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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Trappistes Rochefort 8 / 트라피스트 로슈포르 8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7. 4.



결국 로슈포르 6에서 8로...  낮은 알코올 도수가 아닌데, 내가 (좋아하지만) 힘들어하는 벨지언 에일인데 이렇게 술술 들어가도 되는 거임? 두 병 합치면 거의 소주 1병 마신 셈인데... 생각보다 몸은 가뿐하다는 게 놀랍다. 나의 마인드가 지나치게 경건했기 때문일까...



로슈포르는 벨기에의 6개 트라피스트 맥주 중 하나(Achel, Chimay, Orval, Rochefort, Westvleteren, Westmalle). 아래 조건들을 만족해야 인증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


1. 수도원 안의 양조장에서 수도사의 엄격한 통제에 따라 수도원의 방침대로 양조해야 한다 

2. 이윤을 목표로 양조하지 않으며 수익은 공익/자선적인 목적 혹은 수도사의 생활비나 수도원 유지/보수 비용 등으로 사용된다.

3. 양조는 수도의 수단 중 하나이며 부차적인 일일 뿐 수도원의 주 사업이 아니다.



한마디로 수도자의 수행과 수도원의 운영을 위해 만드는 맥주. 전 세계에 11개의 양조장만 공식 인증을 받았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예전 시메이 블루 2013 포스팅 참고. 성당 관련 일을 하는 친구가 안주로 한국 내 수도원에서 제조한 트라피스트 잼을 바른 크래커를 추천하던데 진짜 그렇게 먹어보고 싶다.





Trappistes Rochefort 8 / 트라피스트 로슈포르 8

6에 비해 확실히 진하고 밀도도 높은 밤갈색. 거품은 여전히 성글고 헤드는 빠르게 사그라든다(그래도 맨 위에 가볍게 깔리긴 한다). 솔과 허브향이 비교적 진하게 드러나며 달콤한 시나몬과 헤이즐넛처럼 향긋한 너티함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거기에 화한 허브 뉘앙스가 더해져 콜라 같은 알싸함히 느껴지기도. 입에서는 아몬드 풍미에 칡 같은 뉘앙스, 온도가 올라가며 천천히 하지만 명확히 드러나는 검은 베리 풍미와 프룬 뉘앙스. 알코올은 제법 강하게 느껴지지만 왠일인지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외려 도수에 비해 날렵한 바디와 꼿꼿한 구조감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로슈포르 8의 알코올은 9.2%. 스타일은 주로 벨지안 스트롱 에일(Belgian strong ale)로 분류되는 듯. 재료는 6과 마찬가지로 정제수, 맥아, 설탕, 옥수수, 효모, 홉. 역시 트라피스트 잔이나 와인잔처럼 생긴 고블릿 잔에 반드시 권장 온도를 지켜 마실 것을 추천한다. 일반적인 맥주처럼 낮은 온도에서 마시면 그 매력이 반감된다. 천천히, 천천히 음미하면서 드시라.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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