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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197. 다채로운 피노 누아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0. 12. 16.

와인21 Best of Best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성한 기사. 월 1개 정도 지역, 품종 등 특정 주제를 선정해 개괄하고 추천 와인을 함께 소개하는 기획물이다. 서두 글은 내가 썼고, 와인 선정 및 와인에 대한 기본 소개는 와인21의 제안 및 자료를 기반으로 했다.

피노 누아 하면 절대적으로 부르고뉴가 떠오른다. 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 10년 전 정도까지도 그나마 접근성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그 가격이 넘사벽이 되어버렸다. 꼬뜨 도르를 기반으로 한 생산자의 경우, 조금만 명성이 오르면 마을 단위도 10만 원을 거뜬히 넘어선다. 웬만한 중산층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가격. 결국 대안 산지를 찾을 수밖에 없다. 부르고뉴에서도 남쪽을 훑어보거나, 국경을 넘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을 기웃거리거나, 최근 떠오르는 뉴질랜드,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 등을 뒤져 보는 수밖에. 개인적으로는 센트럴 오타고와 오리건, 남미의 서늘한 지역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았다. 그 외 지역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 자본주의 사회에서 취향을 지키며 살아남으려면 언더독의 성장을 기대할 수밖에.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작성자 본인이 저장용으로 스크랩한 것입니다.

 

 

와인21추천 BEST OF BEST, 다채로운 피노 누아

피노 누아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는 로마네 꽁티(Romane Conti)로 대표되는 부르고뉴 그랑 크뤼일 것이다. 그 정도로 피노 누아의 이미지는 섬세하고 귀족적이며 고급스럽다. 이런 이미지는 만화 <신의 물방울> 덕분에 더욱 강화되었다. 코르크를 여는 순간 펼쳐지는 오색창연한 꽃밭, 딸기, 체리 등 붉은 과일이 가득한 바구니, 그늘진 숲 속 연못가의 유혹적인 여성 등등. 뭔가 대단해 보이고 범접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런 묘사들을 부정하고픈 생각은 없다. 개인적으로도 이런 경험을 해 본 적이 있으니까. 10여 년 전쯤 와인 초보자들이 모여 도멘 르루아의 본 로마네(Domaine Leroy, Vosne Romanee)를 시음한 적이 있었다. 테이블 저쪽 끝에서 첫 잔이 따라지는 순간, 반대쪽 끝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이상하다는 듯 한 마디를 던졌다. "어디서 꽃향기가 나." 병이 모두 비워지자 각자의 잔에는 작은 꽃밭이 일구어졌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런 와인들은 점점 만나기 어려워지고 있다. 일단 생산량이 너무 적다. 그랑 크뤼, 프리미어 크뤼는 고사하고 본 로마네나 즈브레 샹베르탱(Gevrey Chambertin) 같은 마을 단위 부르고뉴 와인들도 전부 한정된 지역에서 나오기에 생산량을 무작정 늘릴 수 없는 탓이다. 전형적인 독과점 시장이랄까. 공급보다 수요가 월등히 많으니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마을 단위 이상의 부르고뉴 와인들은 10년 전과 비교하기 무서울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 한 병을 마시려면 월급까지는 아니어도 한 달이나 한 주 용돈 정도는 투자해야 한다. 몇 년 전인가, <디캔터(Decanter)>지의 칼럼니스트 앤드류 제포드(Andrew Jefford)도 '셀러링을 위한 그랑 크뤼급 와인 구입을 포기했다'는 푸념 섞인 말을 한 적이 있는데 이런 상황을 반영한 말이 아니었을까. 지역 단위 와인도 마찬가지다. 명성 높은 도멘의 부르고뉴 피노 누아 가격은 어지간한 마을 단위 와인에 필적한다. 가난한 애호가의 희망이었던 부르고뉴 오뜨 꼬뜨(Bourgogne Hauts-Cotes)의 가치도 점점 오르는 추세다. 피노 누아 애호가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딱히 마땅한 대체제가 없다는 데 있다. 아니, 없'다고 생각하'는 데 있다. 피노 누아 애호가들의 부르고뉴 와인에 대한 충성심은 엄청나서 다른 지역의 피노 누아는 거들떠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피노 누아는 섬세한 품종이기 때문에 토양과 기후, 양조방법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한마디로 '떼루아(Terroir)'에 민감한 품종인 것이다. 피노 누아는 껍질이 얇아 색상이 옅으며 풍미는 가볍고 섬세하다. 때문에 다른 품종에 비해 다양한 스타일로 양조하기 어렵다. 또한 와인의 전체적인 미감이 타닌보다 산미에 좌우된다. 때문에 과도하게 익어 신선한 산미가 부족한 피노 누아는 매력 없는 평범한 와인이 되어버린다. 서늘한 기후 조건이 필요한 이유다. 부르고뉴는 이런 조건을 갖춘 유일무이한 산지로 인식되었고,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 그 명성은 더욱 공고해졌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 보면 최근에는 다른 국가와 지역에서도 숨겨져 있던 잠재력이 드러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미국 오리건(Oregon)이다. 오리건에는 이미 1960년대에 피노 누아가 식재되었고, 1970년대 파리에서 열린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는 오리건 피노 누아가 부르고뉴 피노 누아를 누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이런 점을 눈여겨본 도멘 드루엥(Domaine Drouhin), 루이 자도(Louis Jadot) 등 부르고뉴의 유명 생산자들은 일찌감치 오리건에 둥지를 틀었다. 포도 생육기간 동안 오리건의 기온은 부르고뉴보다 좀 더 서늘한데, 맑고 건조한 날씨가 유지되기 때문에 피노 누아 특유의 드라이하고 가벼운 풍미와 섬세함이 잘 드러나는 와인을 생산한다. ‘피노 누아는 오리건에 새로운 거처를 찾았다’고 할 정도로 오리건의 피노 누아에 대한 자부심은 대단하며, 업계와 애호가의 평가 또한 상당히 높다. 이번 기사에서는 아쉽게도 제외되었지만 오리건 피노 누아는 꼭 찾아서 마셔볼 만한 가치가 있는 와인이다.

