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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음주/와인

Luciano Sandrone, Barolo Le Vigne 2006 / 루치아노 산드로네 바롤로 레 비녜 2006

by 개인 척한 고냥이 2021. 4. 8.

루치아노 산드로네 바롤로 레 비녜 2006(Luciano Sandrone Barolo Le Vigne 2006).

루치아노 산드로네는 동명의 와인메이커가 1978년 바롤로 마을(Barolo di Barolo)을 기반으로 설립한 와이너리다. 그의 집안은 원래 와인을 만들던 집안이 아니었는데, 그는 일찌감치 와인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의 와이너리를 일구어냈다. 그의 바롤로는 이른 시기에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우아하고 모던한 스타일로 분류되긴 하지만 전통적인 바롤로처럼 힘과 구조감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 또한 받고 있다. 산드로네를 대표하는 와인은 싱글 빈야드 칸누비 보스키스(Canubi Boschis)인데, 1989년과 1990년 빈티지가 연속으로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 Jr.)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며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1990년 빈티지는 100점)

 

출처: <신의 물방울> 20권

칸누비 보스키스 2001년 빈티지가 <신의 물방울> 6사도로 소개되면서 한국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2013년 빈티지부터 칸누비 보스키스의 이름이 알레스테(Aleste)로 바뀌었는데, 그의 손주의 이름인 알레시아(ALEssia)와 스테파노(STEfano)의 이름을 딴 것이란다. 그런데 사실은 칸누비 보스키스 외에 다른 칸누비 크뤼의 포도가 섞이면서 칸누비 보스키스 이름을 쓰지 못하게 된 거라고 한다. 실제로 홈페이지의 와인 설명에 칸누비 보스키스가 아닌 '칸누비 힐의 포텐셜을 표현한다'라고 소개하고 있는 걸로 보아 맞는 얘기로 보인다. 한 마디로 현재는 싱글 빈야드 와인이 아니라는 이야기. 어쨌거나 여전히 평가도 높고 가격 또한 매우 비싸다.

 

산드로네는 알레스테(구. 칸누비 보스키스) 외에 두 개의 바롤로를 더 생산하는데 그중 하나는 DNA 연구를 통해 특별히 뛰어난 클론으로 밝혀진 네비올로로 만드는 비테 탈린(VITE TALIN)이고, 나머지 하나가 바로 지금 소개하는 레 비녜(Le Vigne)다. 레 비녜는 전통적인 바롤로의 방식대로 다양한 마을/포도밭의 포도(산드로네의 경우 4개)를 블렌딩해 만들며, 매 해 그 비율 등이 바뀐다고 한다. 2006년의 경우 바롤로 마을의 비냐네(Vignane), 몽포르테 달바(Monforte d'Alba)의 콘테르니(Conterni), 체레타(Ceretta), 노벨로(Novello)의 메를리(Merli) 포도밭의 포도를 섞었다.

바롤로 외에도 네비올로 달바(Nebbiolo d'Alba), 바르베라 달바(Barbera d'Alba), 돌체토 달바(Dolcetto d'Alba)까지 총 6종의 레드 와인을 생산한다.

 

Luciano Sandrone, Barolo Le Vigne 2006 / 루치아노 산드로네 바롤로 레 비녜 2006

적갈색 가넷 컬러. 15년이나 지났는데도 생각보다 갈변도 적게 됐고 림도 넓지 않은 편이다. 게다가 아직 화사한 꽃향기와 딸기, 라즈베리 같은 붉은 베리 풍미가 대단히 매력적으로 드러난다. 가벼운 가죽 힌트와 얼씨한 뉘앙스가 고혹적으로 드러나며 비교적 둥글둥글하지만 쫀쫀하게 달라붙는 타닌이 우아하고 실키한 질감과 강건한 인상을 동시에 드러낸다. 빼어난 산미와 높은 알코올 함량이 어우러져 견고한 구조를 형성하는데, 천상의 밸런스 때문인지 알코올이 튀지도 않고, 뭔가 부담스러운 느낌도 없다. 그저 하늘하늘한 풍미가 곱게, 하지만 흐트러지지 않고 단정하게 다가올 뿐. 오랜만에 정말 수준이 다른 바롤로를 마신 것 같다.

레 비녜는 각 빈야드 별로 별도로 양조한 후 블렌딩하는데, 각 7~12일 정도 침용 후 28일간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발효한다. 이후 500리터짜리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연말까지 유산 발효를 마치고 같은 배럴에서 26개월 숙성한다. 병입 후에도 18개월 추가 숙성. 배럴 별 블렌딩 시기는 2008년 여름. (그렇다면 블렌딩 후 다시 통에 넣어 계속 숙성한다는 얘기가 될 듯)

 

간만에 감동적인 와인들을 동시에 만났다. 완전히 계 탄 날.

 

개인 척한 고냥이의  [ 알코올 저장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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