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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우리술·한주

일엽편주(一葉片舟) 소주, 가성비를 따질 수 없다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4. 10. 5.

일엽편주(一葉片舟) 소주.

 

 

일엽편주(一葉片舟) 탁주

물속 기이한 바위 옛 이름 있었는데, 유인遊人이 사랑해 스스로 신선이 되었다네. 비 온 뒤 물빛 푸른데, 밤 물안개에 촛불 그림자 선연하다. 바위 모양 따라 네 구석에 앉아, 술잔을 양쪽으로 띄

wineys.tistory.com

탁주와 약주는 예전에 마셔봤고, 맛과 품질, 그리고 패키지까지 모두 마음에 들어 선물로도 자주 사용하고 있다. 소주는 이번이 처음. 자주 생산해서 비교적 구하기 쉬운 약주, 탁주와는 달리 생산량이 적은 소주는 쉽게 구할 수 없다. 인스타에 출시 일정이 공지돼 해당 시간에 온라인 샵에 접속하면 순식간에 솔드아웃이기 일쑤.

올해 봄에 날쌘 후배 덕에 한 병 구할 수 있었고, 가족들과 좋은 날 마시려고 가지고 있었다.

 

생산일자는 24년 3월 25일. 원재료는 국내산 찹쌀과 멥쌀, 누룩과 정제수. 알코올은 38%로 다소 낮은 편이다.

 

레이블의 고즈넉한 한국화는 약주, 탁주와 동일하다. 이미지의 풍경이 딱 농암종택 부근의 풍경을 떠올리게 한다.

 

375ml에 7만 원이 넘으니 안동소주나 문배주 등 다른 명성 높은 증류주와 비교해도 가격은 상당히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상당히 인기가 높아 어떤 맛일지 궁금했었다.

 

코를 대니 구수한 누룩 풍미가 은은하게 드러난다. 농향형 바이주처럼 열대 과일 풍미가 화려하게 피어나는 것이 아니라 향긋하면서도 구수한 뉘앙스가 잔잔하게 드러나는 느낌. 입에 넣으면 부드럽고 우아한 질감이 느껴지며, 38%라는 도수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편안하다.

모인 가족들이 한 모금 맛보더니 바로 눈을 크게 뜬다. 와인을 마신 후 입가심으로 두어 잔씩 마실 생각으로 열었는데, 한 병을 금세 비워버렸다. 그만큼 훌륭한 맛과 품질. 가격이 비싸지만 가치는 충분하다.

 


그리고, 다른 술들.

처음엔 와인으로 시작했다. 오픈한 지 4일 정도 지난 Gran Enemigo El Cepillo 2017. 묵직하지 않으면서도 밀도 높은 풍미와 벨벳 같은 질감, 탄탄한 구조가 인상적이다. 등갈비찜과 찰떡궁합.

 

두 번째로 연 Powers, Merlot 2017. 빈티지가 같은데도 엘 세피조에 비해 확연히 숙성된 느낌. 풍미의 밀도도 낮고 구조감 또한 확연히 떨어진다. 빈티지에 비해 많이 익은 느낌이라 아마도 유통 과정이 순탄치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아이콘급 와인과 비교해서 그런 거지, 편안하게 마시기엔 나쁘지 않은 맛과 품질. 

 

마지막엔 열지 말았어야 했을 사케로 마무리. 우메니시키 카타리츠쿠세비 노미아키나이 준마이긴죠(梅錦 語り尽くせび 飲みあきない 純米吟釀). GS25 스마트 오더(WINE25+)에 저렴하게 나왔길래 구매해 봤는데, 가성비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긴죠향은 은은하게 드러나고 미감은 살짝 드라이한 쪽으로 깔끔하다. 덕분에 과음 부스터가 되었음;;;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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