 

미국 와인의 중심 캘리포니아에서도 양질의 피노 누아를 생산한다. 전반적으로 부르고뉴에 비해 기온이 높고 일조량 또한 많기 때문에 색상이 진하고 달콤한 과일 풍미가 더욱 부드럽게 표현된다. 흙내음은 적고, 타닌 또한 실크처럼 부드러우며 밸런스가 좋은 스타일이다. 지역 별로도 차이가 있다. 나파 밸리(Napa Valley)의 피노 누아는 달콤한 과일 풍미와 함께 알코올이 높고 힘 있는 스타일, 소노마 밸리(Sonoma Valley)는 완숙 과일 풍미와 우아함을 겸비한 스타일이다. 남쪽의 산타 바바라(Santa Barbara)에서는 신선한 과일 풍미에 산도가 매력적인 피노 누아를 생산한다. 몬터레이(Monterey)의 피노 누아는 가장 진지한 스타일로 잔잔하면서도 스케일이 크다. 

 

뉴질랜드 또한 서늘한 기후에서 최상급 피노 누아를 만드는 산지로 점차 명성을 높여 가고 있다. 전 세계 와인 산지 중 최남단에 위치한 센트럴 오타고(Central Otago)는 큰 일교차를 보이는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이다. 일조량은 넉넉하고 강수량은 매우 적어 양질의 피노 누아를 재배하기 최적이다. 피노 누아 애호가라면 지속적으로 주목해야 할 지역. 마틴버로(Martinborough)는 뉴질랜드 최초의 피노 누아 생산지로 올드 바인이 많다. 때문에 재배 면적은 적지만 풍미의 집중도가 높은 고품질 와인을 생산한다.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품종으로 유명한 말보로(Marlborough) 피노 누아는 비교적 온화하고 밝은 과일 풍미를 드러낸다.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칠레는 어떨까. 칠레 하면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 혹은 까르메네르(Carmenere) 등으로 대표되는 강하고 묵직한 와인이 대세였다. 하지만 최근 칠레 와인의 스타일이 전반적으로 섬세하게 진화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피노 누아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칠레 피노 누아의 대표적인 생산자 코노 수르(Cono Sur)는 이미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카사블랑카 밸리(Casablanca Valley), 산안토니오 밸리(San Antonio Valley) 등 해안 지역이나 비오비오(Bio Bio) 등 남쪽 서늘한 지역에서 양질의 피노 누아를 생산한다. 엔트리급 와인이든 프리미엄 와인이든 칠레의 피노 누아를 맛본다면 아마 그 품질에 깜짝 놀랄 것이다. 옆 나라인 아르헨티나는 피노 누아 재배 지역이 많지 않다. 하지만 멘도사(Mendoza) 지역에서 몇 가지 양질의 피노 누아가 생산되며, 남쪽 파타고니아(Patagonia) 지역은 큰 일교차와 서늘한 기후로 인해 피노 누아 재배에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전 세계 어떤 피노 누아와도 다른, 지역적 개성이 드러나는 새로운 스타일의 피노 누아를 만나게 될 것이다.

