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와인에 빠져들던 시절, 팀 아담스의 리슬링을 마시고 감동했던 적이 있다. 이후에 마신 같은 급의 쉬라즈도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이번에 하이트진로에서 다시 수입한다고 해서 상당히 반가웠는데, 마셔 보니 그때의 감흥이 되살아났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상당히 합리적인 듯. 강추할 만한 호주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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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아담스(Tim Adams), 클레어 밸리의 개성을 고스란히 담은 와인
팀 아담스는 빼어난 리슬링과 쉬라즈 산지로 명성 높은 남호주 클레어 밸리(Clare Valley)의 대표적인 생산자다. 클레어 밸리는 해발 고도가 비교적 높고 일교차 또한 크기 때문에 생리적으로 완숙하면서도 신맛이 살아있는 포도를 얻을 수 있는 지역이다. 팀 아담스는 이런 지역적 이점을 와인 병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팀 아담스의 드라이 리슬링은 명확한 과일 풍미와 영롱한 미네랄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리슬링의 매력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세련되게 재해석한 느낌이다. 쉬라즈는 완숙한 과일 풍미와 오크 뉘앙스가 환상적인 하모니를 연출한다. 잼 같이 무겁고 진득한 느낌이 전혀 없다. 풍미의 밀도가 높고 피니시까지 텐션이 팽팽하게 유지되면서도 마지막에는 산뜻하고 깔끔한 여운을 남긴다. 진정 훌륭한 와인들이다.
팀 아담스의 와인은 평론가들로부터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 평론가 제임스 할러데이(James Halliday)는 팀 아담스를 꾸준히 5 스타 와이너리로 선정하며 그들의 와인에 매번 높은 점수를 부여한다. 또한 2016년 발간된 와인 서적 <호주의 아이콘 와인메이커스(Ten Apostles: Stories of Australia's Iconic Winemakers)>는 팀 아담스는 저명한 와인 생산자들과 함께 호주를 대표하는 TOP 10 생산자로 꼽았다. 팀 아담스의 최상급 와인 애버펠디 쉬라즈(Aberfeldy Shiraz) 또한 프리미엄 호주 와인으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최고의 공신력을 자랑하는 랑톤 등급(Lanton’s Classification)에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 그 증거다. 온라인 와인 평가 사이트 와인프런트(winefront.com.au)에서 애버펠디 쉬라즈를 ‘클레어 밸리의 그레인지(Grange)’라고 평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팀 아담스의 역사는 1987년 시작됐다. 팀 아담스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설립해 지금까지 가족 경영 체제로 유지하고 있다. 1967년 가족과 함께 클레어 밸리에 이주한 팀은 아버지의 소개로 당시 스탠리 와인 컴퍼니(Stanley Wine Company)의 소유주이자 와인메이커였던 믹 냅슈타인(Mick Knappstein)을 만나게 된다. 그는 팀에게 와인 제조 과정을 알려주었는데, 이를 계기로 팀은 와인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1975년 17세의 어린 나이로 믹을 도와 와이너리에서 일하기 시작한 팀은 와인 과학을 전공하며 와인메이커로 성장했다. 1984년에는 친구이자 오크통 제작자였던 빌 레이(Bill Wray)와 함께 ‘아담스 & 레이(Adams & Wray)’를 설립하고 와인과 오크통을 생산했다. 가능성을 확인한 그들은 1987년 각자의 열정에 집중하기 위해 헤어지기로 협의했고, 팀은 현재의 와이너리 부지를 구입해 ‘팀 아담스 와인즈’를 세웠다. 팀과 빌은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그들의 우정은 팀 아담스 와인 레이블에 그려진 둘의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꾸준히 성장하던 팀 아담스는 2011년 1월 클레어 밸리에서 가장 큰 와이너리였던 리징엄(Leasingham Winery) 와이너리를 매입했다. 흥미롭게도 리징엄은 1971년까지 팀의 멘토였던 믹 냅슈타인의 가문에서 소유했던 와이너리. 팀은 이곳에 믹의 이름을 붙여 미스터 믹(Mr. Mick)이라는 세컨드 브랜드를 론칭했다. 스승에 대한 존경과 클레어 밸리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이름이다. 팀 아담스는 두 와이너리에서 보유한 총 177.5 ha 규모의 포도원에서 재배한 고품질 포도만을 사용해 와인을 만들고 있다. 클레어 밸리의 개성을 양질의 포도를 통해 순수하게 담아내고 있는 팀 아담스. 와인 애호가라면 꼭 경험해 봐야 할 와인이다.
가성비 갑 드라이 리슬링
미스터 믹, 리슬링 2020 Mr. Mick, Riesling 2020
풋풋하고 싱그러운 라임, 그린 애플 아로마에 은은한 인동덩굴 향이 감돌며, 살짝 더해지는 페트롤 미네랄이 품종의 개성을 드러낸다. 가볍고 산뜻한 단맛과 생생한 신맛, 짭조름한 여운이 편안하게 조화를 이루는 미디엄 바디 리슬링. 압착 전에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프리런 주스(free-run juice)만을 사용해 저온에서 발효하여 신선하고 깔끔하며 과일 향이 풍부하게 드러나는 스타일의 와인을 완성했다.
