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와인을 소개하는 여덟 개 기사 중 내가 맡은 두 번째 기사. 미국 와인 산지는 캘리포니아에 집중돼 있고, 그래서인지 따뜻한 산지라는 인식이 강한데, 미국에도 서늘한 산지가 많고, 피노 누아 등 쿨한 품종들로 만드는 와인들이 많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싶어서 제안한 기사다. 심지어 캘리포니아 내에도 부르고뉴보다 서늘한 산지가 많다. 편견을 버린다면 즐길 수 있는 것이 훨씬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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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와인 탐구생활 5편 - 쏘 쿨~ 한 미국 와인!
잘 익은 검붉은 베리 풍미와 실키한 질감의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열대 과일 풍미와 버터리한 뉘앙스 가득한 샤도네이(Chardonnay)... 우리가 흔히 접하는 미국 와인 중에는 이렇게 완숙한 과일 풍미를 중심으로 온화한 인상을 풍기는 스타일이 많다. 한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고 미국 와인 전체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캘리포니아 와인인데, '캘리포니아는 따뜻한 지역'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은 이런 생각을 더욱 강화한다. 하지만 넓고 넓은 미국은 지역에 따라 기후가 다양하다. 예컨대 온화하다고 생각하는 캘리포니아에도 해안가를 따라 서늘한 기후를 드러내는 지역이 다수 존재한다. 태평양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캘리포니아 해류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안개가 땅의 열기를 식혀 주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피노 누아(Pinot Noir) 산지로 명성이 높은 오리건주 북부 또한 부르고뉴(Bourgogne)와 유사한 기후를 보인다. 뉴욕주 핑거 레이크(Finger Lake) 주변은 완연한 대륙성 기후로 빼어난 리슬링(Riesling)을 생산한다.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이렇듯 미국의 서늘한 지역에서도 다양한 와인들을 생산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 취향의 변화 등으로 서늘한 와인 산지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요즘, 미국의 서늘한 와인 산지들을 살펴보고 마셔볼 만한 와인들을 추천한다. 쏘 쿨(So cool~)한 미국 와인의 세계로 함께 떠나 보자.
캘리포니아 북부 해안
캘리포니아 해류는 북쪽의 차가운 한류를 실어 나르고 차가운 심층수를 끌어올려 캘리포니아 서쪽 해안가에 서늘한 기후를 형성한다. 이러한 캘리포니아 해류의 영향은 해안 지형이 산이냐 평야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예를 들어 해안가를 높은 산맥이 촘촘히 막고 있다면 차가운 바다 공기나 안개가 안쪽의 포도밭까지 도달하기 어렵다. 때문에 해안가의 차가운 공기는 보통 강이나 계곡의 낮은 지대를 타고 내륙으로 스며든다. 북서부의 대표적인 와인 산지 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의 앤더슨 밸리(Anderson Valley AVA)가 대표적이다. 안개는 연안의 낮은 언덕을 타고 넘어와 나바로 강(Navarro River)을 따라 길게 깔린다. 유명 샴페인 하우스 루이 로드레(Louis Roederer)가 이 지역에 진출해 고품질 스파클링 와인을 만든다. 미국을 대표하는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 슈램스버그(Schramsberg) 또한 앤더슨 밸리의 포도를 일부 사용한다. 나파 밸리(Napa Valley)의 유명 와이너리 덕혼(Duckhorn)이 앤더슨 밸리에 진출해 만드는 골든아이 피노 누아(Goldeneye Pinot Noir) 또한 훌륭하다.
좀 더 남쪽 해안가에 위치한 소노마 코스트(Sonoma Coast AVA) 역시 내륙지역보다 훨씬 서늘하다. 특히 북부 해안가 산맥 안쪽에 낮고 넓게 펼쳐진 침하 지대는 태평양의 차가운 공기를 끌어들여 오전과 늦은 오후 시간대에 자욱하게 안개가 깔리는 장관을 연출한다. 러시안 리버 밸리(Russian River Valley AVA)는 샤도네이와 피노 누아 등 부르고뉴 품종으로 신선한 신맛과 좋은 골격을 지닌 와인을 만든다. 보통 빼어난 포도밭은 저지대의 동향 경사면에 위치한다. 일반적인 경우와 달리 저지대 포도밭이 더욱 서늘한 경향이 있는데, 안개가 오래 머물기 때문이다. 포트-로스 씨뷰(Fort-Ross Seaview AVA)를 비롯해 좀 더 북쪽 해안에 가까운 지역들 또한 소노마 코스트에서 가장 서늘한 지역으로 손꼽히며 뛰어난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 산지로 명성을 얻고 있다.