 

부르고뉴의 대항마는 주로 미국, 뉴질랜드와 호주, 칠레 등 유럽 외에 많이 있다. 하지만 프랑스 내에도 알자스(Alsace), 루아르(Loire) 등지에서 개성 있는 피노 누아를 생산한다. 심지어 너무 온화해 피노 누아 생산에 적합하지 않다고 인식되는 랑그독(Languedoc) 지역에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피노 누아가 제법 많이 나온다. 이번에 소개하는 랑그독의 피노 누아 또한 저녁 식탁이나 피크닉과 함께 하기 부담 없는 스타일이다. 이외에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주목할 만한 피노 누아 생산국이다. 이탈리아도 많지는 않지만 북중부를 중심으로 흥미로운 피노 누아를 제법 생산하는데, 이번 기사에서도 두 가지 와인을 소개한다. 

 

피노 누아는 까다로운 품종으로 인식되는 만큼 부르고뉴 근본주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생산자들의 끊임없는 노력, 사회적 환경과 기후의 변화 등으로 세계 각지에서 수준급 피노 누아 와인들이 생산되고 있다. 물론 부르고뉴는 여전히 훌륭하다. (이번 기사에서도 두 종의 매력적인 와인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본다면 더욱 다채로운 피노 누아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와인 월드도 계속 변하고 있다. 마치 카멜레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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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New Zealand]

1. 코노, 피노 누아 Kono, Pinot Noir 소비자가격 26,800원(신세계엘앤비)

2. 펄리셔, 피노 누아 Palliser, Pinot Noir 소비자가격 98,000원(레뱅드매일)

3. 킴 크로포드, 라이즈 앤 샤인 피노 누아 Kim Crawford, Rise and Shine Pinot Noir 소비자가격 99,000원(나라셀라) 

 

[칠레 Chile]

4. 몬테스 알파 블랙 라벨 피노 누아 Montes Alpha Black Label Pinot Noir 소비자가격 74,000원(나라셀라) 

5. 따발리, 탈리나이 피노 누아 Tabali, Talinay Pinot Noir 소비자가격 76,000원(WS통상) 

6. 코노 수르, 오씨오 Cono Sur, Ocio 소비자가격 250,000원(신세계엘앤비)

 

[아르헨티나 Argentina]

7.차크라, 바르다 Chacra, Barda 소비자가격 113,000원(에노테카코리아) 


[미국  USA]

8. 투미, 피노 누아 Twomey, Pinot Noir 소비자가격 346,000원(하이트진로)

 

[이탈리아 Italy]

9. 캐빗, 컬렉션 피노 누아 Cavit Collection Pinot Noir 소비자가격 38,000원(올빈와인) 

10. 카스텔로 디 아마, 일 치우소 Castello di Ama, Il Chiuso 소비자가격 75,000원(에노테카코리아) 

 

[프랑스 France]

11. 투썩 점퍼, 와인드 보어 피노 누아 Tussock Jumper Wines, Wild Boar Pinot Noir 소비자가격 38,000원(씨에스알와인) 

12. 도멘 루 페레 에 피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 '라 무통니에' Domaine Roux Pere & Fils, Bourgogne Pinot Noir 'Ia Motonniere' 소비자가격 60,000원(에노테카코리아) 

