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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196. 드넓은 그르나슈의 세계 '얼마나 놀라운 G'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2. 16.

와인21 Best of Best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성한 기사. 월 1개 정도 지역, 품종 등 특정 주제를 선정해 개괄하고 추천 와인을 함께 소개하는 기획물이다. 원만한 성격, 대중적인 친근함과 더불어 섬세하게 만들었을 때 피노 누아 뺨치는 세련미를 지닌 품종. 그럼에도 왠지 모르게 천대받는 품종인 건 품종 자체가 전면에 드러나는 경우가 적기 때문일 수도 있다. 맹주 격인 남론&남불에서는 지역명에 가리고, 스페인에서도 고급 와인에서는 보조 품종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으니까. 하지만 가끔씩 이게 정말 그르나슈인지 하고 깜짝 놀랄 때가 있다. 동네 친구인 줄 알았는데 이런 천재였다니... 이런 느낌? 서두 글은 내가 썼고, 와인 선정 및 와인에 대한 기본 소개는 와인21의 제안 및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와인21추천 BEST OF BEST, 드넓은 그르나슈의 세계 '얼마나 놀라운 G'

 

‘가장 좋아하는 품종은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대한 와인 애호가들의 답변은 각양각색이다.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과 피노 누아(Pinot Noir)라는 견고한 양대산맥이 있다고는 하나, 취향은 사방으로 뻗어나간다. 메를로(Merlot), 시라(Syrah) 혹은 쉬라즈(Shiraz)의 팬은 상당히 많다. 네비올로(Nebbiolo)나 산지오베제(Sangiovese)를 좋아하는 이탈리아 파도 있다. 템프라니요(Tempranillo)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이름이다. 미국의 진판델(Zinfandel)이나 칠레의 카르미네르(Carmenere), 아르헨티나의 말벡(Malbec)을 꼽는 경우도 보았다. 샤르도네(Chardonnay), 리슬링(Riesling),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같은 화이트 품종들도 자주 입에 오른다. 최근 뜨는 쥐라의 사바냉(Savagnin)이나 포르투갈의 토우리가 나시오날(Touriga Nacional)을 언급하는 개성파도 보았다. 물론 ABC(anything but Chardonnay, 한국에서는 anything but Cabernet인 경우도 있다)를 외치는 반골 기질의 애호가도 있고, 품종이 아니라 지역이 중요하다는 ‘테루아 주의자’들도 있다. 어쨌거나 와인을 접한 뒤 한 번도 가장 좋아하는 품종이라고 언급되는 것을 듣지 못한 품종이 있으니, 바로 그르나슈(Grenache)다.

 

세상에는 수천 종의 양조용 포도 품종(Vitis Vinifera)이 있는데 그 무슨 대수냐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르나슈는 경우가 다르다. 프랑스만 해도 남부 론을 시작으로 프로방스와 랑그독 루시옹까지 널리 재배된다. 국경을 넘으면 스페인 동북부와 중부에 이르기까지 그 영토는 더욱 넓다. 그 안에는 프리오랏과 리오하 등 스페인 대표 산지가 모두 포함되니 그 중요성 또한 더할 나위 없다. 유럽 밖으로 나가도 마찬가지다. 호주에서는 대표적 블렌딩 와인인 GSM(Grenache, Shiraz, Mataro)의 첫머리에 이니셜을 남기며, 미국에서는 명성높은 론 레인저들(Rhone Rangers)의 주재료로 사용된다. 생산량으로 보나 중요성으로 보나 그르나슈는 절대 홀대받을 품종도, 흐린 기억 속으로 사라질 품종도 아니다.

 

그르나슈 품종으로 양조한 와인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높은 알코올, 풍만한 바디, 그리고 낮은 산미다. 또한 옅은 선홍색은 산화에 약해 빠르게 갈변한다. 그러나 소출이 적은 올드 바인에서 얻은 그르나슈는 이런 모든 평가를 비웃듯 짙은 컬러와 밀도 높은 풍미, 그리고 높은 산미를 지닌 와인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체리와 라즈베리, 특히 잘 익은 딸기 풍미를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그르나슈는 데일리 와인을 위한 친근함과 위대한 와인을 위한 잠재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게다가 새 오크에 숙성하지 않아도 빼어난 풍미를 드러내는 미덕을 가진 품종이기도 하다.

