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wdog, Vagabond Gluten Free / Hop Fiction Pale Ale (브루독, 베가본드 / 홉 픽션)

스시산에 개 한마리가 노닐고 있네.

그것도 방랑자(Vagabond) 개일쎄 그랴...

역시나 한글 표시사항은 정확히 해당 맥주의 설명 뒤에 붙어 있음.

차라리 항상 비슷한 브루어리 설명 부분에 붙이시던지... 쯧쯧.

맥주 따라놓고 스시 개봉.

아악... 가녀린 스시들이 과격한 운반에 괴로워하고 있었음ㅠㅠ

젓가락으로 대충 수습... 그래봤자 망가진 데코는 회복이 안 되지만 그래도 왠지 한결 나아진 기분ㅋㅋㅋ 맛도 제법 괜찮았음.

맥주와 함께 본격 저녁 만찬 시작.

Brewdog, Vegabond Gluten Free American Pale Ale

컬러만 봐서는 이걸 페일 에일이라고 해야 할 지, 앰버 에일이라고 해야 할 지 살짝 헷갈린다. 짙은 앰버 컬러헤드는 풍성히 차올랐다가 성글게 흩어져 버렸다. 들큰한 뉘앙스를 동반한 몰티함과 거친 홉, 감초 힌트, 뭉근한 과실 풍미. 입에 넣으면 예상과는 달리 코어는 빈 듯한 느낌에 바디 또한 가볍다. 알콜이 낮아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아쉬움이 존재한다. 게다가 송진 같은 오묘한 풍미와 함께 쓴 맛이 애매하게 강조된다. 뭔가 평상시에 브루독에 가지고 있던 명쾌하고 또렷한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뭔가 둔탁하고 불균형한 느낌의 맥주다. 아쉽다. 글루텐 프리 라는 건 나한텐 그닥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맛이나 스타일이 중요하지. 알코올 볼륨 4.5%, IBU 55.

초밥이 남았으니 한잔 더... 라는 건 핑계고 애초에 2병을 마실 생각이었음;;; 같은 '아메리칸 앰버 에일'이지만 이 녀석의 알코올 도수가 더 높아 두 번째로 미루었음. 하지만 따르는 순간 바로 후회-_-;; 컬러와 향만으로도 이걸 먼저 마셨어야 했다는 느낌이 팍 왔다.

Brewdog, Hop Fiction Pale Ale American Pale Ale 

밝은 노란색에 풍성한 헤드... 요것도 그닥 오래가지는 않았다. 코를 대면 향긋한 홉과 레몬, 자몽 등의 시트러스, 향긋한 플로럴 아로마가 화사하게 피어난다. 이거지... 오늘의 기분에도 자알 맞는다. 입에 넣으면 플로럴 허브티의 향긋한 미감, 노란 과일 풍미, 살짝 쌉쌀한 피니시.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편안하다.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지만 나름의 구조감은 갖추고 있다. 매력적인 페일 에일. 여름에 해갈용으로도 좋을 듯 하다. 알코올 볼륨은 5.3%, IBU 40.

오늘의 대결은 홉 픽션 페일 에일의 완승! 

찾아보니 홈 픽션은 봄-초여름용(4월-6월) 시즈널 맥주다. 역시... 최근 여름용 산뜻한 맥주를 몇 가지 만났었는데 여름 전에 정리해 볼까.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