13. 르네 부비에, 막사네 루즈 '샹 살로몽' Rene Bouvier, Marsannay Rouge 'Champ Salomon' 소비자가격 160,000원(WS통상)

 

(수입사가 책정한 권장소비자가이며, 판매처 별로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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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 피노 누아, 펄리셔 피노 누아, 킴 크로포드 라이즈 앤 샤인 피노 누아

 

1. 코노, 피노 누아 Kono, Pinot Noir

→ 코노는 4,000명 이상의 마오리족 후손들이 주주인 식음료 기업 산하의 와인 브랜드다. 코노 피노 누아는 말보로에서 지속 가능한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를 수확한 블록 별로 분류해 덮개를 오픈한(open-top) 탱크에서 발효한다. 낮은 온도에서 마세레이션을 진행하여 컬러와 아로마를 추출하고 겨울 동안 오크통에서 숙성하면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에 자연적으로 젖산발효가 진행된다. 완숙한 체리와 자두 풍미에 허브, 스모키 힌트와 오크 뉘앙스가 가볍게 감돈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유쾌한 피노 누아를 찾는다면 제격일 와인. 

* 국가/지역: 뉴질랜드, 말보로

* 판매처: 이마트, 와인앤모어

 

2. 펄리셔, 피노 누아 Palliser, Pinot Noir

→ 고급스러운 녹색 레이블 위에 금장으로 새겨진 그리핀 문양. 1991년 마틴보로에 설립된 펄리셔는 뉴질랜드 프리미엄 와인 브랜드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펄리셔는 부르고뉴와 디종의 클론을 교배하여 오랜 연구 끝에 마틴보로에 최적화된 피노누아 클론을 만들었다. 체리, 붉은 자두 등 완숙했지만 들큰하지 않은 붉은 베리 아로마에 가벼운 미네랄과 감초와 스모키 힌트가 감돈다. 드라이한 맛의 깔끔한 스타일이지만 풍성한 아로마와 풍미를 지녔다. 피노 누아 애호가는 물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사랑받을 만한 피노 누아. 연어나 참치 같은 기름진 생선은 물론 스파이시한 아시아 요리와 곁들이기도 좋다.

* 국가/지역: 뉴질랜드, 마틴버로

* 판매처: 역삼 레뱅샵(T.02-2112-2935) / 전국 이마트 / 롯데마트 서울역점, 월드타워점, 수원점 /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센텀점 / AK백화점 분당점 / 롯데백화점 본점, 광복점 / 이랜드 강남점

 

3. 킴 크로포드, 라이즈 앤 샤인 피노 누아 Kim Crawford, Rise and Shine Pinot Noir

→ ‘김선생 소비뇽 블랑’으로 국내에 잘 알려진 킴 크로포드. 과일 풍미를 제대로 표현하는 데 집중하는 그들이 뉴질랜드 최남단 명품 피노 누아 산지 센트럴 오타고에서 만드는 피노 누아다. 서늘한 기후인 센트럴 오타고 중에서도 비교적 온화한 기후를 보이는 클리어뷰 빈야드(Clearvue Vineyard)의 포도로 양조하여 은은한 식물성 뉘앙스와 함께 검붉은 베리 풍미와 잘 드러난다. 적절한 오크 풍미와 함께 바로 즐기기에도, 중장기 숙성 후에 마시기에도 좋은 프리미엄 피노 누아. 라이즈 앤드 선샤인은 같은 이름의 개울(Rise and Shine Creek)에서 따온 것이지만 ‘기상하다’, ‘깨어나 일어나다’라는 뜻도 있어 모임이나 선물용으로 사용할 때 재미있는 스토리를 더할 수 있다. 

