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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위스키·브랜디·리큐르·기타증류주

홍콩 여행 필수 코스, 고모네 위스키 샵(Gommone Whisky Shop)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4. 16.

홍콩 침사추이 부근에 위치한 고모네 위스키 샵(Gommone Whisky Shop). 한국어 발음 때문인지 이름부터 친근한 느낌이다. 그런데 방문해 보면 그 이상으로 친절하고 편안하다. 진짜 위스키 러버가 하는 샵이라는 생각이 절로 든달까.

 

 

GOMMONE WHISKY SHOP · 홍콩 Mong Kok, Fa Yuen St, 2-16號一樓3,4號鋪 Ho King Commercial Centre

★★★★★ · 와인 전문점

www.google.com

주소는 ' 홍콩 Mong Kok, Fa Yuen St, 2-16號一樓3,4號鋪 Ho King Commercial Centre'. 야우마테이(Yau Ma Tei) MTR 역에서 도보 5분 정도 거리다. 상가 2층에 있기 때문에 호수를 기억해서 찾아가는 게 좋다.

 

가게 안은 생각보다 좁았는데 안에서 주인장과 그 일행(?) 4명이 위스키를 마시고 있어서 더욱 비좁아 보였다. 처음에는 좁은 공간에 위스키들이 쌓여 있어서 살짝 답답한 느낌이었는데, 위스키에 집중하다 보니 외려 아늑하게 느껴졌다. 조명도 살짝 어둡다 보니 바에 온 것처럼 편안하게 느껴졌달까.

 

라인업도 제법 괜찮았다. 그냥 쓱 둘러봐도 스뱅, 맥캘란, 야마자키 같이 한국에서 인기 있는 라인업들이 제법 보였을 정도.

 

대부분의 위스키에 가격이 적혀 있어서 고르기도 좋았다는.

 

흥미로운 건 독립 병입자의 위스키도 상당히 많았다는 거다. 한국에서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독병들이 제법 리즈너블한 가격에 나와 있었다. 그렇다 보니 오피셜 보틀보다는 희소하면서도 리즈너블한 가격의 독병을 사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gommonewhi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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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mmonehk.com

홈페이지도 제법 잘 돼 있어서 미리 취급 품목과 가격을 확인할 수 있다. 심지어는 예약(결제) 후 찾아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나도 사고 싶은 위스키를 발견해서 사러 간 거였는데, 하루 만에 사라져 버렸다. 1~2병 밖에 없는 독병이 많아서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미리 예약을 하지 않은 나놈을 원망하며 다른 위스키를 둘러보고 있는데,

대뜸 시음을 시켜 주었다. 사려던 위스키가 Sansibar에서 병입한 Caol Ila였는데, 센스 있게 Shinanoya에서 픽한 Caol Ila의 독병을 권해 주더라는. 

 

근데 그게 또 입맛에 딱 맞았다. 은근한 피트와 톡 쏘는 스파이스가 균형을 이뤘고, 15년 숙성인 만큼 거친 느낌이 강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건 얼마냐고 물었더니 마지막 병이라곸ㅋㅋㅋㅋ 아니, 팔 것도 아닌데 왜 시음을 시켜주는 거야??ㅎㅎㅎㅎ

 

다음에 시음한 요 녀석도 Caol Ila 독병인데 향긋한 꽃향기와 섬세한 과일 풍미가 제법이었다. 빈티지까지 마음에 들어서 사려고 했는데 이것도 솔드 아웃이라고... -_-;;; 아, 이분들 그냥 마음에 드는 위스키 나눠 마시는 게 좋은 위스키 러버들인 건가;;;; 아님 이것저것 나눠줘서 취하게 한 후 지르게 만들려는 고도의 책략인 건갘ㅋㅋㅋㅋㅋㅋㅋ 결과적으로 후자인 걸로;;;;

 

세 번째는 자기네가 직접 병입한 녀석이었다. Ardmore 증류소의 위스키였는데 1st fill PX Quarter Cask라 그런지 컬러부터 남달랐다. 입에 넣으니 너티한 뉘앙스와 검은 건과류 풍미가 매력적이다. 꾸덕한 느낌에 꽉 차는 바디감 또한 일품. 요것도 당근(?) 막병,,? 이냐고 물어봤더니 막병이라곸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진짜 있었으면 샀을 것 같다. 이렇게 시음하다 보니 독병 위스키 잘 고른다는 걸 절로 알겠더라. 추천받아서 사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한 병은 '너무 저숙성이 아닌 피트 위스키', 한 병은 '15년 이상 고 숙성에 리즈너블한 가격의 위스키'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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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구형 Springbank 10 yo 같은 것도 살짝 땡겼지만, 이왕이면 흔한(?) 것보다는 좀 독특한 걸 사고 싶었달까. 

 

그렇게 추천 받은 위스키 중 선택한 두 병.

 

AQUA VITAE Whisky Selection, Secret Islay Aged 14 Years 2007/2021. AQUA VITAE Whisky Selection은 대만의 독립 병입자인데, 홈페이지에 가 보니 전반적으로 레이블에 힘을 많이 주는 것 같다. 내 취향이란 얘기;;;

 

이 위스키도 오크통을 안고 있는 푸른 늑대 레이블이 상당히 인상적이다. 가만히 보니 교미를 하는 것 같기도;;;;

 

가디언 시리즈(Gardian Series)라는데, 아래 한자는 구글로 번역해 보니 뭔가 판타지적 뻘소리다.