 

이런 그르나슈의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지역은 남부 론이다. 꼬뜨 뒤 론(Cotes du Rhone)과 같은 대중적인 와인부터 샤토네프 뒤 파프(Chateauneuf du Pape), 지공다스(Gigondas), 바케이라스(Vacqueyras) 등 명성 높은 와인들도 모두 그르나슈의 덕을 봤다. 이는 그르나슈가 더위와 가뭄에 강한 품종으로, 배수가 잘 되는 토양에서 잘 자라는 것과 관련이 있다. 샤토네프 뒤 파프의 자갈밭은 물론 메마른 편암과 화강암 토양에서도 잘 자란다. 때문에 프랑스 남서부 랑그독 루시옹(Languedoc-Roussillon) 지역에서도 카리냥(Carignan), 무르베드르(Mourvedre)와 함께 그르나슈를 주요 품종으로 이용한다.

 

그런데 사실 그르나슈의 고향은 프랑스가 아니다. 남부 론의 대표 품종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 기원은 스페인의 아라곤(Aragon) 지역으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틴토 아라고네스(Tinto Aragones)라고 불리던 그르나슈가 피레네 산맥을 넘어 루시옹과 랑그독을 지나 남부 론까지 넘어왔다는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가르나차(Garnacha)라고 하는 그르나슈는, 현재도 스페인의 북부와 서부 지역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다. 특히 스페인 북중부 나바라(Navarra)는 올드 바인 가르나차로 고급 와인을 만들며, 그 남서쪽에 면해 있는 리오하(Rioja)에서도 템프라니요의 보조 품종으로 가르나차를 사용한다. 카탈루냐 지역, 그중에서도 프리오랏(Priorat)에서는 그르나슈의 중요성이 한층 높다. 까리네냐(Carinena, =Carignan) 품종과 함께 필록세라로 황폐화된 프리오랏의 부활을 이끈 품종이기 때문이다. 덥고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견디는 가르나차는 연평균 강수량이 400mm를 밑도는 프리오랏의 건조한 기후와 리코레야(Licorella)라는 독특한 테루아에 최적이다. 올드 바인 가르나차는 뿌리를 길게 뻗어 리코레야의 단층 속에 존재하는 습기를 흡수해 극도로 농축된 풍미를 지닌 포도를 생산하며, 이는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이 열광하는 프리미엄 프리오랏 와인의 근간이 된다.

 

최근에는 유럽 바깥에서도 그르나슈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1990년대 후반부터 주로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둔 생산자 연합인 론 레인저스(Rhone Rangers)가 그르나슈를 비롯한 론 밸리 품종들을 사용해 빼어난 와인들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점차 워싱턴과 오레곤, 미시간 등지로 확산되는 추세다. 호주 남부에서는 올드 바인 그르나슈에 쉬라즈와 (호주에서는 마타로라고 부르는) 무르베드르를 블렌딩한 GSM이 확고한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그르나슈를 80% 이상 메인 품종으로 사용하거나 심지어 단독으로 양조한 프리미엄급 와인도 제법 보인다. (아래 소개하는 ‘매티스 그르나슈(Mathis Grenache)’와 '투핸즈 아에로페(Two Hands Aerope)’를 보라!)

 

이외에도 프랑스의 타벨(Tavel), 프로방스(Provence), 스페인 나바로 등의 로제 와인이나, 스페인의 전통 방식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Cava)의 로제 스타일을 양조하는 데도 그르나슈를 사용한다. 루시옹의 특별한 주정강화 와인 바뉼스(Banyuls)는 그르나슈를 최소 50% 이상(그랑 크뤼는 75% 이상) 사용해야 한다. 레드, 로제, 스파클링, 주정강화 와인에 이르기까지 이만큼이나 다양한 그르나슈의 세계, 충분히 빠져들만한 매력이 있지 않을까. 국내에 출시된 다양한 그르나슈 와인들을 만나보면 놀라게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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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그르나슈의 세계 '얼마나 놀라운 G']

