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방문한 제육원소에서 흥미로운 술을 마셨다. 고스넬스 엘더플라워 미드(Gosnells Elderflower Mead). 블라인드로 냈는데 소믈리에 출신의 와인 마케터인 후배님이 거의 정확하게 맞춰냈다. 꿀 베이스의 주류에 아카시아 같은 꽃향이 강하게 첨가돼 있다며... 역시 능력자.
미드(Mead)는 꿀을 발효해 만드는 그야말로 꿀술. 보통 맥아를 더해 만들고 향신료 등을 추가하는 경우도 많다. 역사적으로 그 기원이 상당히 오래된 술로, 신혼부부가 영원한 사랑을 맹세하며 첫날밤에 마시는 술로도 유명하다. 주료 영국이나 네덜란드에서 많이 만든다.
고스넬스(Gosnells)는 2013년 런던에 설립한 미드 양조장으로, 톰 고스넬(Tom Gosnell)이 미국 동부를 여행하다가 우연히 미드를 맛본 후 그 맛에 빠져 설립했다고 한다. 벌꿀술이다 보니 어떤 꿀을 쓰느냐가 중요한데, 고스넬스는 오렌지나무꽃에서 채취한 품질 좋은 스페인산 벌꿀을 사용한다고.
만화 <바텐더> 1권에서 명성 높지만 신경질적인 건축가의 의표를 찌르는 장면에 미드가 등장하기도.
개인적으로도 역시 꿀 풍미와 함께 적당한 단맛이 드러나며 엘더플라워 특유의 향긋한 꽃내음이 물씬 피어난다는 느낌. 처음엔 뭔가 눅진한 단맛이 나는 것 같아 살짝 거슬렸는데, 어찌 보면 예전의 달콤한 한국 와인의 풍미와도 살짝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한식 베이스의 퓨전인 제육원소의 음식들과 상당히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냉이 튀김은 물론 매콤한 제육볶음과 마시니 JMT 인정이다. 와... 이거 부모님이랑 같이 식사할 때 마시면 진짜 좋아하실 듯. 다음에 와인앤모어 가면 좀 더 사야겠다. 편하게 마시기 넘나 좋은 것.
이후 감자 새우 버터 볶음,
치킨 구이,
두부면 무침까지... 넘나 잘 먹었다. 제육원소는 레알 아지트 삼기 딱 좋은 곳.
20210302 @ 제육원소(쌍림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다른 술들도 즐겁게 마셨지만, 노트는 생략 ㅋ
Champagne Boizel Brut Reserve NV
Trapiche, Iscay 2015
분명 막 굴리셨다고 했는데 아직 너무나 어린 느낌. 충분히 익는다면 훨씬 매력적인 와인이 될 듯.
술아원 복단지... 정말 차원이 다른 복분자주.
Minaia, Gavi 2018
감귤류의 시트러스와 은은한 꽃향, 미네랄리티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상당히 매력적인 가비. 시간이 지날수록 그 풍미가 확실히 살아나는 게 정말 탑 티어 가비가 맞는 듯. 가격만 좀 더 낮으면 좋을 텐데...
Tenuta Buon Tempo, Brunello di Montalcino P. 56 2013
싱글 빈야드 부르넬로인데, 매콤한 스파이스와 허브가 제법 강하게 드러나는 강건한 타입이다. 요것도 좀 더 숙성하면 좋을 듯... 부온 템포의 기본급 브루넬로는 구매해 보는 걸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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