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주변에 확진자가 발생해서 방 밖으로 못 나가고 셀프 자가격리를 하던 날 하필 택배 폭탄이 떨어졌다. 스티로폼으로 된 와인 1박스와 칵테일 관련 책을 제외하면 모두 같은 곳에서 온 것.
바로 요거, 매취순 선물 세트 3종이다. 두 종은 사실 한 병이라 세트라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선물용으로 좋은 것은 맞다^^;;
먼저 15년 숙성 매취순. 일단 박스부터 품격이 넘친다. 어르신들께 인사드리러 갈 때 좋을 듯.
깨지지 않게 일일이 뽁뽁이를 감아서 보내주셨다. 다 빼서 뽁뽁이 감고 다시 담으려면 참 힘드셨을 듯.
뽁뽁이를 제거하고 나니 보이는 15년 숙성 매취순의 자태, 그리고 전용잔 2개. 전용잔은 평범한 유리잔이라 살짝 아쉽지만 15년 숙성 매취순의 레이블은 깔끔한 것이 마음에 든다.
예전 매취순 병은... 정말 사 마시고 싶지 않았다-_- 그래도 2017년에 기본급인 5년 숙성 매취순의 디자인도 오른쪽처럼 깔끔하게 바뀐 듯. 이제 한국 술들도 술병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술맛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눈에 보이는 건 술병이니, 술병과 레이블이 술맛을 드러낼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하는 거다.
그런 면에서 요 12년 숙성 3L는 살짝 아쉽다. 레이블도 조금 촌스러운 편이고... 거치대도 뭔가 부실해 보인다.
그래도 12년이나 숙성한 매실 원액을 사용했다는 건 분명 장점. 3L나 되는 용량 또한. 온 가족이 모이는 명절이나 생신 파티 등에서 흥을 돋우기 딱 좋을 것 같다. 왜 그런 거 있잖은가. 파티나 축제에서 매그넘 샴페인을 따면 왠지 더 분위기가 달아오르는 것. 요 12년 숙성 매취순 3L가 딱 그런 역할을 해 줄 것 같다.
어르신들이 상당히 좋아하실 듯^^;;
마지막을 순금 매취순.
순금 매취순에는 몇 년 숙성인지에 대한 명확한 표기가 없다. 아마도 5년 숙성인 기본급 매취순을 사용한 게 아닐까 싶다. 알코올 함량도 14%로 같고.
어쨌거나 순금 가루가 제법 많이 들어있다. 매실주 안에서 반짝이는 금가루들이 마치 스노우볼 속에서 휘날리는 눈처럼 아름답다. 역시 좋은 날 분위기 내기에 참 좋을 듯. 일반 술잔이 아니라 얇은 와인잔에 따라 마시면 더울 예쁠 것 같다.
순금 매취순의 원재료는 주정으로 국산 매실을 침출한 매실 침출주 원액, 정제수, 스페인산 화이트 와인, 기타 과당, 설탕, 합성향료, 구연산, 캐러멜 색소, 글리신, 금박. 그렇게 오래 매취순을 마셔 왔는데, 화이트 와인을 사용한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숙성 기간이 다르고 금박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빼면 다른 매취순들도 원재료는 대체로 비슷한데, 알코올 함량이 조금씩 다른 점이 흥미롭다.
15년 숙성 매취순은 알코올 함량이 16%다.
12년 숙성 매취순은 18%. 숙성 기간에 따라 알코올 함량이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게 아니라 들쭉날쭉하다. 왜 이렇게 만든 걸까? 무슨 의도??
어쨌거나 처음 술을 마시기 시작했을 무렵부터 좋아하던 매취순을 이렇게 종류별로 받아서 넘나 행복하다. 사실, 부모님이 더 행복하실 듯. 이번 설 연휴 때 선물로 가져갈 예정이니까.
아버지에겐 3리터 매취순과 순금 매취순, 장인어른께는 15년 숙성 매취순 세트. 좋지 아니한가 ㅎㅎㅎ 풍성한 설이 될 것 같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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