2년 오크 숙성으로 복합미를 지닌 가성비 쉬라즈
미스터 믹, 쉬라즈 2017 Mr. Mick, Shiraz 2017
정향 허브와 시나몬 캔디, 달달하면서도 구수한 오크 뉘앙스가 라즈베리, 검은 체리, 블루베리 등 임팩트 있는 검붉은 베리 풍미와 조화를 이룬다. 둥글둥글한 타닌이 만드는 부드러운 질감에 초콜릿 같은 뉘앙스가 살짝 곁들여져 술술 넘어가는 친구 같은 쉬라즈. 잘 익은 포도만 선별 수확 후 껍질의 성분을 부드럽게 추출하기 위해 펌핑 오버(pumping over)를 진행하며 1주일간 침용 및 발효한다. 이후 거친 타닌이 추출되지 않도록 최대한 부드럽게 압착하여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24개월 숙성해 정제 및 여과 후 출시한다.
클레어 밸리 드라이 리슬링의 전형
팀 아담스, 리슬링 2020 Tim Adams, Riesling 2020
잔에 따르는 순간 자잘한 들꽃으로 꽃바구니를 만든 듯 다양한 꽃향기가 화사하게 드러난다. 밀도 높게 드러나는 잘 익은 핵과 풍미를 강렬한 신맛과 영롱한 미네랄 뉘앙스가 뒷받침한다. 탄탄한 구조와 긴 여운이 매력적인 수준급 드라이 리슬링. 가벼운 샐러드나 해산물, 생선회, 치킨이나 돼지고기 등 다양한 음식과 즐길 때 더욱 큰 매력을 발산할 와인이다. 클레어 밸리의 특별히 선별한 포도밭에서 수확한 양질의 포도만 사용하며, 압착 전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프리런 주스만 저온에서 2주간 발효해 과일의 신선한 풍미를 최대한 이끌어냈다.
우아함과 견고함을 겸비한 클레어 밸리 쉬라즈
팀 아담스, 쉬라즈 2018 Tim Adams, Shiraz 2018
고급스러운 스위트 오크 뉘앙스와 어우러지는 바이올렛 향과 붉은 자두, 체리, 블루베리 등 검붉은 베리 아로마. 입에 넣으면 촘촘한 타닌이 벨벳 같은 질감을 선사하며, 삼나무, 정향 류의 허브, 시나몬, 초콜릿 등 다양한 풍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복합적인 여운을 남긴다. 미디엄 풀 바디의 지나치게 묵직하지 않은, 정제된 풍미와 기본기가 훌륭한 쉬라즈. 1~2회 사용한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24개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9개월 숙성 후 출시한다. 바로 즐겨도, 빈티지로부터 10년 정도 숙성해 즐겨도 좋다.
화려한 향과 복합미를 지닌 특별한 싱글 빈야드 쉬라즈
팀 아담스, 셰이퍼 쉬라즈 2014 Tim Adams, Schaefer Shiraz 2014
유칼립투스처럼 화한 허브와 흑연 같은 미네랄, 고혹적인 붉은 꽃향기가 매력적으로 어우러진다. 입에 넣으면 실키한 질감을 타고 검붉은 베리 풍미가 잔잔하게 드러나는데, 아직 코어가 단단해 풍미가 모두 풀려나오지 않은 느낌이다. 신맛과 알코올, 잘 익은 과일 풍미와 은은한 오크 향기가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어 절제된 인상이 우아하게 드러난다. 바로 마실 경우 디캔팅을 추천하며, 앞으로 10년 이상 아름답게 변화해 갈 와인이다. 셰이퍼 빈야드 중에서도 엄선한 구획에서 생산한 양질의 포도로 양조하며, 새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24개월 숙성 후 오랜 기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추가 숙성을 거쳐 출시한다. 이번에 출시한 2014 빈티지는 2020년 3월 병입했다.
클레어 밸리의 그레인지, 랑톤 등급 분류가 인정한 정상급 호주 쉬라즈
팀 아담스, 애버펠디 쉬라즈 2016 Tim Adams, Aberfeldy Shiraz 2016
고급스러운 정향, 은은한 민트, 붉은 꽃 향기가 어우러져 화사한 첫인상을 남긴다. 라즈베리, 블랙베리, 블루베리, 프룬 등 농익은 검붉은 과일 풍미에 숙성한 발사믹 뉘앙스와 톡 쏘는 스파이스가 양념처럼 얹어져 흥미를 더한다. 입안을 코팅하는 쫀쫀한 타닌이 벨벳처럼 부드럽지만 무게감 있게 느껴지며, 신선한 신맛, 풍미를 피워내는 알코올과 조화를 이뤄 견고한 구조를 형성한다. 농익은 과일 풍미가 달콤한 오크 뉘앙스와 어우러져 친근한 여운이 아주 길게 이어지는 훌륭한 와인이다. 아직 많이 어리지만 바로 마시기도 나쁘지 않으며, 10년을 훌쩍 넘어서는 장기 숙성 잠재력 또한 충분하다. 단독 포도원에서 엄선한 최상급 포도로 양조해 프렌치 오크 배럴 및 아메리칸 오크 배럴에서 24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에도 일정 기간 숙성을 거쳐 출시하는 프리미엄 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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