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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맥주

TO OL, Roses are Brett / 투 올 로지즈 아 브렛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3. 12.


빨개요.



컬러가 빨갛고 유통기한도 빨개요-_-




오래 전에 구매해 놓은 소금집의 햄들이 정확히 유통기한에 걸렸다. 물론 유효기간이 아니고 유통기한이므로 먹는 덴 아무 문제 없을 테지만, 아무래도 심리적인 저항 같은 게 있으니 빨리 먹어 치우기로 한다. 이런 생햄들 완전 좋아해서 기회가 되면 사는 편인데 집에서 혼자 먹기엔 부담스러워서인지 결국 유통기한 임박을 맞게 된다ㅠㅠ 앞으론 조리용 햄들만 사야 하나...



사실 왼쪽 눈에 다래끼가 나서 최소 4일간 금주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금주 직전의 마지막 만찬이 되었음.

 



함께 한 맥주.  그러고 보니 레이블의 장미가 플레이팅된 햄들과 오묘하게 닮았다 ㅋㅋㅋ 와인을 마시고 싶었지만 몇 일간 술을 마셔서는 안 되는 상황에 750ml 새 병을 열기엔 부담스러워서.





투올(TO ØL)의 장미들은 브렛(Roses are Brett). 투올은 덴마크의 와이너리로 미켈러의 제자들이이기도 하다. 





브렛이라니.... 이 분?  oh, here they come~ the beautiful ones~~


정확히 Suede의 리더 브렛 앤더슨(Brett Anderson)이 떠오르는 이름이다. 그의 이미지가 딱 퇴폐미였으니 아마도 의도한 게 아닌가 싶은데, 어쨌거나 여기서 브렛은 당연히도 꿈꿈한 풍미를 내는 효모인 브레타노미세스(Brettanomyces)를 의미한다. 와인 양조에서 이 효모취가 드러나면 양조상의 결함으로 보지만 맥주에서는 좀 다른 듯. 다양한 생산자들이 브렛을 활용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편.





라즈베리와 함께 양조해 우아한 붉은 색으로 물들었고, 브레타노미세스와 함께 발효해 펑키한 세종 에일이 되었다. 알코올은 6%, 원재료는 정제수, 보리맥아, 오트밀(귀리)맥아, 효모, 홉 그리고 라즈베리. 




리델 베리타스 비어 글라스에 따르니 성근 거품이 풍성하게 차오른다. 지속성이 길진 않았지만 나름 다 마실 때 까지는 얇은 헤드가 표면을 덮고 있었음.




TO ØL, Roses are Brett Funky red Saison brewed with Raspberries / 투 올 로지즈 아 브렛 


탁한, 약간은 갈색이 도는 붉은 컬러에 핑크빛 헤드가 올라앉는다. 코를 대면 명확한 라즈베리 향에 브렛 특유의 텁텁한 꼬릿함이 살짝 더해진다.  입안에 넣으면 약간 짭짤한 느낌, 뒤이어 시큼한 맛이 앵두나 석류 같이 가벼운 베리 풍미와 어우러져 피니시까지 이어진다. 레드 베리의 발랄한 풍미와 신맛이 더해지니 더할 나위 없는 상큼함. 그것이 들뜨지 않게 잡아주는 동시에 단조롭지 않게 복합미를 부여하는 것이 바로 브렛의 역할인 것 같다. 봄날의 소풍 용으로도 좋겠고, 브런치 카페에 앉아 주말 낮술용으로도 괜찮을 듯.





하지만 난 이 맥주를 마지막으로 최소 수요일까지는 논 알콜의 세계로...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맥주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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