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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시음회·전시회·세미나

Mud House wine dinner / 머드 하우스 와인 디너 @벨라스가든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7. 15.



머드 하우스(Mud House)는 1996년 뉴질랜드 말보로(Marlborough)에 설립된 와이너리. 설립자는 원래 전 세계를 항해하던 사람이었는데 뉴질랜드의 풍광에 반해 와이너리를 세우고 지역의 흙으로 집을 지었다. 그 집이 바로 와이너리의 브랜드, 머드 하우스가 되었다. 현재는 하디(Hardys), 그랜트 버지(Grant Burge), 가이저 픽(Gayger Peak) 등을 소유한 아콜레이드 와인즈(Accolade Wines) 소속. 설립 20년을 갓 넘긴 지금 큰 폭의 매출 성장을 보이며 아콜레이드의 전략 브랜드로 성장 중이다. 





머드 하우스가 소유한 포도밭은 모두 뉴질랜드 남섬에 있으며 세 지역에 분포하고 있다. 모두 지속가능한(sustainable) 농법을 적용한다.


말보로(Marlborough) - 울쉐드 빈야드(Woolshed Vineyards)

2001년부터 조성된 105.5ha 규모의 밭. 점토와 충적토양(clay and loam soils)이며 일부 블럭은 돌이 많은 산등성이다. 소비뇽 블랑(94.5ha)를 중심으로 피노 누아(6.3ha), 피노 그리(4.7ha)를 재배한다. 2018년 빈티지부터는 싱글 빈야드 피노 그리도 출시할 예정이라고.


와이파라 밸리(Waipara Valley) - 홈 블럭(Home Block) + 더 마운트 빈야드(The Mount Vineyard) 

1994년부터 조성된 129ha의 포도밭(더 마운트 빈야드 81ha + 홈 블럭 48ha). 자갈이 섞인 충적토양(gravelly loams over alluvial subsoil)으로 배수가 매우 용이하다. 리슬링(61ha)를 중심으로 피노 그리, 소비뇽 블랑, 샤르도네, 피노 누아, 게부르츠트라미너 등을 고르게 재배하고 있다.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 - 클레임 431 빈야드(Claim 431 Vineyard)

2003년부터 조성된 92.5ha의 포도밭. 모래, 편암이 섞인 충적토양(sandy loam over schist alluvium gravel)으로 몰리뉴 토양(Molyneux Soils)이라고도 한다. 해발고도 250m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며 강수량 또한 450m 정도로 매우 적다. 피노 누아로 유명한 지역 답게 피노 누아만을 재배한다.




이번 디너에서는 말보로 지역의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두 종과 피노 그리(Pinot Gris), 그리고 센트럴 오타고의 피노 누아(Pinot Noir)를 맛볼 수 있었다. 머드 하우스의 소비뇽과 피노 누아는 2010년 '중앙와인학술축제'에서 처음 시음했는데 상당히 좋은 인상이 남아 있었다. 이날 확인해 보니 그 맛과 품질, 여전했다.




자리에 앉자 마자 제공된 첫 와인은 머드 하우스의 대표 선수, 소비뇽 블랑.


Mud House Sauvignon Blanc 2016 Marlborough / 머드 하우스 소비뇽 블랑 2016 말보로


아주 가벼운 그린 라임 컬러. 자몽 계열의 시트러스 향과 진저 에일 같은 뉘앙스. 풋풋한 그린 허브와 가벼운 미네랄이 신선한 첫 인상을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상큼한 레몬 풍미와 부드럽고 무난한 질감, 그리고 정제된 산미('안정적인 산도'라는 설명에 완전히 동의한다). 쥬시한 질감에 부담없는 알코올(12.5%)로 편안하다. 왠지 라들러(raddler) 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그런 만큼 더운 여름 조깅이나 사이클 등 운동 후에 즐기는 한잔으로도 제격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헐레벌떡 도착한 후 마신 첫 잔으로도 제격이었으니. 캠핑용 와인으로도 굿. 


소비뇽 품종은 그린 샐러드, 구운 아스파라거스 등과 잘 어울린다. 아콜레이드 관계자의 설명에 의하면 피순대(부댕, boudin)와 전통적인 궁합을 이루어 왔다고 한다. 부댕을 구하긴 어려우니 아쉬운 대로 나이롱 순대하고라도 매칭해 봐야겠다.





저녁 메뉴. 세팅만으로도 편안함이 느껴졌다. 메뉴는 와인을 시음 후 풍미를 고려하여 매칭한 거라고.




조금 더 특별했던 두 번째 소비뇽 블랑.