* 국가/지역: 뉴질랜드, 센트럴 오타고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 롯데백화점 / 갤러리아백화점

 

몬테스 알파 블랙 라벨 피노 누아, 따발리 탈리나이 피노 누아, 코노 수르 오씨오

 

4. 몬테스 알파 블랙 라벨 피노 누아 Montes Alpha Black Label Pinot Noir

→ 국내 누적 판매량 1,000만 병 이상을 기록한 명실상부 국민와인 몬테스 알파의 프리미엄 버전, 몬테스 알파 블랙 라벨. 몬테스 알파 블랙 라벨 피노 누아는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서늘한 자팔러(Zapallar), 레이다(Leyda), 카사블랑카(Casablanca) 등 아콩카구아 해안(Aconcagua Coast)에서 재배한 포도로 양조하여 섬세하고 세련된 풍미를 보인다. 블루 베리, 라즈베리, 딸기 등 검붉은 베리 풍미에 가벼운 스파이스와 정향 허브가 고혹적으로 감돈다. 적절한 산미의 여운이 길게 이어지며 벨벳같은 탄닌은 고급스럽다. 제임스 서클링은 2017년 빈티지에 96점을 주었다. 몬테스 알파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블랙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풍미를 꼭 느껴보시길 권한다.

* 국가/지역: 칠레, 아콩카구아 밸리

* 판매처: 와인타임 전점 / 현대백화점 / 신세계백화점 / 롯데백화점 / 갤러리아백화점

 

5. 따발리, 탈리나이 피노 누아 Tabali, Talinay Pinot Noir

→ 타발리는 2000대 초반 첫 와인을 출시한 신생 와이너리지만 빠르게 명성을 얻고 있다. 칠레 북단 와인 산지 리마리 밸리의 해안과 산악지대 양쪽에 다양한 환경의 포도밭을 소유하고 있다. 이 피노 누아는 해안가에 인접한 탈리나이 빈야드에서 생산한 포도로 만들어 섬세하고 우아한 스타일이다. 붉은 과일 아로마와 스파이스, 미네랄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지며, 입에서는 붉은 과일과 자두 풍미가 캔디처럼 달콤하고 크림처럼 부드럽게 드러난다. 프렌치 오크에서 12개월 숙성하여 임팩트와 구조감이 뛰어나다. 

* 국가/지역: 칠레, 리마리 밸리

* 판매처: 와인365 분당본점(T.031-715-0365), 부띠끄와인샵(T.02-516-6168), 에노테카코리아 압구정점(T.02-3442-3305), 분당 와인하우스(T.031-711-9593)

 

6. 코노 수르, 오씨오 Cono Sur, Ocio

→ 오래전 코노 수르 20 배럴 피노 누아(Cono Sur 20 Barrels Pinot Noir)를 블라인드로 테이스팅하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수많은 부르고뉴와 오레곤 피노 누아 사이에서도 그 와인은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오씨오는 바로 그 코노 수르가 부르고뉴의 명가 도멘 자크 프리외르(Domaine Jacques Prieur)와 협업으로 탄생시킨 프리미엄 피노 누아다.  서늘한 카사블랑카 밸리에서 수확한 포도를 손으로 수확해 14개월은 프랑스산 배럴에서 숙성한 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2개월간 안정화를 거쳐 출시한다. 붉은 꽃과 베리, 블랙커런트, 허브와 스파이스 등 포도 자체의 풍미와 오크 뉘앙스가 조화를 이루며 산미와 탄닌의 밸런스도 좋아 오랜 세월 숙성할 만한 와인이다. 이 와인을 위해서라면 꽉 찬 셀러의 한 칸을 비우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을 것 같다. 

* 국가/지역: 칠레, 카사블랑카 밸리

* 판매처: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와이앤모어

 

차크라 바르다, 투미 피노 누아, 캐빗 컬렉션 피노 누아, 카스텔로 디 아마 일 치우소

 

7. 차크라, 바르다 Chacra, Barda

→ 어쩌면 ‘바르다(Barda)’라는 이름을 보고 빵 터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레이블 귀퉁이에 붙은 사시카이아 로고를 발견하면 아마도 조금은 진지한 마음이 될 것이다. 그리고 코르크를 열어 맛을 본다면 이 와인을 확실히 다시 보게 될 것이다. 차크라는 사시카이아의 창립자 마리오 인치사 델라 로케타 후작(Marchese Mario Incisa della Rocchetta)의 조카인 피에로(Piero)가 2004년 아르헨티나 중부 파타고니아 지역에 설립한 와이너리다. 파타고니아는 아르헨티나 와인 산지로는 최남단에 자리하고 있으며, 모래 토양에 한여름의 일교차가 섭씨 20도에 이르는 사막과 같은 기후다. 이런 독특한 테루아의 영향으로 부르고뉴는 물론 다른 지역의 피노 누아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성적인 와인이 탄생했다. 묵직하면서도 섬세하고, 섬세하면서도 우아하다. 반드시 경험해 봐야 할 피노 누아. 