소노마 밸리와 나파 밸리 남단을 공유하는 카르네로스(Carneros AVA) 역시 산 파블로 만(San Pablo Bay)으로부터 불어오는 차가운 강풍이 포도를 식혀 준다. 앙드레 첼리스체프(Andre Tchelistcheff) 같은 유명 와인 생산자들은 이미 1930년대부터 카르네로스의 포도를 사용했으며, 루이스 마티니는 1940년대 말 일찌감치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를 심었다. 잘 익은 과일 풍미와 상쾌한 신맛을 겸비한 카르네로스의 샤도네이는 숙성 잠재력 또한 뛰어나다. 샴페인 하우스 떼땅져(Taittinger), 카바(Cava) 생산자인 코도르니우(Codorniu)와 프레시넷(Freixenet) 등 세계적인 스파클링 와인 생산자들 또한 카르네로스로 몰려들어 쿨한 산지로서의 가치를 입증했다.
슈램스버그, 블랑 드 누아 Schramsberg Blanc de Blancs / 노스 코스트
잘 익은 핵과, 배, 사과 등의 과일 풍미와 오렌지 같은 상큼한 신맛이 조화를 이루며, 갓 구운 빵의 구수함과 고혹적인 이스트 뉘앙스가 멋진 여운을 남긴다. 서늘한 해안가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 신선함을 살리되, 일부는 배럴 숙성과 젖산 발효를 거쳐 넉넉한 질감과 바디감을 더했다. 샴페인과 같은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스파클링 와인으로, 병입 2차 발효 후 효모와 함께 3년 동안 숙성한다. 1967년 첫 출시된 미국 최초의 블랑 드 누아 스타일 스파클링 와인.
프랑크 패밀리, 샤도네이 Frank Family, Chardonnay / 카르네로스
레몬 껍질의 상큼함과 서양 배의 달콤함, 향긋한 바닐라와 구수한 브리오슈 뉘앙스 등 풍성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크리미한 질감과 신선한 신맛을 타고 피니시까지 길게 이어진다. 나파에 속한 카르네로스와 소노마에 속한 카르네로스에서 재배한 포도를 함께 사용하며, 프렌치 오크(34% new)에서 9개월 숙성한다.
브라비움, 피노 누아 Bravium, Pinot Noir / 앤더슨 밸리
체리, 라즈베리 등 붉은 베리 풍미와 함께 신선한 신맛과 부드러운 타닌, 미네랄리티가 매력적으로 표현된다. 프렌치 오크와 헝가리안 오크(33% new)에서 11개월 숙성해 오크 터치가 가볍게 드러나는 우아한 부르고뉴 스타일의 피노 누아. 브라비움 피노 누아를 생산하는 포도밭은 태평양에서 불과 15km 떨어진 앤더슨 밸리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매우 서늘하다.
투미, 피노 누아 Twomey Pinot Noir / 러시안 리버 밸리
프루티한 과일 풍미와 시나몬 등의 스위트 스파이스, 토양 뉘앙스 등이 어우러져 복합적인 풍미를 선사한다. 선이 굵고 견고한 구조를 지녔으면서도 섬세한 아로마와 잘 살아있는 신맛, 부드러운 질감이 인상적이다. 프렌치 오크(23% new)에서 14개월 숙성했다. 투미는 실버 오크에서 카베르네 소비뇽 이외의 품종으로 만드는 와인이다.
허쉬 빈야드, ‘산 안드레아스 폴트’ 피노 누아 Hirsch Vineyards, ‘San Andreas Fault’ Pinot Noir / 소노마 코스트
라즈베리, 체리, 붉은 자두 풍미와 가벼운 스파이스, 스모키 힌트. 부드러운 타닌과 개운한 신맛, 적당한 바디가 다채로운 풍미와 조화를 이룬다. 소노마 코스트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인 허쉬 빈야드는 테루아를 온전히 표현하기 위해 2014년부터 모든 포도밭에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만 남부
샌프란시스코 만(San Francisco Bay) 남쪽에 위치한 산타 크루즈 마운틴스(Santa Cruz Mountains AVA)는 가파르고 척박한 고지대를 중심으로 포도밭들이 흩어져 있다. 나파나 소노마에 비해 숫자와 규모 모두 훨씬 작은 수준이지만 릿지 빈야드(Ridge Vineyards), 마운트 에덴(Mount Eden), 보니 둔(Bonny Doon) 같은 캘리포니아 최고 수준의 생산자들이 다수 존재한다. 특히 ‘파리의 심판’으로 유명한 리지 빈야드의 몬테 벨로(Monte Bello)는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양조하는 캘리포니아 최고의 장기 숙성형 와인으로 손꼽힌다.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 또한 각각 재배 면적의 1/4 정도를 차지한다.
