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코 뮬(Moscow Mule). 보드카와 진저 비어, 라임 주스를 쓰는 쉬운 칵테일이다.
원래는 동 머그에 담는 게 정석인데 롱 드링크 잔에 서빙해도 무방하다. 조주기능사 시험 레시피 또한 하이볼 잔을 쓰고 있고. 나는 아쉬운 대로 스테인리스 머그를 사용했다.
1941년 미국의 콕 앤 불(Cock N' Bull)이라는 바에서 모스코 뮬을 처음 개발했다. 재고로 쌓여 있는 진저 비어를 팔기 위해서였다는데, 동 머그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했다. 모스코 뮬이라는 이름 또한 그 동 머그에 그려져 있던 노새(mule)에서 따온 거라고. (아마 '보드카 + 노새 = 모스코 뮬'이 된 듯) 만화 <바텐더>에서는 보드카와 진저 비어, 라임을 팔아야 했던 셋이 모여 탄생한 칵테일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모스코 뮬은 할리우드 엘리트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고, 보드카가 주류로 자리 잡는 데 큰 공헌을 했다고.
레시피는 간단하다. 아래는 조주 기능사 기준 레시피.
- 재료: 보드카 1+1/2oz (45ml), 라임 주스 1/2oz (15ml), 진저엘 풀 업.
- 가니시: 슬라이스 레몬
- 제조법: 빌드 (build, 기구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들을 직접 글라스에 넣어 칵테일을 만드는 방식
하이볼 글라스에 얼음을 채운 후 보드카, 라임 주스를 채운 후 진저엘로 풀 업하여 가볍게 저어준다. 슬라이스 레몬으로 장식하면 완성. 그런데, 이는 모스코 뮬의 맛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진저 비어(Ginger Beer)를 진저엘(Ginger Ale)로 치환한 버전이다. 아마도 과거에는 진저 비어를 구하기 어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실제 생강을 써서 발효해 만드는 진저 비어와 달리, 진저엘은 생강 향을 더한 착향 탄산음료에 가깝다. (아마도 최초엔 그렇지 않았을 것 같지만, 요즈음은 대체로 그렇게 굳어진 듯.) 따라서 진저 비어를 써야 칵테일 맛이 훨씬 좋아진다.
그래서 조주기능사 레시피 말고 에스콰이어닷컴의 레시피를 참고했다. 라임 주스 1/2oz, 보드카 2oz, 진저 비어 6oz.
여담이지만 몇 년 전에 분다버그(Bundaberg)라는 진저 비어가 수입되어 편의점, 마트 등에 쭉 깔린 적이 있었다. 그땐 분다버그 구하기가 참 쉬웠는데, 최근 모스코 뮬 만들려고 GS25, CU, 세븐일레븐 등 편의점을 쭉 돌아봤더니 있는 곳이 없었다. 아무래도 3천 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 때문에 판매가 잘 되지 않는 듯. 대형 마트나 백화점 식품 코너 등엔 일부 남아 있는 곳이 있다.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곳은 코스트코. 12병에 2만 원이 안 된다. 온라인에서도 병당 2천 원대 초반에 구할 수 있지만 배송비의 압박. 낱병으로 사려면 마켓컬리에서 다른 것 살 때 끼워 사는 게 가장 유리하다.
나는 마켓 컬리에서 분다버그를 사다가 캔으로 된 진저 비어가 있길래 같이 사 두었다. 부더림 진저(Buderim Ginger)라는 생소한 브랜드지만 250ml로 양이 적당한 것이 포인트다. 오리지널 진저 비어도 있는데 솔드 아웃이라 배가 첨가된 걸로 샀다. 1캔 1,900원.
원래는 얼음을 넣은 동 머그에 착즙한 라임 주스를 넣는 것이 정석이겠지만, 에스콰이어에서 소개하는 것처럼 러프하게 즙을 내고 잔에 담는 게 멋져 보여서 따라 해 봤는데....
현실은 순대 꼬다리 같은 모양새.... (털썩) 라임 꽁지 부분을 커팅한 게 문제였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즙은 10ml 이상은 낸 것 같고, 담아둔 라임에서 풍미가 계속 피어나니까 맛을 내는 덴 문제가 없을 듯.
보드카를 넣고 탄산으로 풀업.
완성. 진저 비어의 맛이 전체를 지배하는 가운데 상큼한 라임 풍미가 깔끔함을 더해 준다. 보드카의 알코올은 뒷맛에서만 가볍게 드러나 그냥 음료가 아니라 술이라는 느낌을 주는 정도다. 더운 여름 드링킹을 위한 레시피로 손색이 없을 듯.
6월이 되면 종종 마시게 될 듯. 물론 6월이 최대한 늦게 왔으면 좋겠지만... 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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