1. 도미니오 데 라 베가, 이딜리쿰 까바 브뤼 로제 Dominio de La Vega, Idilicum Cava Brut Rose 소비자가격 30,000원

2. 마레농, 베르상 노드 Marrenon, Versant Nord 소비자가격 37,000원

3. 들라스, 방뚜 Delas, Ventoux 소비자가격 43,000원

4. 이기갈, 지공다스 E.Guigal, Gigondas 소비자가격 66,000원

5. 부티노, '레 꼬또 쉬스또' 세귀레 Boutinot, 'Les Coteaux Schisteux' Seguret 소비자가격 76,000원

6. 레스 크레스테스L es Crestes 소비자가격 84,000원

7. 도멘 뮈르뮈리엄, 뀌베 안느 Domaine Mur-Mur-Ium, Cuvee Anne 소비자가격 85,000원

8. 쉔 블루, 아스트랄브 Chene Bleu, Astralabe 소비자가격 130,000원

9. 매티스, 그르냐슈 Mathis, Grenache 소비자가격 132,000원

10. 투핸즈, 아에로페 Two Hands, Aerope 소비자가격 280,000원

 

(수입사가 책정한 권장소비자가이며, 판매처 별로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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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오 데 라 베가 이딜리쿰 까바 브뤼 로제, 마레농 베르상 노드, 들라스 방뚜

 

1. 도미니오 데 라 베가, 이딜리쿰 까바 브뤼 로제  Dominio de La Vega, Idilicum Cava Brut Rose

* 국가/품종: 스페인 / 가르나차 100%

* 가격(수입사)/용량: 30,000원(BK트레이딩) / 750ml

* 판매처: 고리와인샵 수내점(T.031-287-1250), 고리와인샵 동탄점(T.031-376-0690), 와이지셀러(T.02-429-5071)

→ 일반적으로 카바에 사용되는 품종은 마카베오(Macabeo, =Viura), 자렐로(Xarel-lo), 파레야다(Parellada) 3총사에 국제 품종인 샤르도네(Chardonnay)까지 화이트 일색이며, 그 비율은 90%에 육박한다. 그러나 가르나차를 비롯하여 피노 누아, 트레팟(Trepat), 모나스트렐(Monastrell, =Mourvedre) 등 레드 품종들도 카바 양조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가르나차는 레드 품종 중 가장 많이 사용되며, 아로마가 좋고 산미의 균형이 좋은 카바를 만든다. 이딜리쿰 로제는 손수확한 가르나차를 압착하지 않고 6시간 동안 짧게 침용하여 예쁜 핑크 컬러를 추출한 후, 부드럽게 압착하여 향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떫은맛은 최소화한다. 매혹적인 붉은 베리 풍미와 구수한 뉘앙스는 샐러드는 물론 각종 해산물 요리와 훌륭한 궁합을 보인다. 잔에 따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로제 스파클링 와인이다.

 

2. 마레농, 베르상 노드 Marrenon, Versant Nord

* 국가/품종: 프랑스 / 그르나슈 80%, 시라 20%

* 가격(수입사)/용량: 37,000원(나라셀라) / 750ml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현대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갤러리아백화점

→ 1965년 설립된 마레농은 루베롱(Luberon)과 방뚜(Ventoux) 지역에 7,600 헥타르의 드넓은 포도밭을 보유한 생산자 연합이다. 론에서도 남동쪽 산악 지역인 루베롱과 방뚜를 근거지로 삼은 생산자답게 그들의 메인 품종은 그르나슈와 시라. 베르상 노드는 그 이름처럼 루베롱의 북(서)쪽 경사면에 위치한 서늘한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하며, 마레농의 싱글 빈야드 와인으로 분류된다. 그르나슈(80%)와 시라(20%)를 완전히 익을 때까지 기다려 수확한 후, 포도 본연의 풍미를 제대로 드러내기 위해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양조 및 숙성한다. 검은 과일의 풍부한 아로마와 시원한 미네랄 뉘앙스를 동시에 드러내는 매력적인 와인으로, 치즈는 물론 매콤한 제육볶음이나 찜닭 등 한식과도 무난히 어울린다. 

