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한 기회에 블랙커런트 잼(Black Currant Jam)을 맛보게 되었습니다.
블랙커런트는 한국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열매입니다. 최소한 과거에는 그랬죠. 포털에서 검색해 보면 '까막까치밥나무 열매'라고 번역돼 나오는데, 솔직히 까막까치밥나무가 뭔지 아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
그런데 블랙커런트는 와인을 즐기는 사람에게는 의외로 익숙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와인 품종이자 보르도(Bordeaux)를 대표하는 레드 품종인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의 주요 풍미이기 때문이죠. 리플릿에서도 설명하는 대로 또 다른 유명 와인 산지 부르고뉴(Bourgogne)의 특산물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부르고뉴 화이트 와인과 블랙커런트로 만든 리큐르인 크렘 드 카시스(Creme de Cassis)를 3:1 비율로 섞으면 키르(Kir)라는 와인 칵테일이 되거든요. 여기서도 알 수 있듯 블랙커런트는 카시스(Cassis)라고도 부릅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어쨌든 이 잼은 송하원이라는 곳에서 만든 잼입니다.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농장인데 손수 재배한 블랙커런트를 사용해 일체의 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잼을 만드신다고 하네요.
백 레이블을 확인해 봐도 재료는 단 두 종류, 블랙커런트 60%에 비정제 설탕 40% 밖에 없습니다. 블랙커런트의 비율도 상당히 높고요, 제조한 지도 열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잼을 종지에 덜어 보니 블랙커런트 열매가 그대로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향을 맡아보니, 와~! 진짜 블랙커런트 향이 납니다. 블랙커런트 잼이니 블랙커런트 향이 나는 게 당연하지 않냐고요? ㅋㅋㅋㅋ
이게 무슨 얘기냐면 와인의 주요 향을 익히기 위한 아로마 키트 중에 르 네즈 뒤 뱅(Le Nez du Vin)이라는 게 있습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와인 아로마 키트 중에는 아마 가장 유명한 것일 텐데요, 이 키트의 블랙커런트 향과 정말 매우 흡사합니다.
사실 예전에 블랙커런트의 실제 풍미가 매우 궁금해서, 백화점에서 파는 웨이트로즈 블랙커런트 잼을 사 먹어 본 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솔직히... 그냥 맛이 없었습니다. 르 네즈 뒤 뱅의 아로마 키트와도 느낌이 달랐고요, 이게 무슨 풍미 인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먹다가 반 넘게 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이건 향부터 아주 입맛 당기게 하는 게 있었습니다. 그리고 편백나무 향이라고 해야 할까요, 뭔가 고혹적인 침엽수 향 비슷한 게 감돌아서 매우 고급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서둘러 세팅을 합니다. 살라미도 조금 잘라놓고요, 로만밀 식빵도 두 쪽 구웠습니다.
그냥 먹긴 좀 심심해서 와인도 한 잔... ^^*
빵 위에 살라미와 블랙커런트 잼을 올려서 먹어 보았습니다. 와..... 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대존맛, 핵존맛... 뭐라 말이 필요 없는 맛입니다. 무엇보다 단맛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고 신맛도 균형있게 어우러져서 계속 먹어도 물리지 않는 맛이에요.
만든 사람의 진심이 느껴졌달까요.
구매 좌표입니다. 네이버에 입점해 있더라고요.
저는 우연한 기회에 제품을 하나 받아서 맛을 본 거지만, 솔직한 평을 듣고 싶다고 해서 받은 것이기 때문에 일부러 평을 잘 쓰거나 할 필요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분과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데 이건 정말 품질이 좋아서 개인적으로 계속 사 먹을 생각입니다. 애들도 먹여봤더니 넘나 잘 먹네요. 완전 강추예요.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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