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색으로 빛나는 레이블과 캡슐이 인상적인 까바. 지난 와인 앤 모어 행사 때 구입했다.
생산자는 발렌시아(Valencia)에 근거를 둔 토레 오리아(Torre Oria). 1820년 칸타브리아(Cantabria) 출신의 아구스틴 오리아 드 루에다(Agustin Oria de Rueda)가 발렌시아의 레케나(Requena)에 정착해 실크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이후 그는 와인 비즈니스로 옮겨 왔으며, 그의 아들 호세(Jose)가 1897년 와이너리를 비롯해 지금까지도 토레 오리아의 본사로 쓰이는 건물을 건축하며 본격적으로 와인 생산을 시작했다. 이후 1981년 혁신을 통해 국제적인 와인 회사로 거듭났다고. 현재 까바를 비롯해 발렌시아 DO, 우티엘-레케나(Utiel-Requena) DO 등의 와인을 생산한다.
토레 오리아는 카탈로니아(Catalonia) 이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카바를 생산한 와이너리다. 카바 생산량의 90% 이상은 카탈로니아의 페네데스(Penedes) 지역에서 점유하고 있는데, 아라곤(Aragon)이나 나바라(Navarra), 발렌시아(Valencia) 등 일부 지역에서도 법적으로 카바를 생산할 수 있다. 토레 오리아는 그 길을 개척한 선구자인 셈.
템푸스 III(Tempus III)는 마카베오(Macabeo)와 페레야다(Parellada) 품종으로 양조해 병입 후 20개월 이상 숙성한다. 알코올 함량은 12%.
Torre Oria, Tempus III Cava Brut Reserva NV / 토레 오리아, 템푸스 트레스 카바 브뤼 레세르바 NV
노란색이 제법 느껴지는 골드 컬러에 기포는 예상보다 성글고 거친 편이다. 그런데 꿀 같이 달콤하면서도 봄날에 피어난 노란 꽃처럼 향긋한 아로마, 후지 사과와 시트러스 풍미, 스모키한 연기 미네랄이 대단히 매력적인 첫인상을 선사한다. 입에 넣으면 크리미한 질감에 농익은 핵과 풍미와 벌집 같은 뉘앙스가 첫 느낌은 달콤하고 피니시에는 기분 좋은 씁쓸함을 남긴다. 다양한 가정식 반찬이나 어묵, 치즈, 군만두 등과도 무난하게 잘 어울렸다.
기포만 좀 섬세했으면 훨씬 좋은 평가를 남길 수 있으련만. 첫인상은 아주 좋은데 뒤로 갈 수록 뭔가 아쉬워지는, 잘 만든 기성품 같은 느낌의 카바다. 와인을 막 즐기기 시작한 분들께, 혹은 다양한 사람이 참석하는 모임에 추천.
개인 척한 고냥이의 [알코올 저장고]
'일상의 음주 > 와인' 카테고리의 다른 글
Planeta, Etna Rosso 2015 / 플라네타 에트나 로쏘 2015 (0) | 2019.11.14 |
---|---|
Argiano winemaker's dinner / 아르지아노 와인 메이커스 디너 (0) | 2019.11.11 |
Mantellassi, Maestrale Ciliegiolo 2017 / 만텔라시 마에스트랄레 칠리에졸로 2017 (0) | 2019.11.07 |
Yves Girardin, Santenay 1996 / 이브 지라르댕 상트네 1996 (0) | 2019.11.03 |
M. Chapoutier, DE L’OREE Ermitage Blanc 2009 / 엠 샤푸티에 드 로레 에르미타주 블랑 2009 (0) | 2019.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