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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이와모 @천미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8. 9. 22.



이번 시즌 이와모는 신사역에서 100m 거리에 있는 중식당 천미미에서.




이집 음식 맛있고 가격도 괜찮다. 게다가 평일+토요일은 새벽 5시까지 영업하기 때문에 늦게까지 마시기도 부담스럽지 않음. 무엇보다 콜키지가 잔당 5000원으로 저렴한 편. 3-4인이 가볍게 한 잔 하기 딱이다. 바로 우리 처럼.





요리도 먹기 전에 시작하자 마자 블라인듴ㅋㅋㅋㅋㅋㅋ 요즘은 이런 컬러만 보면 "내추럴이냐?"라는 질문이 저절로 튀어나오는데 이와모는 그렇게 단순한(??) 모임이 아니닿ㅎㅎㅎㅎㅎㅎ




정답은 요거. 평균 2000년 빈티지의 와인들.


Ingwe, chardonnay 2001 South Africa Costal Region 

스모키 미네랄에 스파이시한 힌트, 은은한 말린 꽃 향기와 복숭아 같은 핵과 풍미. 입에서는 꿀 뉘앙스가 있지만 맛은 드라이하다. 전성기는 지난 듯 하지만 왠지 모를 매력이 느껴지는 와인. 근데 이거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건가...


Chateau Recougne(Milhade), cuvee "Terra Recognila" 1999

확연한 산화 뉘앙스에 유자청 향. 입에 넣으면 금귤과 감귤 풍미, 드라이한 뉘앙스. 요건 좀 많이 갔네... 싶었는데 외려 시간이 지날 수록 헤이즐넛이나 바밤바 같은 향기를 피워내는데 상당히 매력적이다. 오오, 이럴 수도 있는 거군. 역시 상하거나 완전히 가 버린 게 아니라면 와인은 각 시기마다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다.





계속 튀김류를 먹을 것으므로 냉채 하나 시켜 주시고,




어향동고. 와, 이건 진짜 대박. 어향동고는 새우살을 다져 표고버섯 사이에 넣어 샌드처럼 만들어 튀긴 후 어향 소스를 넣고 야채와 함께 볶아 낸 요리인데 이 집에 오면 꼭 먹어야 한다. 





Domaine de Montille, Volnay 2000

옅은 벽돌색 탁한 컬러. 처음엔 부엽토 향만 나다가 서서히 온도 올라가면서 토스티함, 시나몬롤, 감초 같은 향에 커피 힌트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과일은 거의 잦아들었지만 자두와 커런트 뉘앙스가 살짝 드러나는 것 같기도. 탄닌이 많은 편도 아니고 나이도 들어 부드러워졌을 법 한데 의외로 까칠한 인상이다. 난 처음엔 잘 만든 보졸레 크뤼인 줄 알았음.


당제르빌 등과 함께 볼네를 대표하는 생산자로 꼽히고 상당히 강건하고 까칠한 와인을 만들었다는데,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제법 모던하고 매끈한 타입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멘보샤. 맛있다.




탕수육 비주얼 보소. 김말이(사실은 개ㄸ...)을 튀겨 놓은 듯 두툼한데 한입 베어물면 지방/육즙이 스며나오는 것이 일품이다. 워, 이것도 꼭 먹어야 한다. 소스도 가볍고 새콤해서 좋다.





이번엔 1997년 메를로 커플이다.  


Cathedral Cellar, Merlot 1997 Stellenbosch

은은한 쥐ㄸㅋㅋㅋㅋ 대추차, 자두, 부엽토 뉘앙스. 드라이한 맛에 산미가 좋으며 스모크 치즈(?) 같은 뉘앙스가 있다. 다음에 나올 메달라 메를로에 비하면 풍만함은 적은 편이고 비교적 단정한데, 그 점이 매력인 것 같기도 하다. 


Trapiche, Medalla Merlot 1997 

트라피체 메달라길래 당연히 까소인줄 알았다. 그런데 메를로... ㅎㄷ와인 수입 시절엔 메달라 메를로도 수입했었다고. 간장, 짭짤함, 프룬, 자두, 부엽토. 카테드랄 셀러의 메를로보다 더 풍만하고 약간의 단맛이 느껴진다. 나쁘진 않은데 글쎄, 앞의 녀석이 더 낫다.





오렌지크림새우. 같이 나온 견과가 환상이다. 샤토 르끄뉴 뀌베 테라 르꼬니아 재소환!


  



Weingut Franz Karl Kruger, Friesenheinrer Bergpfad Rheinhessen Huxelrebe Beerenauslese 1999

짜장면 & 기스면 식사로 마무리하며 디저트 와인 한 잔. 갱엿 컬러인데 첫 느낌도 갱엿;;; 오미자, 말린 레드 베리, 조청. 베렌아우스레제 치고는 단맛이 정제된 느낌인데 원래 단맛이 아주 강하진 않을 것 같은 데다 20년 숙성과 적절한 신맛이 어우러졌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마무리로 딱 적당했음.



좋은 사람들과 흥미로운 와인을 마시니 어찌 즐겁지 않을 수 있을까. ㅅㅈ누나에게 귀중한&맛있는 선물도 받았고^^ 감사감사! 다음 모임은 반가운 소식과 함께(?!) 만났으면 좋겠다.




20180920 @ 천미미(신사역)

개인 척한 고냥이의 [술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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