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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지엔 퍼퓸 스쿨

향료 조합 기본 과정 속성반 1일차 @지엔퍼퓸&플레이버스쿨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9. 3.

지엔 퍼퓸 & 플레이버 스쿨에서 '조향 기본 과정' 수강을 시작했다. 원래는 플레이버 과정에 관심이 있었는데, 기본 과정을 수료해야 들을 수 있다고 해서. 기본 과정을 듣고 플레이버 과정까지 수강할 예정. 

 

나는 조향이나 향수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와인이나 위스키 등 주류와 음식을 좋아하다 보니 향의 원리나 다양한 표현을 더 깊이 있게 배우고 싶어서 조향 학원을 다니게 되었다. 이미 조향 고육을 받고 향수까지 출시한 지인에게 문의해 보니 지엔 이외에 센토리, 미센트까지 세 곳을 추천했는데 지엔 교육과정의 일정이 가장 잘 맞았다. 무엇보다 10일 교육을 5일 만에 끝내는 속성반이 있다는 게 좋았음.   

 

내방역에서 5분 거리에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가기도 좋다.

 

첫날엔 일단 기본 교재와 집에서 셀프 스터디를 할 수 있는 51개 기본 향기 샘플을 준다. 교재 내용은 향료와 향수의 역사와 기본 용어 설명, 향수의 종류, 추출법 등이며, 절반 이상은 실습 시 포뮬러 작성을 위한 포멧이다. 향기를 기억하고 남에게 설명하기 위해 각 향의 주관적인 느낌과 객관적인 설명법 등을 스스로 적어보게 하는 것.

개인적으로 와인과 위스키의 향과 풍미를 설명할 때 알듯 말듯 난감한 경우가 가끔 있으므로, 이런 연상 훈련과 내재화는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첫날은 로즈, 재스민, 라일락 등 싱글 플로럴 향수 3종 조향 실습을 했다.

기본적으로 Top, Middle, Last 노트를 구성하는 향료를 적절히 배합한다. 각각의 비율이 적당해야 첫 느낌도 좋고 오래 동안 좋은 향이 유지되는 향수를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원하는 향을 강조하겠다고 그 향의 비율만 높여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 일단 만들기 전에 원하는 향의 이미지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고 그에 맞는 배합비를 구조를 고민한 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시원한/따뜻한, 보라색/주황색, 섬세한/화사한 등등.

처음 장미 향을 조합할 때 2차에서는 비교적 표준적인 장미 향을 얻었는데, 3차에서는 좀더 찐하고 화려한 장미향을 만들어 보겠다고 베르가못과 재스민을 줄이고 메이 로즈만 높였더니 뭔가 뭉툭하고 피어나지 않는 애매한 향이 되어 버렸다. 기조제, 변조제, 보류제, 조화제 역할을 하는 향료들을 적절히 사용해야 원하는 향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특징적인 향들을 일반적으로 어떻게 표현하는지도 알아두면 다른 향을 익히고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재스민은 약간의 동물성(animalic) 뉘앙스와 시든 뉘앙스가 있다. 그리고 흰 꽃이 고농도로 사용될 때 느껴지는 진한 꽃 향의 느낌(Narcotic)도 있다고.

 

라일락 조향을 하면서는 은근한 토양 뉘앙스(earthy)를 느꼈는데 강사님이 칠판에 그렇게 적어 두셨다 ㅋㅋㅋㅋ

 

향이 매우 조화롭게 어우러졌을 때 '어코드(accord)가 잘 이루어졌다'는 표현을 쓴다. 기본적으로 2개 정도의 기본적인 어코드부터 수 백 개의 향이 오묘한 조화를 이루는 어코드까지 다양한 어코드들이 존재한다고. 어코드들을 머리나 코로 기억해서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어야 진정한 조향사가 될 수 있다고. 

 

첫 날의 5시간이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다음 수업도 기대된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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