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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Brasserie Fantome, Dark White / 브라세리 팬톰 다크 화이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2. 11.



"하나의 유령이 식탁을 배회하고 있다. 맥주라는 유령이."





하얀 크라운캡 아래에 코르크로 한 번 더 마감이 되어 있다. 나름 중장기 숙성형 맥주라는 얘기. 유통기한이 2019년 12월 31일까지니 아직 2년 정도나 남아 있다.





검은 화이트라니, 귀여운 유령 만큼이나 모순적인 이름이다. 벨기에 맥주인 데다 화이트라는 이름 때문에 밀을 사용했을 거라 짐작했는데 쓰지 않았다. 정제수, 보리맥아, 설탕, 홉, 효모, 그리고 후추. 





'Belgian Ale brewed with spices'에서의 스파이스가 바로 후추인 셈. 그럼 그냥 pepper라고 하지;;; 알코올은 4.7%로 높지 않다. Soy는 콩... 이 아니라 벨기에의 지명인데 브뤼셀에서 룩셈부르크 방면으로 100km 정도 거리다. 구글지도에서 Soy를 검색하면 뜨는 지도 가운데 Fantôme 양조장이 떡 나오는 걸 보면 마을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듯. 레이트비어나 비어애드버킷 평가도 상당히 높은 듯 싶다.





백레이블에 적힌 설명만 읽어 봐도 대충 브루어리의 성격을 짐작할 수 있다. 주로 풍미 좋은 세종과 고전적인 벨기에 스타일의 맥주를 추구하는 듯. 그는 기본 세종 외에 4계절마다 레시피를 변경해서 만드는데 레시피 내용은 비밀이라고-_-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왠 그림판으로 편집한 듯한 우스꽝스러운 괴기(?) 사진이 대문에 떡 하니.. 성격 보인다, 보여;;; 이상하게 구글 번역 적용이 안 돼서 정보를 캐치하기 어려웠지만 1988년 다니 그리뇽(Dany Grignon) 씨와 그 아들이 함께 설립했다는 정도는 알 것 같음 ㅋ





여기서 또 등장하는 쉘톤 브라더스(Shlton Brothers). 진짜 미국 벨지언 에일계의 큰손인 듯. 한국 수입사에서도 브루어리 개별 컨택이 아니라 요길 통해서 들여오는 듯 싶다.





크라운캡 아래 들어있던 코르크. 이걸 굳이 왜 한 번 더 쓰는 걸까? 어짜피 크라운캡으로 봉하면 밀봉인데;;;





Brasserie Fantome, Dark White Belgian Ale brewed with spices / 브라세리 팬톰 다크 화이트

적갈색이 살짝 드러나는 탁한 앰버 컬러. 베이지색 감도는 거품이 섬세하고 꾸준한데 풍성한 헤드를 형성하지는 않는다. 코를 대면 처음엔 볶은 보리에 드라이한 인상만을 주는데 살짝 흔들어 주자 후추의 뉘앙스가 맵지 않게 드러난다. 처음엔 의외로 중성적인 인상의, 약간은 null한 느낌. 목넘김 후에야 세종다운 익은 과일 풍미와 에스테르 뉘앙스가 드러나는데 확 피어나는 게 아니라 약간은 음성적이다. (유령이라 그런가??) 컨디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뭔가 개성이나 강력하게 드러내는 임팩트가 없어서 조금은 아쉬웠던 맥주. 하지만 부드럽고 음용성이 좋은 것은 확실하다. 다시 마셔봐얄 것 같음.


유령아, 제 모습을 보여라!!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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