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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책·영화·음악·여행

가짜 노동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7. 7.

가짜 노동 - 스스로 만드는 번아웃의 세계, 데니스 뇌르마르크 & 아네르스 포그 옌센 지음, 이수영 옮김

최근 무기력증에 빠진 상황에서 우연히 읽게 된 책. 좌파 & 우파 출신의 두 저자가 의기투합해 만든 책이다. 생각의 방향은 다르지만 문제에 대해서는 좌우가 공감한 셈. 나 그리고 한국 상황과는 조금 안 맞는 부분도 있지만 대략적인 논점에는 극히 공감한다. 이 책의 핵심 중의 하나는 파킨슨의 법칙. 공무원 수는 일의 분량과 관계없이 증가함을 통계학적으로 증명한 법칙이다. 유사한 논리로 일에 필요한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주더라도 일의 퀄리니나 성과가 올라가기보다는 일 자체가 시간에 맞추어 늘어질 뿐이라는 얘기다. 

 

그리고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결국은 시간 낭비. 시간이 낭비되면 개인 생활은 무너지고 자존감 또한 파괴된다.

 

하지만 자신이 가짜 노동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거나, 혹은 인정하기는 어렵다. 그 순간 자신의 존재 가치가 사라지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 조직에서도 지속적으로 가짜 노동이 아니라는 내용을 주입하기도 하고.

하지만 책에서 제시하는 해결 방법은 선뜻, 그렇게 해야겠다고 받아들이긴 어려웠다. 용기를 가지라지만, 난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기도 하고. 그냥 이렇게 축 쳐진 채로 살아야 하는 걸까.

 

7/9 추가) 기본적으로 한국은 서구 사회와는 다르게 남의 눈치를 많이 보는 사회다. 내가 옳다고 생각해서 용기를 낸다는 게 순순히 사는 사람들에게는 분위기를 흐리고 자신에게 불편함을 주는 행위로 비칠 수 있다는 것. '괜히 유난 떨어서 분위기 흐린다'는 인식이랄까. 그러니 쉽사리 행동하기 어렵다. 소극적이고 개인적인 반항은 그냥 '또라이'로 인식될 가능성이 높고.

뭐 결국 용기를 내지 못하는 핑계가 될 뿐이지만.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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