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갈증을 깨끗하게 씻어줄 수 있는 맥주, 시가 시티 브루잉 마가리타 고제(Cigar City Brewing, Margarita Gose). '상쾌하게 시큼한(refreshingly tart)'라는 문구가 눈에 띈다.
고제(Gose)는 독일 라이프치히 부근에서 16세기부터 양조되어 왔던 로컬 비어다. 세계 대전과 동독 공산화 등의 영향으로 잠시 명맥이 끊겼다가 1990년대 부활했다. 크래프트 비어 씬에서 주목하면서 활발하게 확산되는 스타일 중 하나. 새콤한 신맛과 (원료가 되는 물이나 소금 첨가로 인한) 짭짤한 맛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밀 맥아를 사용하여 부드럽고 온화하며 알코올 도수도 4-5%로 낮아 주로 여름에 갈증 해소용으로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녀석은 앞에 마가리타(Margarita)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마가리타는 데킬라를 기주로 오렌지 계열 리큐르와 라임 주스를 첨가해 만드는 칵테일. 아마도 시트러스 류의 뉘앙스와 짭짤한 미감이 마가리타의 풍미를 연상시켜서 이런 이름을 지은 게 아닌가 싶다.
전통적인 고제는 밀 맥아, 소금, 코리앤더를 사용하는데 마가리타 고제는 보리 맥아와 소금, 오렌지 껍질, 라임을 썼다. 알코올은 4.2%.
Cigar City Brewing, Margarita Gose / 시가 시티 브루잉 마가리타 고제
생각보다는 짙은 앰버 컬러에 성근 화이트 헤드가 올라앉았다가 금세 사라진다. 선명한 라임, 오렌지 필 향기에 연기 같은 미네랄과 염분의 뉘앙스 또한 확연하다. 새콤하고 짭짜름한 맛에 가볍고 신선해 술술 넘어간다.
오뎅탕과 저녁을 먹다가 마지막쯤에 오픈했는데,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주었다.
시가 시티의 맥주는 두 번째인데 둘 다 괜찮은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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