도 예쁘고 가격도 11달러면 상당한 듯. 



그런데, 2018년 <디캔터> 와인 어워드를 뒤적이다가,



마라눌리의 키시를 발견했다. 같은 빈티지가 무려 97점! 어워드에서 플래티넘을 받았다. 역시... 한국에 수입될 일이 있다면 참 좋겠는데. 생산자가 제안하는 적정 온도에서 다시 맛보고 싶다. (마스터 클래스에서는 차게 서빙되었음)






Makashvili Wine Cellar (Vaziani), Kisi 2017 Kakheti 

약간의 꿈꿈한 숙성 뉘앙스, 잘 익은 핵과 풍미. 문제는 탄닌이 강해서 씁쓸함이 느껴질 정도이며  상당히 드라이해 완숙한 과일의 달콤한 뉘앙스가 있음에도 부담스러울 정도다. 개인적으로는 참 힘들었음. 가격도 21유로로 바싼 편.






Lipartiani Wine House, White Qvevri 2015 Imereti

진한 노란 금빛에 프루티하지만 스파이스와 미네랄이 상당히 느껴진다. 직전 것 보다는 확실히 편안함. 크라쿠나(Krakhuna) 60%, 므츠바네 40% 블렌딩.






Pheasant's Tears, Chinuri 2015 Kakheti

뿌연 연두-노랑색. 그린 뉘앙스에 풋풋한 생그러움이 있다. 입에서는 순하고 부드러우며 레몬 라임, 파인애플 같은 새콤달콤한 과일 풍미가 매력적이다. 탄닌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생생하고 무엇보다 맛있다. 앞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그야말로 맛있다는 느낌의 와인. 프리런 주스를 케브리에서 9개월 숙성했다. 문제는 가격인데... 30달러면 우리 나라에선;;;






Pheasant's Tears, Tavkeveri Rose 2015 Kakheti

체리 루비 컬러에 걸맞은 딸기, 체리 향기. 약간의 애니멀 캐릭터가 더해져 즐겁고 맛있다. 





페즌츠 티어 와이너리의 화이트와 로제 와인.





이 사진은 왜 찍었을까... 찍을 땐 알았으나 적지 않아 기억이 안 나는 안타까운 상황;;;






Schumann Vinoterra, Saperavi 2016 Kakheti 

짙은 루비 컬러, 풀 바디에 강한 탄닌. 바이올렛, 장미 힌트, 블랙 커런트, 블랙 베리 풍미에 밸런스가 좋고 어리지만 마시기 편하다. 맛있다.


사페라비는 늦수확이 필요한 슈퍼 라이프 품종이라고 한다. 첫인상이 상당히 좋았음.





Khareba Winery, Monastery Qvevri Wine, Aladasturi 2016 Imereti

스파이스, 붉은 꽃과 베리, 구수한 뉘앙스. 매력적. 레드 중 유일하게 사페라비가 아닌 알라다스투리(Aladasturi) 품종으로 양조했다.






Vinagora, Saperavi Qvevri 2017 Kakheti

오묘한 (살짝 구린?) 숙성 뉘앙스, 치지, 사케 같은 이스티함. 의외로 입에서는 순하고 맛있는 딸기, 베리 풍미가 많이 느껴진다. 드라이하지만 친근한 타입. 






Khaketian Traditional Winemaking, Saperavi Qvevri 2017 Kakheti 

꽃, 커런트, 검붉은 베리와 자두, 촘촘한 탄닌과 좋은 밸런스, 구조감. 경쟁력 있어 보이는 와인이다.






Chelti Estate winery, Saperavi Qvevri 2015 Kakheti

예의 오묘한 꼬릿함과 치지, 이스티함. 그런데 희안하게도 향긋한 플로럴 아로마가 공존한다. 맛은 부드러우며 바디감과 밸런스가 훌륭한 볼드한 사페라비. 상당히 매력적이다.



막판에 시간이 모자라 레드들은 거의 입에 넣었다만 빼는 느낌으로 급하게 테이스팅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페라비 품종의 매력과 잠재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품종과 재배지역에 대한 연구와 자본이 뒷받침된다면 국제 품종으로서의 가능성까지 느껴질 정도.




전반적으로 조지아 와인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 볼 만 하다. 최근 내추럴 와인 붐과도 연결될 수 있고. 




어쨌거나 귀중한 경험이었다. 설명하느라 고생한 대럴과 좋은 세미나를 준비해 주신 관계자 분들께 심심한 감사를.






20180827 @ 아시아 와인 트로피(대전)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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