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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Recaredo, Corpinnat(Cava) Terrers Brut Nature 2017 / 레카레도, 코르피낫(카바) 테레르스 브뤼 나뛰르 2017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2. 12. 2.

카바(Cava)는 보통 전통 방식 스파클링 중 가성비 좋은 와인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마트나 편의점만 가도 1.5~2만 원 정도에 프레시넷(Freixenet)이나 코도르니유(Codorniu) 등 대형 생산자들의 먹을 만한 카바를 손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샴페인의 저렴한 대안임은 물론 크래프트 맥주와 비교해도 가성비가 나쁘지 않은 술로 인식되는 것이 사실이다. 

 

 

Who we are - CORPINNAT

Plaça Manuel Raventós, 1 1r. 08770 Sant Sadurní d'Anoia-Barcelona

www.corpinnat.com

하지만 이런 인식에 불만을 품은 퀄리티 카바 생산자들도 있다. 이런 생산자들이 모인 단체가 바로 코르피낫(Corpinnat). 2017년 9월 여섯 생산자가 모여서 시작했는데, 현재는 11개 생산자가 참여하고 있는 듯. 리스트는 위 사이트에서 확인 가능한데, 레카레도(Recaredo) 또한 코르피낫의 창립 멤버로 참여했다. 

코르피낫은 퀄리티 스파클링 와인 생산을 위해 몇 가지 규정을 정해 두었다. 지정된 구역에 와이너리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유기농 혹은 지속 가능 농법으로 재배한 포도밭의 포도를 손 수확해 사용해야 하는데, 토착 품종 비율이 최소 90%를 넘어야 한다. 숙성 기간은 최소 18개월 이상. 

 

참고로 2019년 빈티지부터는 Cava DO를 아예 사용하지 않고 레이블에 Corpinnat만 기재해 출시한다고 한다. 위 레카레도의 2017년 빈티지 레이블도 Cava라는 표현이 적혀있지 않다. 심지어는 백 레이블에도 없다. 한국 수입사가 윗부분을 가려 버리는 바람에 안 보이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거나 앞으로는 아예 Cava DO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고, 대신에 해당 지역의 광역 DO인 Penedes를 사용할 수는 있는 것 같다.

 

 

Recaredo | Família de viticultores

Corpinnat

www.recaredo.com

레카레도(Recaredo)는 1924년 조셉 마타 카펠라데스(Josep Mata Capellades)가 카바의 중심지인 산 사두르니 다노이아(San Sadurni d'Anoia) 마을에 설립한 가족 경영 와이너리다. 처음부터 오크 숙성 및 및 병입 후 장기 숙성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며 명성을 얻은 레카레도는 드라이 스타일 카바의 창시자로 평가받는다.

1990년 3대인 톤 마타(Ton Mata)가 와이너리에 참여하며 혁신은 더욱 가속화된다. 2006년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적용했고 2010년 데메테르(demeter) 인증을 받았다. 포도밭은 100% 인증받은 품종만 식재돼 있는데, 자렐로(Xarel-lo)를 중심으로 마카베오(Macabeo), 파레야다(Parellada) 등 토착 품종이 대다수이다. 자가 소유 포도밭에서 재배한 포도를 사용해 빈티지 스파클링만 생산한다. 병입 숙성 시 탄산음료 등에 사용하는 크라운 캡이 아닌 코르크를 사용해 오랜 기간 숙성한다. 르뮈아주(remuage), 데고르주멍(degorgement) 등도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도자주(dosage) 없이 오직 브뤼 나뛰르(Brut Nature)만 생산한다. 현재 톤 마타는 코르피낫의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고.

 

Recaredo, Corpinnat(Cava) Terrers Brut Nature 2017 / 레카레도, 코르피낫(카바) 테레르스 브뤼 나뛰르 2017

까바의 특징으로 종종 언급되는 '스모키 미네랄'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잔잔하고 부드러운 버블을 타고 완숙한 노란 핵과 풍미만 맑고 깨끗하게 드러날 뿐. 거기에 구수하고 달콤한 브리오슈 같은 이스트 풍미가 살짝 얹어지니, 이건 블라인드로 냈다면 샴페인 혹은 (밝은 과일 풍미가 있으니) 프란치아코르타(Franciacorta)라고 했을 것 같다. 샴페인에 비해 부족한 것은 날카로운 산미 정도. 게다가 브뤼 나튀르인데도 잘 익은 과일향 때문인지 달콤함이 느껴지는 착각에 빠진다. 물론 입에서는 깔끔하고 드라이한 맛. 부드러운 목 넘김 후에 길게 이어지는 여운까지,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는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게 엔트리급이라니, 레카레도는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생산자임에 틀림없다. 예전에 마셨던 상급들도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남아 있다.

자렐로 57%, 빠레야다 37%, 마카베오 6%를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와 오크 배럴에서 발효해 병입 후 전통적인 방식으로 장기 숙성한 후, 병목을 얼리지 않고 데고르주멍을 진행해 당분 첨가 없이 완성한다.

 

모임의 스타터로 더할 나위 없었다. 어설픈 샴페인 찜 쪄 먹을 스파클러.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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