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그림자.
그림자보다 더 꺼먼 맥주.
미스터리한 양조장.
그날의 맥주는 그날에...
미안하다, 3주 됐다.
코코넛을 넣은 임스. 알코올 10.5%. 제법 높은 도수이지만 초코우유처럼 부드럽고 달콤하다.
미스터리 브루잉, 코코넛 임페리얼 스타우트 / Mysterlee Brewing Coconut Imperial Stout
암흑처럼 짙은 블랙 컬러에 풍성한 갈색 헤드. 약간은 성글어 보이지만 마지막 모금까지 부드럽게 잘 살아있다. 코를 대면 코코넛버터, 그리고 그 옛날 어린시절 생일때 먹었던 초컬릿 케익. 여름에 손에 질질 바닥에 뚝뚝 흘리며 아껴 먹었던 펀치바며 쌍쌍바 맛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피니시로 갈 수록 성인이 되어서야 (중의적 의미로) 먹을 수 있었던 다크 초컬릿의 뉘앙스를 풍긴다. 풀바디에 부드러운 질감, 뭉근한 느낌. 조금 단순하다 싶지만 어쨌거나 맛있다. 알코올도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홉이 좀 더 강하면 정체성 면에선 더 좋겠지만 그랬다면 오늘은 싫었겠지.
이런 후기를 남기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권장음용기간도 너무 지나버렸고, 어짜피 미스터리의 맥주는 시즌 별로 변해갈 텐데. 하지만 오늘의 기분과 너무 잘 맞았으므로, 그리고 너무나 맛있게 마셨으므로, 남기고 싶었으므로, 남긴다.
아, 맥주는 남기지 않았다. 물론.
사는 게 매콤쌉쌀하다. 와사비 과자가 달다. 생와사비가 필요해.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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