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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냥의 취향/책·영화·음악·여행

<프레임 전쟁>, 죠지 레이코프 & 로크리지 연구소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17. 3. 5.

'보수에 맞서는 진보의 성공전략'이라는 부제가 달린 프레임 전쟁. 2007년 발간된 책이지만 현재 한국 정치 지형에도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공감한 주장들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첫째로 보수-진보와 중도의 개념 정의. 보수적인 사람, 진보적인 사람이 존재하지만 '중도'라는 개념은 모호하다. 예컨대 '동성애'를 받아들이는 것과 반대하는 것 외에 중도는 어떤 의미일까? 중도보다는 각각의 정치적 사안에 대해 다른 개념을 가지는 '이중개념주의자'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둘째, 국가를 가정에 대한 은유를 통해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조국, 모국, 대한민국의 딸 등. 이 경우 보수는 '엄부', 진보는 '자모'의 개념에 가깝다. 엄격한 아버지는 절대적 권위와 절대복종, 절제, 개인적 책임, 자유시장 등을 중요시하며 자애로운 어머니는 보호와 성취, 평등과 공평, 공동체 등에 가치를 둔다. 기본적으로 진보는 타자에 대한 감정이입과 책임감을 기반으로 한다.


셋째, 표층적으로 드러나는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심층적 프레임을 바꿔야만 한다. 표면적 프레임을 아무리 논박해도 심층 프레임이 변하지 않는 한 상대는 설득되지 않는다. 심층 프레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다.


넷째, 전략적 의제 설정이 중요하다. 해당 의제가 표면적으로 주장하는 바 만을 성취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다른 진보적 목적들까지 성취할 수 있는 의안들을 뜻한다. 책에서는 깨끗한 선거, 건강한 식품, 윤리적 기업, 대중교통 발전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이런 전략적 의안은 이제껏 보수주의자들이 제대로 써먹었던 전략이다(예. 이라크 전쟁).   


다섯째, 논증 프레임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 기존의 논리 구조에 의제를 대입하는 형태로 반복된다. 도덕적 가치와 근본 원리, 이슈 정의 프레임과 일상적 프레임, 표층 프레임과 추론을 포함한다. 논증은 이야기, 서사의 형태로 나타나며 영웅과 희생자, 악당, 범죄, 보상, 처벌의 요소들이 드러난다. 



예전엔 진보는 다양한 가치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이익 중심으로 뭉치는 보수에 대항하기 힘들다는 인식이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이중개념주의'라는 개념을 통해 그렇지 않음을 밝히고 표층-심층 프레임, 의제 설정 등 전략적으로 보수에 대응할 수 있는 논리를 제공한다. 


진보적 활동가들이 꼭 읽어봐야 할 책이다. 지나치게 도덕성과 선명성을 강조하는 한국 진보 지형에 승리를 위한 전략적 사고를 제공한다. 나온 지 10년이나 된 책인데, 아직도 한국 정계는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 버락 오바마'의 문장 또한 인상적이었음ㅋㅋㅋ




개인 척한 고냥이의 [와인저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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