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시원한 초가을에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한 잔. 그런데 쭉쭉 마셔버린 와인들이 너무 좋아서... 간단한 메모라도 해 둬야 마셨다는 사실이라도 기억하겠지;;;
Champagne Delamotte Brut NV
얼마 전 '대란'으로 인해 여기 저기 보이는 샴페인. 개인적으로는 다른 그랑드 마르퀴(Grandes Marques)들의 NV에 비해 두툼하고 볼륨감있는 인상이다. 한 병 남은 건 좀 신경써서 맛을 봐야지.
Emidio Pepe, Trebbiano d'Abruzzo 2015
에미디오 페페를 이렇게 영접하게 될 줄이야. ㅇㅅ쏨이 이태리 현지에서 공수해 온 와인. 오렌지/시트러스와 시큼한 자두과육 등의 과일 풍미에 탁한 컬러, 오묘한 뉘앙스가 내추럴 삘이 많이 났다. 그리고 상당히 맛있다. 사람들이 괜히 난리치는 게 아니었어... 제대로 함 마셔 보고 싶다. 레드와 함께.
Tarrington Vineyards, Pinot Noir 2004 Victoria
처음 보는 호주 피노 누아. 거의 15년이 되어 가는 녀석인데 탁한 컬러와 첫 딸기 향이 예전에 살짝 접했던 바스 필립을 떠올리게 했다. 어쨌거나 입에 넣으면 진한 딸기(잼)과 체리, 라즈베리의 명확한 프루티함이 호주/신세계라는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데 잘 익어서인지는 몰라도 미묘하게 복합적인 인상이 있다. 뭣보다 상당히 맛있었다. 취저. 확실히 지역/품종에 대한 편견 따윈 이런 와인을 만나면 작살나게 깨져 버린다.
Domaine Fourrier, Gevrey-Chambertin Vieilles Vignes 2011
아직 많이 어릴 것 같았지만 좋은 사람들, 가치를 아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 골랐다. 확실히 구조감과 밸런스가 좋고 과하지 않으면서도 코어에 과일 풍미를 명확하게 품고 있는 즈브레 샹베르탱. 요소요소에 있어야 할 것들이 있는 단정하고 날카로운 인상의 와인이다. 10년은 더 묵어도 될 것 같은데... 대가는 대가구나. 한 병 더 사서 제대로 마셔 보고 싶지만 요즘은 가격이 더 오른 것 같던데;;;
푸리에에 대한 설명은 귀여운 후배 ㅅㅎ이의 인스타에.
ㅇㅅ쏨이 한강을 배경으로 찍은 위풍당당 보틀샷. 좋은 와인과 더불어 이런저런 얘기로 자정을 넘겼네. 참... 대단합니다 그려. 오래오래 만나자구.
20180911 @ 한강(여의나루)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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