산타 크루즈 마운틴스 남쪽 몬터레이(Monterey AVA) 또한 서늘한 기후를 보인다. 태평양 쪽으로 넓게 트인 몬터레이 만(Monteray Bay)과 연결된 살리나스 밸리(Salinas Valley)가 차가운 공기를 유입시키는 깔때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냉해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춥다. 초봄의 발아는 비교적 빠른 반면, 가을에는 서늘한 기후로 포도가 오래 익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포도 생육 기간이 가장 긴 지역 중 하나다. 몬터레이 AVA 남서쪽에 붙어 있는 산타 루치아 하이랜드(Santa Lucia Highlands AVA)의 남동향 포도밭에서는 질 좋은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를 생산한다. 아로요 세코(Arroyo Seco AVA) 역시 피노 누아, 샤도네이 품종을 가장 많이 재배하지만,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리슬링(Riesling) 등 다른 화이트 품종의 품질 또한 훌륭하다. ‘파리의 심판’으로 알려진 와이너리 샬론 빈야드(Chalone Vineyard)는 몬터레이 AVA 북동쪽에 독자적인 AVA를 보유하고 샤르도네, 피노 누아, 시라(Syrah) 품종으로 빼어난 와인을 만든다. 건조한 마운트 할란(Mount Harlan AVA)의 석회질 토양에서 빼어난 피노 누아를 생산하는 칼레라(Calera) 또한 기억할 만한 생산자다.
샌프란시스코 만 동쪽에 위치한 리버모어 밸리(Rivermore Valley AVA)에는 가성비 넘치는 화이트 와인들이 넘쳐나는데, 그 중심에 웬티(Wente) 와이너리가 있다. 샤토 디켐(Chateau d’Yquem)에서 들여온 묘목을 심어 만드는 소비뇽 블랑은 그라브 화이트와 유사한 스타일이다. 샤도네이와 리슬링 또한 훌륭하며, 질 좋은 카베르네 소비뇽과 보르도(Bordeaux) 블렌드 레드 와인도 생산한다.
웬티, 루이스 멜 소비뇽 블랑 Wente, Louis Mel Sauvignon Blanc / 리버모어 밸리
흰 꽃, 신선한 풀, 부싯돌 같은 뉘앙스와 함께 망고, 구아바 등 열대 과일 풍미와 백도 등의 핵과, 라임 같은 상큼한 시트러스 풍미가 공존한다. 아침 일찍 수확한 포도를 바로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낮은 온도로 발효해 상쾌한 신맛과 신선한 과일 풍미가 잘 살아있다.
웬티, 리버뱅크 리슬링 Wente, Riverbank Riesling / 아로요 세코 < 몬터레이
향긋한 인동덩굴 아로마, 리치 같은 열대 과일, 사과, 서양배 등 달콤한 과일 풍미, 스위트 스파이스 힌트. 미네랄 캐릭터와 상큼한 신맛, 가볍게 드러나는 달콤한 뉘앙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7개월 숙성해 신선한 과일의 매력을 그대로 표현한다.
브라이들우드, 샤도네이 Bridlewood, Chardonnay / 몬터레이
향긋한 꽃 향기와 사과, 레몬, 복숭아, 열대 과일 등의 과일 풍미와 바닐라, 스파이스 힌트가 가볍게 드러난다. 부드러운 질감과 오렌지와 라임 같은 시트러스 류의 신선한 산도가 매력적인 샤도네이. 크림소스가 더해진 요리나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멧츠 로드, 샤도네이 Metz Road, Chardonnay / 몬터레이
그린 애플, 배, 시트러스 등 싱그러운 과일 아로마와 버터스카치, 갓 구운 브리오슈의 구수한 풍미가 균형을 이룬다. 둥근 질감과 잘 살아있는 신맛의 밸런스 또한 훌륭하다. 서늘한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손 수확하여 프렌치 오크(92% new)에서 14개월 숙성해 복합미와 구조감이 좋다.