 

푸른 늑대 슬리브를 살짝 들어 올리면 위스키 레이블이 슬쩍 드러난다.

 

오오, 관음증 유발 케이스도 제법 공들여 만들었다.

 

케이스 오픈.

 

병을 꺼내기 쉽게 라인을 넣어 두는 센스.

 

레이블은 다시 비닐로 한 번 감싸두었다.

 

그 옆으로 마크 트웨인의 명언이 적혀 있다. "Too much of anything is bad, but too much good whisky is barey enough" 세상만사 과유불급이지만 좋은 위스키는 아무리 많아도 부족하다는 말씀. 그래서 내가 자꾸 위스키를 사나 보닼ㅋㅋㅋㅋ

 

보틀샷. 

 

2007년에 증류해서 2021년에 병입했다. 셰리 캐스크에서 14년 숙성. 칠 필터링, 착색을 하지 않았다. 알코올은 51.8%. 증류소가 명기돼 있지 않은데 고모네 위스키에서 들은 바로는 Laproaig과 Lagavulin을 절반씩 섞은 것이라고 한다.

 

엇, 그런데 좀 이상하다. 두 증류소를 섞은 거면 Single Malt가 아니지 않나? 아마 라프로익이나 라가불린 둘 중 한 증류소의 원주만 사용하지 않았을까? 어쨌거나 피트+셰리에 14년 숙성이니 상당히 매력적인 조합이다. 

 

백레이블 하단에 대만 주소가 적혀 있다. 나중에 대만에 가면 AQUA VITAE Whisky Selection의 보틀들을 유심히 살펴봐얄 듯. 아무래도 본토에 더 다양한 위스키들이 있겠지. 가격도 더 저렴하고.

 

다른 한 병은 Cadenhead's, Deanston Distillery aged 19 years 1994/2014.

 

19년 숙성 Cask Strength인데 가격이 1,200 홍콩달러였다. 한국 돈으로 21만 원 정도이니 상당히 저렴한 편.

 

독병인데 왜 Campbeltown이 언급돼 있을까? 딘스톤 증류소는 하이랜드(Highland)에 있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카덴헤드의 근거지가 캠벨타운이닼ㅋㅋㅋ 그리고 현재는 스프링뱅크(Springbank)를 소유한 J & A Mitchell & Co. Ltd 소유라고. 

 

목에 걸린 미니 브로셔. 

 

카덴헤드는 1842년 설립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독립 병입자다.

 

안에는 딘스톤 증류소가 소개돼 있다. 오른쪽은 공식 테이스팅 노트와 스펙. 병입 수가 846병인 걸 보면 제법 큰 Butt이었나 보다....라고 생각하다 보니 뒤에 s가 붙어 있다. 캐스크 스트렝쓰지만 오크통이 하나는 아닐 수 있을 듯. 알코올은 56.4%.

 

보관용으로는 일반적인 상자가 좋지만, 장식용으로는 이렇게 오픈된 상자가 더 예쁜 거 같다.

 

박스 옆면에 큼지막하게 적혀 있는 William Cadenhead Bottling.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윌리엄 카덴헤드는 창립자 이름이다.

 

백레이블. 병입된 지도 10년이나 지나서인지 제법 세월의 티가 묻어난다. 그런데 이런 노티 나는 레이블이 요즘은 더 좋다. 나도 나이를 먹어가는 듯.

 

케이스 개봉.

 

어차피 박스에서 꺼내기 전에 다 보이던 거라 별건 없지만, 카덴헤드 특유의 레이블이 마음에 든다.

 

빨리 마셔 보고 싶은데 언제 기회가 될지... 밀린 위스키들이 워낙 많다 보니ㅋ

 

비자발적 굴비 2마리가 늘어난 것 같다^^;;;

 

계산하고 나오려는데, 쥔장과 위스키를 마시던 분들이 나눠 주신 위스키. Compass Box Orchard House. 향긋한 꽃과 싱그러운 과일 풍미가 섬세하게 드러나는, 레이블처럼 예쁜 인상에 술술 넘어가는 이지 드링킹 위스키였다. 처음 보는 이방인에게 선뜻 위스키를 내어 주는 호의 덕에 기분이 더욱 좋아졌다.

고모네 위스키 샵은 위스키 러버라면 한 번은 꼭 방문해 볼 만한 곳이다. 만약 다시 홍콩에 갈 일이 생긴다면 첫날 오후 2~3시간은 고모네 위스키에서 보내도 좋을 것 같다. 이런저런 위스키도 시음하고, 귀국할 때 가져올 위스키도 사고. 한 병 더 사서 홍콩 체류 중에 마셔도 좋을 것 같다. 홍콩이 마실 건 많지만 의외로 술은 특별함을 느끼기 어려우니까. 이런저런 안주거리 사서 마카오/홍콩 해변가나 숙소 같은 데서 마셔도 좋을 것 같다. 여기 때문에 홍콩 한 번 더 가게 되는 거 아닐까 ㅎㅎㅎ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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