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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우리술·한주

일엽편주(一葉片舟) 탁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12. 28.

물속 기이한 바위 옛 이름 있었는데,
유인遊人이 사랑해 스스로 신선이 되었다네.
비 온 뒤 물빛 푸른데,
밤 물안개에 촛불 그림자 선연하다.

바위 모양 따라 네 구석에 앉아,
술잔을 양쪽으로 띄우니 기쁨이 넘친다.
취하여 배를 타고 강 가운데로 흘러가니,
휘날리는 서풍에 낯이 씻기어 상쾌하다.
- 『농암집』

 

농암 심현보 선생의 종택에서 전통 누룩을 사용해 직접 담그는 술, 일엽편주(一葉片舟)

 

약주, 탁주, 소주 세 가지 술이 있는데 이번에는 탁주다.

 

 

퇴계 선생과 농암 선생의 우정이 담긴 명주, 일엽편주(一葉片舟)

추석 당일에 마신 우리술, 일엽편주(一葉片舟). 명절에 잘 어울리는 한잔이었다. 일엽편주는 경북 안동에 위치한 농암종택에서 빚는 가양주다. 약주, 탁주, 소주 세 가지가 있는데, 시중에 출시

wineys.tistory.com

지난번엔 약주를 마셨는데 그윽한 풍미와 감칠맛, 달콤한 여운이 아주 좋았다. 그래서 탁주와 소주도 궁금했는데, 좋은 후배 덕분에 맛볼 수 있었다. 심심한 감사를.

 

일엽편주는 포장부터 정성이 담겨 있다. 한 땀 한 땀 모두 수작업으로 하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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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0일에 병입한 술이다. 딱 2주 반 만에 마셨으니 적당히 익었을 듯. 유통기한은 2개월이지만, 취향에 따라 빨리 마시거나 더 묵혀서 마셔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재료는 안동에서 재배한 찹쌀과 멥쌀, 누룩과 정제수. 알코올 함량은 12%.

 

레이블이 수묵화처럼 격이 넘친다. 

 

병 바닥에 침전되어 있는 쌀가루들. 그냥 보기에도 입자가 상당히 고운 것 같다.

 

게 찌개와 함께 저녁을 먹으며 반주로 한 잔. 어머니가 끓여주시는 게 찌개는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게 독특한 맛이다. 원래 자기 어머니 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법이지만, 게 찌개와 잡채만큼은 정말 객관적으로도 최고가 아닌가 싶다.

 

일엽편주 탁주와 궁합이 괜찮으려나... 커다란 막걸리 대접이 아닌 약주 잔에 맛을 보았다.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첫 잔은 흔들지 않고 웃술만 따라서 마셔 보았다. 와, 한 모금 머금는 순간 깜짝 놀랄 정도의 신맛. 물론 식초처럼 시큼한 산미가 아니라 부드러운 신맛이지만, 탁주 치고는 상당히 높은 신맛에 깜짝 놀랐다. 일엽편주 약주에 비해서도 신맛이 도드라지는 듯. 하지만 마시다 보면 그 싱그러운 신맛에 금세 적응이 되며, 특히 음식과 함께 마시면 둥글게 어우러지는 느낌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향긋한 곡물 내음과 부드러운 질감, 깔끔하면서도 긴 여운... 과연 이걸 시중에서 파는 다른 막걸리와 같은 카테고리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이번에는 병을 흔들어 침전물을 섞어서 마셔 보았다. 역시나 곡물 가루가 섞인지도 모를 정도로 매끈한 질감. 둔탁한 느낌이 없고 산뜻하다. 넉넉하고 편안하면서도 힘이 느껴지며 기품 또한 넘친다.

와, 탁주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나이지만 이 탁주에는 푹 빠지지 않을 수 없다. 좋은 분들께 선물용으로 사용하기도 좋을 듯. 

 

 

일엽편주 : 네이버쇼핑 스마트스토어

농암종택 17대 종부가 직접 빚는 쌀술입니다. 쌀, 물, 전통누룩 만으로 자연발효했습니다.

smartstore.naver.com

일엽편주는 전통주이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소량 생산하는 제품이라 품절되는 경우가 많아서, 인스타그램(@ricewinery)을 팔로우해서 출시 공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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