Mud House Single Vineyard Sauvignon Blanc Woolshed Vineyard 2016 Marlborough

머드 하우스 싱글 빈야드 소비뇽 블랑 울쉐드 빈야드 2016 말보로


일반 소비뇽과 유사하지만 미세하게 진한 느낌의 컬러. 초반부터 연기 같은 미네랄과 풋풋한 잔디 같은 향이 밀도 높게 드러난다. 입에 넣으면 우아한 인상에 크리미한 뉘앙스. 레몬 라임 풍미에 녹색 야채의 힌트가 살짝 더해진다. 미묘한 세이버리함은 가벼운 리 숙성(sur lie)에서 유래한 듯. 전반적으로 구조감이 좋고 여운이 길게 남는 수준급 소비뇽. 알코올(13%)도 산미도 기본급 소비뇽보다는 조금 높다.





두 가지 오픈 샌드위치. 앞의 것은 과카몰리와 프레시 모짜렐라, 토마토 바질 드레싱. 뒤의 것은  비트 리코타 치즈와 아보카도. 전체를 주도하는 컬러부터 소비뇽 품종과 잘 어울린다.




아보카도 생크림과 버섯, 베이컨로 맛을 낸 슈렉 파스타. 요것 역시 소비뇽 블랑과의 매칭을 고려한 음식이다.



참고로 소비뇽은 토마토, 그리고 크림과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 토마토는 유사성에서, 크림은 대조적으로. 크림과 같은 원리(?)로 삼겹살과도 상당히 잘 어울린다고 하니 삼겹살 드실 때 한 병 열어 보시는 것도 좋겠다. 느끼한 입맛을 개운하게 씻어 줄 것이다.




그리고 다크 호스 등장. 다크호스 답게 레이블이 거의 안 보이게 찍혔...



Mud House Pinot Gris 2016 South Island / 머드 하우스 피노 그리 2016 사우스 아일랜드


노오란 기운 감도는 볕집색. 감귤 등의 시트러스와 잘 익은 사과 아로마에 이국적 열대과일 힌트. 입에 넣으면 부드러운 미감에 프루티한 풍미가 가득 담긴다. 서양배와 사과 풍미에 자몽 속껍질 같은 약간의 쌉쌀함과 수렴성이 더해지는 느낌. 미디엄(풀) 바디에 루이보스 티 같은 여운이 개운한 뒷맛을 남긴다. 알코올 13.5%에 산미는 소비뇽 블랑에 비해 확실히 정제되어 있다. 원액의 일부는 프렌치 오크 바리크에서 발효하며 가벼운 리 숙성을 거쳐 복합미를 더했다.


의외의 맛과 품질로 놀라움과 즐거움을 주었던 피노 그리. 자주 경험했던 뉴질랜드의 달콤한 향 중심의 가벼운 피노 그리들과는 달리 좀 더 묵직하고(물론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다.. 실질적으로 따지자면 산뜻한 편) 구조감이 있으며 드라이한 인상이다. 시장의 반응도 상당히 좋다니 자주 만나길 기대한다. 





레드 와인 소스를 곁들인 호주산 등심 스테이크. 그리고 센트럴 오타고 피노 누아.





Mud House Pinot Noir 2015 Central Otago / 머드 하우스 피노 누아 2015 센트럴 오타고


피노 치고는 짙은 반짝이는 루비 레드 컬러. 체리, 커런트 등의 붉은 과일과 정향, 시나몬 캔디 같은 향긋한 허브/스파이스가 조화를 이룬다. 입에 넣으면 온화하고 둥근 느낌. 산미는 살짝 낮은 편으로 라즈베리, 검은 체리, 블랙베리 등 검붉은 베리 풍미에 감초와 마른 허브 향이 가볍게 더해진다. 미디엄(풀) 바디, 시간이 지날 수록 더해지는 매력. 선호하는 스타일의 피노 누아가 아님에도 상당히 맛있게 마셨다. 품질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피노 누아를 이제 막 접하기 시작하시는 분들께 추천. 파셀 별로 수확한 피노 누아를 가지 제거 후 저온에서 1주 정도 마세레이션(maceration) 한다. 이후 파셀 별로 새 프렌치 오크, 사용한 프렌치 오크, 스틸 탱크 등에 나누어 숙성하며 유산 발효(malolactic fermentation) 후 블렌딩한다.


직전 빈티지(2014년)는 WS 90점에 100대 와인 83위에 올랐다. 이번 빈티지는 WS 91점. 한국에서 작년에 뉴질랜드 와인 세미나를 진행한 마스터 오브 와인 밥 캠벨(Bob Campbell MW) 씨는 이 피노누아를 "A smooth textured appealing wine that's easy to love"라고 표현했다.





와인 소스를 얹은 스테이크는 피노 누아에는 너무 세지 않을까 싶었는데 무난하게 잘 어울렸다. 가니시들은 남은 소비뇽 블랑과도^^;;





수제 티라미수와 체리로 마무리. 행복한 디너였다.





전반적으로 친근하고 편안하고 좋은 품질을 지닌 머드 하우스의 와인들. 진정 easy to love 할 만한 와인들이다.





20170711 @ 벨라스가든(송파동)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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