 

3. 들라스, 방뚜 Delas, Ventoux

* 국가/품종: 프랑스 / 그르나슈 80%, 시라 20%

* 가격(수입사)/용량: 43,000원(레뱅드매일) / 750ml

* 판매처: 이마트, 주요백화점, 역삼 레뱅와인샵

→ 지공다스와 바케이라스의 남동쪽으로 넓게 펼쳐진 방뚜 지역은 다른 론 지역에 비해 고도가 높아 서늘한 지역에 속한다. 때문에 신선하고 붉은 과일 풍미가 섬세하게 드러나는 와인이 생산된다. 론을 대표하는 생산자 중 하나인 들라스가 만드는 방뚜는 매끈한 질감을 타고 톡 쏘는 후추향과 붉은 베리, 자두 풍미가 매력적으로 드러나는 와인이다. 매끈한 타닌과 산미의 밸런스가 좋으며 생기가 넘친다. 바비큐나 숯불갈비, 모둠 소시지, 치킨, 편육 등 다양한 육류들과 가볍게 즐기기 좋다.

 

이기갈 지공다스, 부티노 레 꼬또 쉬스또 세귀레, 레스 크레스테스

 

4. 이기갈, 지공다스 E.Guigal, Gigondas

* 국가/품종: 프랑스 / 그르나슈 60%, 무르베드르 20%, 시라 20%

* 가격(수입사)/용량: 66,000원(신세계엘앤비) / 750ml

* 판매처: 전국 와인앤모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 길게 말하면 입만 아프다. 론 지역을 대표하는 생산자인 이 기갈. 북부 론부터 남부 론까지, 엔트리급부터 아이콘급에 이르기까지 론 전체에 걸쳐 좋은 품질의 훌륭한 와인들을 생산한다. 지공다스 또한 그 명성에 어울리는 와인으로 평균 40년 수령의 올드 바인에서 수확한 그르나슈(60%)와 시라(40%)를 천천히 침용 및 발효한 후 2년의 오크 숙성(새 오크 50%)을 거쳐 완성한다. 힘 있는 과일맛과 은은한 허브, 정향과 시나몬, 감초 뉘앙스가 조화를 이루며 우아한 여운을 남긴다. 풍미의 밀도가 높고 밸런스가 잘 잡힌 미디엄 풀 바디 와인. 갈비찜 등 다양한 육류 요리나 숙성 치즈 등과 잘 어울린다. 

 

5. 부티노, '레 꼬또 쉬스또' 세귀레 Boutinot, 'Les Coteaux Schisteux' Seguret

* 국가/품종: 프랑스 / 그르나슈 98%, 시라 2%

* 가격(수입사)/용량: 76,000원(씨에스알와인) / 750ml

* 판매처: 레드텅 부티크 와인하우스 압구정 본점(T.02-517-8407), 서래마을점(T.02-537-8407) / 신세계백화점 본점(T.02-310-1227), 강남점(T.02-3479-1236), 센텀시티점(T.051-745-2175) /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T.02-3449-4481) / SSG 마켓 청담(T.02-6947-1274)

→ 부티노는 150개 이상의 주요 와인 브랜드를 보유한 영국의 와인 전문 기업이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와이너리와 포도밭을 보유하고 직접 와인을 만들고 있다. 누구나 쉽게, 즐겁게 마실 수 있으면서도 품종과 지역의 특징이 잘 드러나는 와인을 지향하는 부티노의 와인답게 세귀레 또한 메인 품종인 그르나슈의 라즈베리와 딸기, 체리 풍미가 후추향과 함께 우아하게 드러난다. 훈제 오리나 쇠고기 로스구이와 함께 마시면 별도의 소스나 향신료가 필요 없을 정도로 잘 어울린다. 세귀레는 마을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꼬뜨 뒤 론 빌라주(Cotes du Rhone Villages) 중 하나로 라스토(Rasteau)나 뱅소브르(Vinsobres)처럼 단독 AOC로 승급 가능성이 있는 대표적인 마을이다. 