* 국가/지역: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 판매처: 에노테카 압구정점, 여의도 IFC몰 올리브마켓점, CJ제일제당 올리브마켓점 / 현대백화점 본점, 무역센터점

 

8. 투미, 피노 누아 Twomey, Pinot Noir

→ 투미는 캘리포니아의 나파 밸리와 알렉산더 밸리에서 뛰어난 카베르네 소비뇽을 만드는 실버 오크가 소유한 와이너리다. 캘리포니아 각 지역의 떼루아를 드러내는 프리미엄 피노 누아를 생산하며, 소비뇽 블랑과 메를로도 만든다. 소개하는 피노 누아는 부르고뉴에서 경력을 쌓은 여성 와인메이커가 러시아 리버 밸리의 포도를 사용해 전통 방식으로 양조한다. 캘리포니아의 완숙미와 부르고뉴의 우아함을 겸비한 와인으로 프루티한 풍미와 복합적인 뉘앙스, 프렌치 오크의 은은한 향기가 구세계적인 밸런스를 이룬다. 선이 굵고 담대하면서도 섬세하고 복함적이다. 대단히 고급스러운 피노 누아.

* 국가/지역: 미국, 러시안 리버 밸리

* 판매처: 와인미라클(T.02-516-1716), 세브도르(T.02-552-3131), 와인이야기(T.031-966-1345), 뱅가온(T.031-897-4959), 헬로리플리(T.070-7720-6466) / 롯데백화점 강남점, 건대스타시티점, 노원점, 부산본점, 부산광복점 , 광주점 / 현대백화점 목동점, 판교점, 천호점 / 신세계백화점 본점

 

9. 캐빗, 컬렉션 피노 누아 Cavit Collection Pinot Noir

→ 이탈리아에서는 피노 누아를 피노 네로라고 한다. 이탈리아 와인임에도 피노 누아라고 쓰여 있는 레이블이 이 와인의 정체성과 지향점을 말해 주는 듯하다. 캐빗은 다양한 사람들이 부담 없이 사서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와인들을 생산한다. 이태리 북부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생산하는 이 피노 누아 또한 향긋한 허브 향과 붉은 베리 풍미가 가벼운 숙성 뉘앙스와 함께 어우러지는 편안한 와인이다. 이태리 피노 누아라고 놀랄 필요 없다. 가볍게 퐁 따서, 즐겁게 마시면 된다.

* 국가/지역: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 판매처: 올빈와인(T.02-586-2096), 와인비(T.031-262-7977), 아르보(T.02-2226-2747), 서울와인(T.02-511-3009), 와인미라클(T.02-516-1716), 미스터 와인샵(T.010-3428-8270) /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 롯데백화점 본점

 

10. 카스텔로 디 아마, 일 치우소 Castello di Ama, Il Chiuso

→ 키안티 클라시코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중 하나인 카스텔로 디 아마. 이들이 피노 네로(피노 누아)를 만든다니 조금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피노 누아는 1984년 카스텔로 디 아마가 소유한 산 로렌조(San Lorenzo) 빈야드에 부르고뉴에서 들여온 클론을 식재한 것이다. 남동향에 석회암(limestone)과 진흙, 혈암(shale) 토양의 이 포도밭은 피노 누아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을 제공한다. 2009년에야 첫 빈티지가 출시된 것이 아쉬울 지경. 검붉은 베리의 달콤한 풍미에 초콜릿, 시나몬, 아몬드, 토양 등 복합적인 뉘앙스가 어우러지며, 매끈하고 세련된 스타일이 매력적인 와인이다. 즉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사랑스러운 와인.

