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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TO OL, Sur Citra / 투 올 수르 시트라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3. 3.



이름도, 정보도 보이지 않는, 하지만 아름다운 레이블.




고개를 살짝 돌리니 뭔가 보인다.




역시 투 올(TO ØL).스타일리시한 레이블에 이름은 보일똥 말똥하게 써 놓았다. 수르 시트라(Sur Citra).  'Dryhopped sour pale ale'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맥주는 시트라 홉을 드라이 호핑에 사용한 듯 싶다. 찾아보니 Sur Amarillo, Sur Simcoe 등 다른 홉을 사용한 시리즈들도 있는 듯 싶다. 눈에 띄면 다 마셔보고 싶은 것들. 





시트라 홉(Citra hop)은 이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시트러스 풍미가 도드라지는 아로마 홉이다. 할러타우 미텔프뤼(Hallertau Mittelfrüh), 테트낭(US Tettnang), 브루어스 골드(Brewer's Gold), 이스트 켄트 골딩(East Kent Golding)같은 노블 홉들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듯.





원재료는 정제수, 효모, 홉, 보리와 밀 맥아. 알코올은 5.5%. 요것도 쉘톤 브라더스(Shelton Brothers)가 미국으로 수입한 것을 병행수입한 모양.




레이블을 그린 작가 이름은 카스퍼 레뎃(Kasper Ledet)이다. 구글링을 해 보니 투올의 다른 레이블들도 상당수 작업했다. ㅇㅇ.. 이 사람이 작업했을 것 같다고 생각되는 레이블들이 다수 떠오른다.





TO ØL, Sur Citra Dryhopped sour pale ale / 투 올 수르 시트라 드라이홉트 사워 페일 에일

붉은빛이 살짝 감도는 탁한 앰버 컬러에 풍성하고 부드러운 화이트 헤드가 올라앉는다. 코를 대면 확연한 시트러스와 그린한 홉 뉘앙스. 새콤한 라임 아로마에 약간의 간간함(?!)이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시트러스 속껍질과 송진 같은 수렴성의 풍미들도 살짝 있는데(실제로 떫진 않다) 어쨌거나 청량하고 산뜻하다. 한 모금 꿀꺽 넘기면 청포도, 열대과일 류의 풍미에 머스키 힌트가 약간 이국적인 인상을 주기도 한다. 상쾌한 신맛과 함께 개운한 여운. 좋다. 딱 좋아하는 스타일.


마시면서 계속 익숙한 스타일이 아니면서도 낯익다는 아이러니한 느낌을 받았는데, 생각해 보니 미스터리 브루잉의 뉴 잉글랜드 사우어와 유사한 것 같다. 호피하면서도 산미가 잘 살아있고 시트러스와 청포도향이 매력적인. 이런 스타일이 뉴 잉글랜드 사우어인가. 맥알못은 힘들기만 하다.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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