 

6. 레스 크레스테스L es Crestes

* 국가/품종: 스페인 / 그르나슈 80%, 까리네냐 10%, 시라 10%

* 가격(수입사)/용량: 84,000원(샤프트레이딩) / 750ml

* 판매처: 라미뒤뱅(T.02-725-7533)

→ 마스 도이쉬는 1850년대부터 프리오랏에서 와인을 만들어 온 도이쉬 가문과 현재 와인메이커인 발렌티 야고스테라(Valenti Llagostera)의 야고스테라 가문이 손잡고 1998년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현재 스페인 최상급 와이너리 협회인 그란데스 데 파고스 데 에스파냐 (Grandes des Pagos de España) 소속으로 수준급 프리오랏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레스 크레스테스는 ‘닭 볏’이라는 의미답게 붉은 볏의 수탉이 그려진 강렬한 레이블이 인상적인데, 이는 프리오랏 지역의 굽이치는 능선에 겹겹이 펼쳐진 테라스 포도밭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수령 20년 정도의 비교적 영한 포도나무에서 수확한 그르나슈 품종을 메인으로 수령 100년 이상된 올드 바인 까리냥과 시라로 포인트를 주어 풍부한 과일 향이 기분 좋게 드러나는 마시기 편한 와인이다. 상쾌한 허브와 톡 쏘는 스파이스, 향긋한 바이올렛, 완숙한 검은 체리와 블루베리 풍미, 가벼운 토스티 뉘앙스와 스모키 미네랄까지. 닭고기나 오리고기는 물론 족발이나 폭립 같은 향신료를 쓴 돼지 요리까지 두루 잘 어울린다.

 

도멘 뮈르뮈리엄 뀌베 안느, 쉔 블루 아스트랄브, 매티스 그르냐슈, 투핸즈 아에로페]

 

7. 도멘 뮈르뮈리엄, 뀌베 안느 Domaine Mur-Mur-Ium, Cuvee Anne

* 국가/품종: 프랑스 / 그르나슈 60%, 시라 40%

* 가격(수입사)/용량: 85,000원(WS통상) / 750ml

* 판매처: 와인365 분당본점(T.031-715-0365), 부띠끄 셀라(T.02-516-6168), 에노테카코리아 압구정점(T.02-3442-3305), 분당 와인하우스(T.031-711-9593)

→ 처음 이 도멘의 이름을 접했을 때 어떻게 발음해야 할지 난감했었다. ‘뭐르뮈리엄’은 벌들이 내는 소리를 의미하는 의성어인데,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고 마크 피숑(Marc Pichon)이 처음 방뚜 지역에 왔을 때 벌들이 내는 아름다운 소리에 반해 지은 이름이라고 한다. 안타깝게도 그는 2016년 비운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와인은 남아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르나슈(60%)에 시라(40%)를 블렌딩했으며 붉은 베리와 검은 체리 풍미에 감초, 초콜릿, 커피, 삼나무, 허브 향이 풍만하고 부드러운 질감과 어우러져 우아한 여운을 남긴다. 허브로 마리네이드 한 스테이크와 함께 마시면 환상적인 궁합을 이룰 듯하다.

 

8. 쉔 블루, 아스트랄브 Chene Bleu, Astralabe

* 국가/품종: 프랑스 / 그르나슈 75%, 시라 25%

* 가격(수입사)/용량: 130,000원(국순당) / 750ml

* 판매처: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건대스타시티점, 노원점, 강남점, 영등포점, 분당점, 일산점, 청량리점, 수원점, 평촌점, 안산점

