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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공부/와인21 기고

article 159. 김윤석의 밸류 와인 리포트(7) – 바베큐 와인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2. 19.

밸류 와인 리포트, 꾸준히 하고 싶은 기획인데 시간이 잘 나지 않는다. 조금 더 고통을 받아야 한다. 최소한 계절 별로 하나씩은 쓰고 싶은데. 다음 주제에 대해 고민해 봐야겠다. 



원문은 wine21.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으며 본 포스팅은 기사 작성자 본인의 블로그 스크랩입니다.




김윤석의 밸류 와인 리포트(7) – 바베큐 와인


밸류 와인 리포트가 돌아왔다. 밸류 와인 리포트는 한국 와인 시장에서 저렴한 와인을 찾기 위한 노력이다. 인간은 자본주의 경제 하에서 철저히 호모 이코노미쿠스(Homo Economicus, 경제적 인간)가 될 수 밖에 없다. 호모 이코노미쿠스에게 가격은 당연히 제 1가치다. 그렇다고 무작정 싸기만 한 와인을 고르기엔 호모 이코노미쿠스의 합리성이 가만있질 않는다. 가격을 중요시하되 여러 요소들이 일정 수준 이상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른바 ‘가성비 와인’이다. 다시 시작하는 밸류 와인 리포트는 아래 네 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고 와인을 선정한다. 기자의 개인적 판단이므로 어느 정도 주관성이 개입될 수 밖에 없음은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길 부탁한다.

 

① 가격: 충분히 저렴한가

② 접근성: 마트, 백화점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가

③ 전형성: 품종, 지역, 스타일 등 해당 카테고리 내에서 납득할 만 한가

④ 심미성: 레이블, 병 모양 등이 눈에 잘 띄거나 매력 요소를 가지고 있는가

 

2년 만에 돌아온 밸류 와인 리포트의 첫 주제는 바베큐와 어울리는 와인이다. 최근에는 와인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바베큐에 와인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 듯 하다. 여름에는 바베큐 재료로 새우나 가리비 등 해산물보다는 주로 쇠고기나 돼지고기, 소시지 등 육류를 선호하기 때문에 와인도 레드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이번 리포트 또한 레드 와인을 중심으로 준비했다. 허나 더운 계절이니만큼 냉장고나 아이스 박스 등을 이용해 평소 즐기던 온도보다 조금 낮게 준비하길 추천한다. 또한 화이트 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 중에도 바베큐와 잘 어우러지는 와인들이 다수 존재함을 기억하자. 특히 샴페인의 저렴한 대안으로 손꼽히는 스페인산 스파클링 와인 까바(Cava)는 바베큐와 곁들이기 좋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고기니까 레드여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꼭 한번 시도해 보길 추천한다.

 

 

 

Ghost Pines Zinfandel (California)

첫 모금에서 달콤한 밀크 초컬럿에 잘 익은 블루베리를 더한 듯한, 혹은 달콤한 블루베리 &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목넘김 후엔 그 옛날 미군부대에서 흘러나왔던 송곳니 모양 시나몬 캔디를 떠올리게 만드는 정향과 시나몬 아로마가 감돈다. 어리지만 탄닌은 부드럽고 바디는 풍만하며 검은 과일의 진한 맛이 피니시까지 이어지는 매력적인 진판델이다. 전반적으로 달콤한 느낌에 산미는 낮은 편이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바베큐와는 더할 나위 없는 찰떡궁합. 와인이 고기를 부르고 고기가 와인을 부른다. 고스트 파인 진판델은 홈플러스에서 독점 판매한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와인이니 재고가 있는지 미리 확인하고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진판델 100%.

 

 

Cousino Macul Antiguas Reservas Cabernet Sauvignon (Maipo Valley)

밝은 보라빛 감도는 진한 루비 컬러. 잘 익은 검붉은 베리와 자두 향이 매혹적이다. 입에 넣으면 온화한 자두, 검은 베리, 그리고 특징적인 커런트 풍미. 미디엄풀 바디에 적당한 과실 밀도를 갖춘 균형잡힌 스타일로 동급의 칠레 와인에 비해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바베큐와 매칭하면 특유의 민트 아로마가 살아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카베르네 소비뇽 100%.

 

 

Marrenon ORCA (Ventoux)

검은 체리와 유사한 빛깔에 맛과 향 또한 영락 없는 체리다. 더해지는 시원한 허브와 토스티 힌트, 라즈베리 아로마. 입에서는 농축적이지 않지만 제법 피어나는 베리 풍미, 아몬드와 스윗 스파이스, 오묘한 미네랄 뉘앙스와 스모키한 초컬릿 피니시. 미디엄 바디에 적당한 산미, 도드라지지 않는 알콜과 타닌이 균형잡힌 미감을 선사한다. 바베큐는 물론 닭이나 돼지를 이용한 다양한 고기요리와 매칭하기 좋다. 오르카는 라틴어로 암포라(Amphora)를 의미하며 수령 60년 이상의 올드 바인 그르나슈(Grenache) 90%에 시라(Syrah) 10%를 블렌딩했다.

 

 

Freixenet Cordon Negro NV (Cava)

육류 바베큐에 꼭 두툼한 레드 와인만 곁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카바는 특징적인 연기 미네랄 덕분에 바베큐와 매칭하기 아주 좋다. 게다가 힘있는 과일 풍미에 은근히 곁들여지는 이스트 힌트 또한 훈제된 고기의 진한 맛에 결코 밀리지 않는다. 추천하는 꼬든 네그로는 전 세계 스파클링 판매량 1위 브랜드 프레시넷의 대표적인 카바다. 힘찬 버블을 타고 드러나는 이스트 향과 시트러스 아로마, 잘 익은 그린 애플과 노란 과실 풍미는 누구라도 맛있게 즐길 만 하다. 조금 거칠긴 하지만 카바의 시원한 목넘김과 드라이한 미감은 바베큐의 기름진 맛을 깨끗하게 씻어 줄 것이다. 탄닌이 강한 레드 와인이 부담스러운 여름, 까바는 바베큐와 함께할 최상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맥주보다 까바, 기억하자.

 

 


김윤석 기자  wineys@w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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