* 국가/지역: 이탈리아, 토스카나

* 판매처: 에노테카 압구정점, 여의도 IFC몰 올리브마켓점, CJ제일제당 올리브마켓점 / 현대백화점 본점, 무역센터점

 

투썩 점퍼 와인드 보어 피노 누아, 도멘 루 페레 에 피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 '라 무통니에', 르네 부비에 막사네 루즈 '샹 살로몽'

 

11. 투썩 점퍼, 와인드 보어 피노 누아 Tussock Jumper Wines, Wild Boar Pinot Noir

→ “Jump around the wine world!” 투썩 점퍼는 전 세계 유명 와인 산지의 와인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소개하는 와인 브랜드다. 레이블에는 해당 지역을 상징하는 동물들이 붉은 점퍼(Jumper)를 입고 등장한다. 투썩 점퍼 피노 누아의 출신은 프랑스. 하지만 부르고뉴가 아닌 남쪽 랑그독에서 왔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잘 익은 딸기와, 체리, 라즈베리 풍미는 은은한 바닐라 힌트와 함께 캔디처럼 친근하고 달콤한 풍미를 드러낸다. 저녁 식사에 곁들일 부담 없는 피노 누아를 찾는다면 투썩 점퍼 피노 누아는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랑그독 피노 누아의 세계로 점프해 보시라.

* 국가/지역: 프랑스, 랑그독

* 판매처: 레드텅 부티크 와인하우스 압구정 본점(T.02-517-8407), 서래점(T.02-537-8407) / 신세계 백화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 /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 SSG 마켓 청담 / 롯데백화점 본점

 

12. 도멘 루 페레 에 피스, 부르고뉴 피노 누아 '라 무통니에' Domaine Roux Pere & Fils, Bourgogne Pinot Noir 'Ia Motonniere'

→ 도멘 루는 1855년 설립되어 5대를 이어 오고 있는 부르고뉴 생또방(Saint Aubin) 마을의 최대 생산자다. 라 무통니에는 도멘 루의 엔트리급 피노 누아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만족시킬 만한 와인이다. 코에서는 작은 붉은 베리의 달콤한 향과 토스티한 뉘앙스가 드러나며, 입에서는 드라이한 인상에 치고 올라오는 산미가 긴 여운을 선사하는 전형적인 부르고뉴 와인이다. 타르트나 조림, 스테이크 등 다양한 스타일의 고기 요리와 두루 매칭해서 즐길 수 있다.

* 국가/지역: 프랑스, 부르고뉴

* 판매처: 에노테카 압구정점, 여의도 IFC몰 올리브마켓점, CJ제일제당 올리브마켓점 / 현대백화점 본점, 무역센터점

 

13. 르네 부비에, 막사네 루즈 '샹 살로몽' Rene Bouvier, Marsannay Rouge 'Champ Salomon'

→ 1910년 설립된 르네 부비에는 즈브레 샹베르탱을 근거지로 3대째 다양한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막사네는 즈브레 샹베르탱 북쪽에 위치한 비교적 덜 알려진 마을이지만, 르네 부비에는 올드 바인에서 얻은 양질의 포도로 수준급 와인을 생산한다. 샹 살로몽은 다양한 스파이스와 선 드라이드 토마토, 말린 꽃잎 등 향긋하면서도 톡 쏘는 매콤함이 인상적인 와인이다. 입에서는 작은 베리와 체리 등 싱그러운 붉은 과일 풍미가 입맛을 돋운다. 부르고뉴의 품격을 잃지 않으면서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만한 친근한 와인. 

* 국가/지역: 프랑스, 막사네

* 판매처: 와인365 분당본점(T.031-715-0365), 부띠끄와인샵(T.02-516-6168), 에노테카코리아 압구정점(T.02-3442-3305), 분당 와인하우스(T.031-711-9593)

 

 

 

와인21추천 BEST OF BEST, 다채로운 피노 누아

피노 누아는 까다로운 품종으로 인식되는 만큼 부르고뉴 근본주의를 벗어나기 어렵다. 하지만 생산자들의 끊임없는 노력, 사회적 환경과 기후의 변화 등으로 세계 각지에서 수준급 피노 누아

www.w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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