→ 쉔 블루는 방뚜 지역의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해발 550m의 서늘한 골짜기에 위치한 포도밭에서 최상의 포도만 골라 손수확하며, 층별로 구분된 특별한 바구니를 사용해 포도의 손상을 최소화한다. 쉔 블루의 플래그십 와인인 아벨라르(Abelard)와 엘로이즈(Heloise)는 중세 유럽에서 실제 일어났던 비극적인 러브 스토리의 주인공에게서 따온 이름인데, 지금 소개하는 아스트랄라브 또한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이름이다. 그르나슈를 중심으로 시라를 블렌딩해 프렌치 오크에서 10개월 정도 숙성했다. 바닐라, 붉은 꽃, 신선한 허브, 톡 쏘는 후추, 달콤한 블랙베리와 라즈베리 아로마에 검붉은 베리와 블랙커런트 풍미가 임팩트 있게 전해진다. 우아하고 밸런스가 좋은 미디엄 풀 바디 와인으로 양갈비나 까르보나라 파스타 등과 매칭을 추천한다. 

 

9. 매티스, 그르냐슈 Mathis, Grenache

* 국가/품종: 미국 / 그르나슈 82%, 까리냥 10%, 쁘띠 시라 10%, 알리칸테 부셰 2%

* 가격(수입사)/용량: 132,000원(씨에스알와인) / 750ml

* 판매처: 레드텅 부티크 와인하우스 압구정 본점(T.02-517-8407), 서래마을점(T.02-537-8407) / 신세계백화점 본점(T.02-310-1227), 강남점(T.02-3479-1236), 센텀시티점(T.051-745-2175) /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T.02-3449-4481) / SSG 마켓 청담(T.02-6947-1274)

→ 어깨 부분이 부드럽게 내려간 병 모양부터 끌로 긁어 판화로 찍은 것 같은 레이블까지 개성적인 느낌이 가득한 보틀. 게다가 이 보틀을 한국계 디자인학과 교수가 디자인했고, 그 내용물은 소노마에서 재배한 그르나슈라는 것을 알게 되면 그 특별함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그르나슈 베이스의 남부 론 와인을 꿈꿔 온 와인메이커 피터 매티스(Peter Mathis)가 본인의 이름을 걸고 만드는 와인으로, 2004년 첫 빈티지부터 지금까지 평론가와 애호가 양쪽 모두로부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매년 80-90% 그르나슈를 베이스로 까리냥과 쁘띠 시라, 알리칸테 부쉐 등을 블렌딩하여 재사용 프렌치 오크에서 24개월 정도 숙성한다. 후추와 민트 아로마에 블랙커런트, 라즈베리 리큐르와 딸기잼 같은 농축적인 풍미, 다크 초콜릿 피니시까지 흠잡을 때 없이 완벽한 와인이다. 구운 육류라면 무엇이든 잘 어울린다. 여러 병 사서 10년 이상 숙성 단계 별로 즐겨 볼 만하다.

 

10. 투핸즈, 아에로페 Two Hands, Aerope

* 국가/품종: 호주 / 그르나슈 100%

* 가격(수입사)/용량: 280,000원(신세계엘앤비) / 750ml

* 판매처: 전국 와인앤모어,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 한국에서 가든 시리즈(Garden series)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투 핸즈. 아에로페는 오너와 와인메이커가 모든 배럴을 시음한 후 최고 점수를 매긴 것만 모아 만드는 플래그쉽 와인 시리즈 중 하나다. 바로사 밸리 서쪽 산맥의 오래된 밭에서 수확한 그르나슈로 뛰어난 빈티지에만 소량 생산한다. 재사용 프렌치 오크에서 17개월, 병입 후 12개월 숙성해 출시한다. 포푸리, 은은한 나무, 후추 향과 함께 라즈베리, 딸기, 체리 등 다채로운 붉은 베리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크리미한 질감과 함께 섬세하게 남는 홍차 뉘앙스 또한 매력 포인트. 두 손을 맞잡고 단기간 내 성공 신화를 일구어 낸 두 친구의 저력을 느낄 수 있는 프리미엄 와인이다.

 

 

 

와인21추천 BEST OF BEST, 드넓은 그르나슈의 세계 '얼마나 놀라운 G'

그르나슈 품종으로 만든 와인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것은 일반적으로 높은 알코올, 풍만한 바디, 그리고 낮은 산미다. 또한 산화에 약해 빠르게 갈변하는 옅은 선홍색 컬러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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