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일본 연수 때 나고야의 테바사키 전문점 야마짱에서 맛있게 마신 기억이 너무 선명한 치타 하이볼. 마침 위스키 & 코냑 클럽에 공구가 떴길래 바로 구입했다.
전용잔도 이쁘고, 그립감도 괜찮다.
치타(知多)는 산토리 위스키에서 소유한 증류소로, 일본 아이치현의 서쪽, 나고야 시의 남쪽으로 뻗어있는 증류소가 위치한 반도의 이름을 그대로 차용했다. 주 재료는 옥수수를 사용하며 연속식 증류기로 증류하는데, 2, 3, 4 칼럼을 사용해 클린, 미디엄, 헤비한 성격의 각기 다른 그레인 위스키를 생산한다고. 이렇게 생산한 위스키를 숙성한 후 블렌딩해 이 위스키를 완성한다.
테이스팅 노트. 전반적으로 맑고 깔끔하며 가볍고 부드러운 쪽의 용어들로 표현되었다.
일단 하이볼을 말아 보았다. 얼음을 넣어 잔을 히야시한 후 위스키를 넣는 것이 포인트. 먼저 잔을 시원하게 해 놓는 것도 방법이다.
전용잔 하단에 위스키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기준선이 있어 별도의 계량컵이 필요없다. 마셔 본 결과 나에게는 기준선보다 조금 적게 넣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탄산수는 초정리광천수 사용. 다음엔 레몬을 넣거나 진저에일, 토닉워터 등 다양한 탄산음료로도 시도해 봐야겠다.
The Chita Single Grain Japanese Whisky highball/ 치타 싱글 그레인 재패니즈 위스키 하이볼
달콤한 과일 풍미와 꿀 뉘앙스, 그리고 캬라멜 시럽 풍미가 향긋하게 피어난다. 탄산수의 거품이 살짝 빠진 상태였음에도 시원한 느낌이 잘 전달되는 느낌. 피티함이 거의 없어 피니시에 쓴맛이 남지 않고 부드럽게 술술 넘어간다. 확실히 하이볼에 최적화된 위스키가 맞다.
알잔으로 마시면 어떨지 궁금해서 니트로 마셔 보았다;;;
바닐라와 은은한 카스타드 크림, 꿀, 향긋한 플로럴 아로마와 달고 가벼운 향들이 주를 이룬다.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온화한 스타일인데 비교적 강한 알코올(43%)의 영향인지 톡 쏘는 스파이스와 은근히 씁쓸한 뉘앙스가 뒷맛에 살짝 남는다.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편안하고 술술 넘어가는 위스키. 스트레이트로 마시기에는 좀 심심한 감이 없지 않지만, 적당한 풍미와 함께 부담없이 알코올을 보충하는 용도로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하이볼로 마시는 게 좋겠어. 혹은 여름날의 여유로운 언더락도 괜찮겠네.
최근 헤이그 클럽(HAIG CLUB) 등 싱글 그레인 위스키가 종종 눈에 띈다. 풍미가 진하고 개성이 명확한 싱글 몰트 위스키에 비해 생소한 개념인 건 사실. 원래는 싱글 몰트에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해(그리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블렌딩용으로 사용되던 그레인 위스키를 한 증류소의 것만으로 한정하여 개성을 살려 출시한다는 것인데, 기본적으로 개성이 강하지 않은 그레인 위스키가 매력적으로 받아들여질 지는 의구심이 남는다. 하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부드럽고 향긋한 풍미가 의외의 즐거움을 안겨줄 지도.
어쨌거나 치타 하이볼은 가정식 식탁에도 무난히 올릴 수 있는 스타일이라 좋다. 여름 내 종종 애용할 듯.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