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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Catena, Vista Flores Malbec 2016 / 카테나 비스타 플로레스 말벡 201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9. 10. 30.

1/4쯤 남은 피노 누아를 마시다가, 한 잔이 부족한 것 같아 새로운 와인을 열었다.

 

 

애정하는 생산자 카테나(Catena)의 와인. '어펠레이션 비스타 플로레스(Appellation Vista Flores)'라는, 생산 지역에 방점이 찍힌 레이블인데 'High Mountain Vines'라는 표현이 지역 특징을 강하게 드러낸다.

 

 

출처: decanter.com

 

비스타 플로레스는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생산지 멘도자(Mendoza, 사실 발음은 멘도사에 가깝다)에서도 주요 생산지로 꼽히는 우코 밸리(Uco Valley)의 하위 지역이다. 위 지도에서 보는 것 처럼 우코 밸리의 중부 지역인데 서쪽에는 안데스 산맥이, 남쪽에는 투누얀 강(Tunuyan River)이 흐른다. 

 

 

레이블에 그려진 그림에서도 척박한 산악 지형의 느낌이 확 드러나는 듯. 

 

비스타 플로레스는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고도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일조량이 많아 과일이 충분히 익을 수 있다. 반면 밤에는 기온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에 과일이 지나치게 빨리 익지 않으며 신맛 또한 충분히 갖추게 된다. 토양은 대체로 과거에 안데스 산맥에서 흘러 온 빙하의 영향을 받은 충적토인데, 자갈가 모래  많이 섞여 있어 척박하며 배수가 잘 된다. 또한 강수량이 적고 대단히 건조한 기후이기 때문에 포도알이 작게 응축될 수 밖에 없다. 척박하고 건조하기 때문에 질병 발생률이 적다는 것도 장점. 이런 떼루아의 특징 덕분에 완숙 과일 풍미가 풍부하면서도 신맛이 충분한 건강한 포도를 얻을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지나치게 묵직하지 않으며 섬세하고 산뜻한 와인을 만들 수 있다.    

 

 

 

말벡을 품은 떼루아, 알토스 라스 오르미가스

말벡은 멘도사 떼루아에 최적의 품종으로서 중요성을 가지지만, 품종 보다는 지역의 개성이 우선이다. 포커스는 말벡 품종 자체보다는 멘도사 지역의 떼루아에 있다.

www.wine21.com

비스타 플로레스라는 지역을 처음 제대로 인식한 건 아마도 라스 오르미가스(Las Hormigas) 와인 디너에서 와인메이커 알베르토 안토니니(Alberto Antonini) 씨를 만났을 때인 것 같다. 떼루아를 중시하는 라스 오르미가스의 프리미엄 와인 중에 비스타 플로레스의 중에서도 뛰어난 빈야드인 알타미라(Altamira)의 포도를 사용해 만든 와인이 있었다.

 

이외에도 인식하지는 못하고 마셨지만 미셀 롤랑의 와인으로 유명한 클로 드 로스 시에테(Clos de los Ciete)나 보르도의 샤토 레오빌 푸아 페레(Chateau Leoville Poyferre)의 오너 베르트랑 쿠벨리에가 설립한 쿠벨리에 로스 안데스(Cuvellier Los Andes)의 와인 등도 비스타 플로레스에서 생산한다. 이외에도 로칠드(Rothschild) 가문 등 여러 와인 명가들이 비스타 플로레스에 주목하고 있는 듯.

 

 

1950년대부터 비스타 플로레스에서 짙은 컬러에 구조감있는 타닌을 지닌 말벡을 수급했단다. 포도밭은 해발 1,100m에 위치하며 모래 80%, 진흙(clay) 10%, 토사(silt) 10%로 구성된 토양이며 1m 아래에는 그림과 같이 둥근 자갈들이 있다고.

 

 

Catena, Appellation Vista Flores Malbec 2016 Mendoza / 카테나 아펠레이션 비스타 플로레스 말벡 2016 멘도자

 

검은 빛 감도는 짙은 루비 레드. 짓이긴 꽃잎과 생허브의 풋풋함과 향긋함, 바이올렛 등 화사한 검붉은 꽃향기, 의외로 강하게 피어나다 사그라드는 바닐라 힌트. 입에서는 잘 익은 블루베리와 블랙베리 풍미가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다. 농밀한 과일 풍미에 시나몬 캔디 같은 스윗 스파이스와 발사믹 뉘앙스가 더해지며 달콤하다는 인상을 받는데, 사실은 매우 드라이한 와인이다. 우유같은 질감에 바디는 풍만한 편이지만, 희안하게도 jammy하거나 묵직하게 느껴지지 않으며, 알콜 함량 또한 낮아(13%) 부담스럽지 않다. 완숙한 과일 풍미를 대단히 명확하게 드러내면서도 향긋함과 풋풋함, 섬세함, 상큼함에 복합미까지 갖춘 대단히 신박한 스타일이다. 

 

 

5일간 섭씨 10도에서 저온 침용을 한 후 16일 간 발효한다(post-ferment maceration 10일 포함). 이후 12개월 동안 오크(35% new)에서 숙성하는데 빈티지 별로 플롯 특성을 고려해 프렌치 오크(85%)와 아메리칸 오크(15%)를 선택한다.

 

상당히 잘 만든 와인이다. 역시 와잘잘.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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