캘리포니아 중남부 해안
캘리포니아 중남부에 위치한 산타 바바라 카운티(Santa Barbara County)의 여름 기온은 상당히 높을 것 같지만, 의외로 캘리포니아 평균보다 훨씬 낮다.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겨울은 온화하고 여름은 비교적 시원하기 때문이다.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재배지로 명성을 쌓고 있는 산타 마리아 밸리(Santa Maria Valley AVA)의 여름 기온은 부르고뉴의 코트 도르(Cote d’Or) 보다 낮고 강수량 또한 매우 적다. 수확량만 적절히 조절한다면 최상의 포도를 얻을 수 있는 환경이다. 비엔 나시도(Bien Nacido), 오 봉 클리마(Au Bon Climat) 등 수준급 생산자들이 이런 포도로 훌륭한 와인을 만든다. 좀 더 남쪽에 위치한 산타 리타 힐스(Sta. Rita Hills AVA)에서도 질 좋은 피노 누아와 샤도네이를 생산하는데, 더 힐트(The Hilt) 와이너리의 와인들이 대표적이다. 이외에 시라, 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리슬링, 비오니에(Viognier) 등도 소량 재배한다. 산타 이네즈 밸리(Santa Ynez Valley)에서는 무덥지 않고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바탕으로 론(Rhone)과 보르도의 다양한 품종들을 재배한다.
솔로몬 힐스, 에스테이트 피노 누아 Solomon Hills, Estate Pinot Noir / 산타 마리아 밸리
붉은 베리의 향긋한 아로마에 후추 등의 풍부한 향신료, 삼나무, 흙 내음이 곁들여진다. 밀도 높은 검붉은 과일 풍미와 영롱한 미네랄이 산뜻한 신맛을 타고 섬세하게 표현되는 클래식한 피노 누아. 20년 이상 수령의 피노 누아를 야간에 손으로 선별 수확한 후 송이째 압착해 오크 배럴에서 발효한다. 18개월 간 프렌치 오크(33% new)에서 숙성을 거쳐 필터링 없이 병입한다.
호나타, 토도스 Jonata, Todos / 산타 이네즈 밸리
토도스는 ‘모두(Everyone)’라는 뜻으로 호나타 소유의 포도밭에서 섞여 자라는 다채로운 품종들로 만드는 ‘필드 블렌드’ 와인이다. 달콤한 붉은 과실 풍미와 풋풋한 허브, 스파이시한 뉘앙스가 매력적인 밸런스를 형성하며, 은근한 토양 힌트가 부드럽게 표현돼 복합적인 인상을 남긴다. 온화한 과일 풍미가 고급스럽게 드러나는 레드 와인.
필드 레코딩스, 스킨스 Field Recordings, Skins / 센트럴 코스트
각기 다른 포도밭에서 수확한 5가지 청포도 품종을 껍질과 4일 동안 접촉한 후 효모 첨가 없이 발효한 개성적인 오렌지 와인. 시트러스, 핵과, 사과, 서양배 등 다양한 아로마가 풍부하게 드러나며 가볍게 더해지는 꿀과 샤프론 뉘앙스도 매력적이다. 적당한 신맛이 시원하고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6개월간 아카시아 나무로 만든 통에서 숙성해 블렌딩한 후 최소한의 이산화황만을 첨가해 병입한다.
오리건 북부, 윌라메트 밸리(Willamette Valley)
까탈스런 품종으로 악명 높은 피노 누아는 오리건에서 새로운 집을 찾았다. 오리건주 북부는 이제 자타공인 대표적인 피노 누아 산지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매년 7월 오리건에서 열리는 세계 피노 누아 축제(International Pinot Noir Celebration)는 그들의 피노 누아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상징한다. 코스트 산맥(Coast Range)의 틈새로 태평양의 서늘한 기운이 유입되는 윌라메트 밸리(Willamette Valley AVA)는 섬세한 피노 누아 생산의 본거지다. 드루앵(Drouhin), 루이 자도(Louis Jadot) 같이 그 잠재력을 알아본 부르고뉴 생산자들도 일치감치 자리를 잡았다. 선구자인 아이리 빈야드(The Eyrie Vineyards)를 비롯해 도멘 서린(Domaine Serene), 크리스톰 빈야드(Cristom Vineyards), 보 프레레(Beux Freres) 등 이름난 와이너리들이 즐비하다. 최근엔 피노 누아와 함께 질 좋은 샤도네이도 생산한다.
윌라메트 밸리의 피노 누아는 부르고뉴처럼 빈티지에 따른 개성이 명확한 편인데, 최근엔 2013년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부르고뉴처럼 세부적인 테루아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남북으로 240km에 이르는 광활한 지역인 윌라메트 밸리는 9개의 하위 AVA로 나뉜다. 2002년 던디 힐스(Dundee Hills AVA)를 비롯해 체할렘 마운틴스(Chehalem Mountains AVA), 이올라-애미티 힐스(Eola-Amity Hills AVA), 맥민빌(McMinnville AVA), 리본 릿지(Ribbon Ridge AVA), 얌힐-칼튼(Yamhill-Carlton AVA) 등 6개 AVA가 승인되었으며, 최근에 반 두저 코리도어(Van Duzer Corridor AVA), 투알라틴 힐스(Tualatin Hills), 로렐우드 디스트릭트(Laurelwood District) 등 3개 AVA가 추가되었다.
크리스톰 빈야드, 이올라 아미티 힐즈 샤도네이 Cristom Vineyard, Eola Amity Hills Chardonnay / 이올라-애미티 힐즈
배, 레몬 제스트 등 생동감 넘치는 과일 풍미를 은은한 오크 뉘앙스가 조화롭게 감싸준다. 배럴에서 유산 발효를 진행해 실크처럼 매끄러운 질감을 갖추고 있으며, 탁월한 신맛은 긴 여운을 남긴다. 1992년부터 샤도네이를 생산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올라-애미티 힐즈 AVA에 속하는 자가 소유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 양조했다. 손 수확한 포도를 송이째 압착해 발효한 후 프렌치 오크(31% new)에서 12개월 숙성한다.
도멘 드루앵, 던디 힐 피노 누아 Domaine Drouhin, Dundee Hill Pinot Noir / 던디 힐
체리, 앵두, 라즈베리, 블랙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와 은은한 허브와 감초, 스파이스 향을 겸비했다. 상쾌한 신맛과 촘촘하지만 둥근 타닌의 질감이 좋은 구조감을 형성한다. 손 수확한 포도를 가지를 제거해 길게 침용 및 발효한 후 프렌치 오크(20% new)에서 15개월 숙성했다. 섬세함과 우아함, 밸런스를 중시하는 부르고뉴의 양조 철학이 반영된 와인으로 가성비 또한 뛰어나다.
랭, 리저브 피노 누아 Lange, Reserve Pinot Noir / 윌라메트 밸리
라즈베리, 체리, 레드 커런트 등 잘 익은 붉은 베리 아로마와 감초, 스모키한 오크 뉘앙스 등의 밸런스가 좋다. 신맛과 알코올의 밸런스가 뛰어난 원만하고 부드러운 인상의 피노 누아. 여러 포도밭에서 뛰어난 포도를 선별해 따로 양조한 후 세밀하게 블렌딩했다. 프렌치 오크(30% new)에서 11개월 숙성했다.
파트리샤 그린, 마린 세디멘트리 피노 누아 Patricia Green, Marine Sedimentary Pinot Noir / 체할렘 마운틴
라즈베리, 블루베리 등 검붉은 베리의 진한 풍미가 다층적으로 드러나며 흑연과 같은 미네랄과 적당한 토스티 오크 뉘앙스가 복합미를 더한다. 깔끔한 신맛과 정교한 타닌의 밸런스가 훌륭하며 긴 여운을 남긴다. 배수가 잘 되는 척박한 해양 충적토의 특징을 잘 드러내기 위해 세심하게 선별한 배럴을 블렌딩해 만든 테루아 지향적인 와인이다.
보 페레, 더 보 페레 빈야드 피노 누아 Beaux Freres, The Beaux Freres Vineyard Pinot Noir / 리본 릿지
크랜베리 같은 작은 붉은 베리, 설탕에 절인 체리, 블루베리 등 다양한 베리 풍미와 고혹적인 꽃 향기, 허브와 스파이스 뉘앙스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섬세한 신맛과 깊이 있는 타닌은 견고한 구조를 형성하며 숙성 잠재력을 드러낸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 30년 수령 피노 누아를 이스트 첨가 없이 발효해 프렌치 오크에서 1년 동안 숙성했다. 보 프레레는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Robert M. Parker Jr.)가 투자한 와이너리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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